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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 새 자유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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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새가 자유를 만끽하고 있구나.”

파란 하늘에 새가 날고 있었다. 막힘이 없다. 어찌나 유연하게 비행하고 있는지 보는 것만으로 시원스럽다. 걸림 없는 행동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하늘을 자유자재로 비상하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근심 걱정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새처럼 마음껏 날아보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살다 보면 온통 장애물뿐이다. 무엇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이렇게 해보아도 가로막고 있고 저렇게 보아도 마찬가지다. 수월하게 넘어가는 법이 없다. 넘어야 할 고갯길은 언제나 있다. 땀 흘려 그것을 어찌어찌 극복하게 되면 평탄한 길이 기다릴 것이라고 기대해 보지만, 역시나 더 큰 산이 앞을 가로막는 것이다.

사는 것이 힘들어 주변을 둘러본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가 다 잘 달리고 있다. 고뇌하는 법 없이 씽씽 신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활기 넘치는 행동으로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이 그렇게 좋아 보일 수가 없다. 그들처럼 나도 그렇게 술술 넘어가듯 살아단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무엇 하나 간단한 것이 없으니,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단지 즐겁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것뿐이야.”

부러워하는 나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하는 말이었다. 다른 사람 부러워할 것 하나도 없다고 강조한다. 집사람의 말에 선뜻 동의할 수가 없었다. 잘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걱정은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없다면 어찌 저리 신바람을 내면서 달려갈 수 있단 말인가?

“당신이 즐겁게 살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그렇게 보이는 거예요.”

자괴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모양이었다. 잘 살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에 남들과 비교하게 되고, 단순 비교가 심한 자괴감을 가지게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다르고 살아가는 양식이 다른데 단순 비교가 무슨 소용이냐고 말하는 집사람을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걸림 없는 삶
▲ 인생 걸림 없는 삶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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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 있는 말이었다.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단순 비교를 통해서 그렇게 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가 없어 신음하는 것이다. 앞을 가로막는 모든 문제의 근원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마음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으니, 모든 것이 다 질서를 상실하고 있는 것이었다.

새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날렵한 몸매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마음먹은 대로 날고 있었다. 높이 오르고 싶으면 위로 상승하고 하강하고 싶으면 내려온다. 방향을 잡는 것은 마찬가지다. 주저하거나 머뭇거리는 법이 없다. 생각하는 대로 순간순간 비행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자유로운지 마음이 통쾌해진다.

새의 자유로운 비상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살고 싶어진다. 강력한 욕망이 일어나니, 모순에 빠진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지 못하게 한 이가 있단 말인가? 그 누구도 나의 삶을 가로 막는 이는 없었다. 그들은 그들 삶을 살아가기에도 바빠서 정신이 없었다. 내 인생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나를 가로막고 있었던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스스로 나를 얽어매 붙잡고 있었으면서 남의 탓으로만 돌리고 있었으니, 이런 모순이 없다.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내가 아닌가? 그것을 망각하고, 비교를 통해서 다른 사람만을 부러워하고 있었다. 어리석음의 극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즐겁게 살아가는
▲ 짧은 삶 즐겁게 살아가는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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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역사를 기준으로 할 때 인생의 길이는 너무나 짧다. 눈 깜박할 사이일 뿐이다. 그렇게 짧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쓸데없는 자괴감으로 인해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바보 같은 일이 분명하다. 하늘을 나는 새를 바라보면서 그 해법을 찾는다. 인생은 즐겁게 살기에도 너무나 짧다고 강조하고 있다. 새가.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남 구례에서



태그:#새, #인생, #즐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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