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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외교'의 실체는 무엇일까?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국익에 위배되면 오늘 시대에 동맹이란 것은 없다"며 "미국과 굳건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야하지만, 미국도 그렇다"고 밝혀 '실용외교'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가장 슬기로운 외교는 미국과 한국의 국익을 맞추는 것"이라며 여전히 한미 동맹 강화를 주장, '이명박식 실용외교'의 방향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청와대 측은 "코드를 앞세운 허황된 자주외교를 반성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명박식 실용외교'와 '노무현식 자주외교'의 차이점에 대해선 명확한 해명이 없다.

 

자주외교 비판하면서 국익 강조? 국익 강조하면서 한미동맹 강조?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외교통상부 업무보고에서 "저는 한국외교를 철저한 국익을 위주로해서 실용주의 외교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친미도, 친중도 없다, 국익이 서로 맞으면 서로 동맹이 될 수 있다"며 "미국도 국익에 위배되면 한국과 동맹관계 유지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가장 슬기로운 외교는 미국과 한국의 국익을 맞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과거 외교부 업무 실적을 질타하면서 '창조적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그는 "외교부가 지난 기간 동안 한 것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불만이 좀 있다"며 6자 회담과 한미 동맹 관계에서의 외교부의 역할을 비판했다.

 

그는 특히 "오랜 동맹국 관계에 있던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외교부는 제 역할을 못했고, 한미 관계에서 외교부 자체가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무엇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생각하지 않고 여러 갈래로 의견을 달리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가 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고 여러 가지 이유를 댈 수 있지만 이유가 있다손치더라도 외교부가 국제외교라는 측면에서 보면 지혜롭지 못했다"고 질책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말은) 친미나 친중이 아니고 실용이 중요하다"면서 "동맹도 그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국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고, 자원외교도 그런 측면에서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이어 "무엇보다 과거 한때 코드를 앞세운 자주외교라는 허황된 이념을 앞세워 외교가 왔다갔다했던 것은 더 이상 안 된다"며 "(외교 정책이) 정치권의 바람에 흔들렸던 것에 대한 반성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도 '지혜로운 외교'를 언급하면서 "친미다, 반미다 이런 것을 가지고 외교부 내에 그런 분위기가 있고, 대한민국 내에 그런 분위기 있는 것은 21세기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 참여정부 시절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면서도 국익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나, 국익을 강조하면서도 한미 동맹의 강화를 주문한 것은 서로 모순된다는 지적이다.

 

외교부 역시 업무보고에 앞서 제출한 보고서에서 "한미 관계의 복원과 미래동맹의 정립"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 '알아서 기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미 관계를 어느 수준까지 복원하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역간, 다자간 협력체계로 나가는 21세기 세계 추세와 걸맞지 않는 외교 형태를 했고, 그 중심에 외교부가 있다"며 한일, 한중 간 외교의 문제점도 질타했다. 

 

"일본과도 하는데 북한과 셔틀외교 못할 게 뭐 있나?"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대북 정책과 관련 "일본이나 미국, 중국 간에는 여러 차례 만나면서 남북 간에는 임기 중에 한번 만난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느 때든 자주 만나야 한다"며 "일본과 셔틀외교를 하는데 북한과 못 할 것이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북한 인권문제를 다루는 것은 대북전략 측면이 아니라 소위 인류, 인간의 보편적 행복기준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면서 "북한과 대치해서 남북 간 화해에 손상이 가도록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이 남의 나라에 손을 벌리지 않아도 빠른 시간 내 자립하길 원한다"며 "북한 지도자에 대해 마음에 문을 열고 항상 만날 준비도 되어있고 실무자나 어느 누구도 서로 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이명박 대통령, #외교부 업무보고, #실용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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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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