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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12일 당산동 통합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9 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12일 당산동 통합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9 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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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대선 후보의 서울 동시출마로, 통합민주당 총선전략의 큰 줄기가 드러났다.

손 대표가 12일 오전 '정치1번지'의 상징성을 갖는 종로에 전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지고, 이어 정 전 후보도 오후에 기자회견을 갖고 동작을에 나서 서울 '남부벨트'를 이끌겠다고 밝힐 예정이다.

손 대표가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수도권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느냐를 이번 총선의 관건"으로 보고, 그 중심인 종로와 동작을에서 정면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우리 정치사에서 당 대표와 대선후보가 서울에서 동시출마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우상호 당 대변인은 "어느 당의 대표가 이렇게 나선 적이 있느냐"고 강조하고 있다.

당의 간판인 손 대표와 정 전 후보가 각각 종로와 동작을로 나가는 것은 '이명박 1% 특권층 대 서민'이란 대립각을 분명하게 세워, 이번 총선의 기본구도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지역구 출마를 결심한 뒤 강남과 종로를 놓고 고민을 해왔다. 강남은 적진에서 싸우자는 것이었는데, 이명박 정부가 특권층 정부라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종로가 상징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정 전 후보쪽은 종로출마를 놓고 손 대표쪽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으나, 결국 동작을로 정했다. 이 지역의 한나라당 후보는 이군현 비례대표 의원이다. 정 전 후보의 한 측근은 "손 대표와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동작을 출마를 권유해 이를 따르기로 했다"며 "서울 남부벨트에서 바람을 만들어 강서벨트(영등포구, 강서구, 양천구)로 연결시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홍보물 작성 등 기본적인 선거준비에 돌입해 있는 상황이다.

다시 한번 '이민우 돌풍'을...

지난 대선 선거유세 마지막날인 12월 18일 밤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가 서울 명동에서 유세를 마친 뒤 손학규 공동선대위원장과 포옹하고 있는 모습.
 지난 대선 선거유세 마지막날인 12월 18일 밤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가 서울 명동에서 유세를 마친 뒤 손학규 공동선대위원장과 포옹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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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5년  2·12 총선 때의 '이민우 돌풍'이 재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당시 김영삼·김대중 민추협 고문이 만든 신한민주당의 이민우 총재는 전통의 정치1번지인 서울 종로-중구에 출마, 중선거구제에 힘입어 민정당의 이종찬 의원에 이어 2등으로 당선됐다. 창당 25일만의 선거였다.

신한민주당은 '이민우 돌풍'에 힘입어 전국적으로 67곳에서 의원을 당선시킨데 이어, 민주한국당 의원들을 받아들여 103석을 확보하고 제1야당이 됐다. 전두환 정권에게는 결정적 타격이 된 것이자,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지는 민주화 여정의 첫걸음이었다.

통합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531만표차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패배를 당했고,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을 선언(2월 11일)한 지 두 달도 안 돼 당지지도 50% 대의 한나라당에 맞서 총선을 치러야 한다.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던 민정당에 맞선 1985년 총선 때와 같은 바람의 재연을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강금실도 가세하나... 박상천 등 호남 중진의원들은?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4·9 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 선언한 가운데 12일 당산동 통합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강금실 최고위원이 잠시 생각을 하고 있다.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4·9 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 선언한 가운데 12일 당산동 통합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강금실 최고위원이 잠시 생각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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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나라당의 수도권 지지율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두 사람 모두 위험부담이 적지 않다. 특히 손 대표가 그렇다. 종로는 노무현, 이명박 두 대통령을 배출한 곳이라는 점에서 대권을 노리는 손 대표로서는 도전해 볼 만하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1998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1980년 이후 대부분 한나라당과 그 전신 정당에서 1위를 차지해왔다는 점에서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더우기 한나라당도 이미 종로를 전략지역으로 정해놓고 거물을 내세운다는 계획이어서 손 대표의 승부수가 성공할 수 있을지, 이번 총선의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올랐다.

손 대표와 정 전 후보의 거취 표명으로 강금실 최고위원 등 다른 지도부 인사들의 수도권 지역구 출마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사람의 '결단'은 강 최고위원에게 무언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다.

또 박상천 공동대표와 김효석 원내대표 등 전국적 지명도를 갖춘 호남 중진 의원들에게 대한 수도권 출마 요구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야 총선싸움이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태그:#손학규, #정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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