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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댄스라고 하면 흔히 마이클 잭슨과 비보이, 지하철 역에서 헤드 스핀을 하고 있는 10대들을 떠올린다. 어른들은 이 댄스를 마치 불량함의 상징처럼 여기지만 몸을 움직이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은 쉽게 그 매력에 빠져든다.

 

빠른 비트의 음악에 맞춰 자신의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10대들은 자유의 표상이기도 하다. 이렇게 10대의 문화로 인식되었던 브레이크 댄스가 어느덧 공연으로 자리 잡아 많은 관객몰이에 성공하게 된 것은 좋은 연출자들의 훌륭한 기획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비롯하여 최근 들어 완성도 높은 브레이크 댄스 공연이 여기저기서 열리고 있다. 한번 이 댄스 공연에 맛을 들인 관객들의 입을 타면서 브레이크 댄스도 엄연한 대중문화 예술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종로 씨네코아 전용관에서 열리고 있는 댄스 공연 <브레이크 아웃(Break Out)>은 청소년들의 흔한 몸짓으로 치부되었던 브레이크 댄스가 얼마나 훌륭한 공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원래 댄서인 구성원들을 뽑아 놓고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하는 것과 같이 훈련을 시켰다는 연출자의 말처럼 공연을 하는 사람들은 댄서이자 배우 역할을 도맡아 한다. 춤도 춤이지만 완성도 높은 그들의 연기에다 음악과 관객의 열기가 어우러져 흥미진진하게 극이 펼쳐진다.

 

 

영국 공연 등 세계 순회를 성공리에 마치고 돌아온 브레이크 아웃 팀은 현재 전용 극장을 통해 더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탈옥을 위해서 땅굴을 파고 그 굴을 지나가는 장면을 인형을 가지고 코믹하게 연기한다든지, 탈옥 후 쫓기는 과정에서 객석으로 파고들어 관객과 호흡한다든지 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에게 더욱 큰 재미를 준다.

 

코미디와 음악, 비트박스와 댄스가 어우러진 탄탄한 구성은 좌충우돌하는 탈옥수들의 엉뚱한 연기를 보다 풍성하게 만든다. 어렵사리 탈출했지만 허둥지둥 도망친 곳이 병원이어서 괴상한 해프닝에 휘말리게 되는 죄수들. 마치 코미디 프로를 하나 보는 것 같은 이들의 연기에서 댄서이자 연기자로서 배우들의 넘치는 '끼'를 맛본다.

 

코믹한 연기를 펼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유쾌하고 박진감 넘치는 댄스의 열정을 보이는 배우들. 뮤지컬이나 연극처럼 긴 공연에 익숙한 관객들은 '아니, 이렇게 빨리 끝나버려? 아주 아쉽네' 하는 마음이 들 정도다. 그만큼 공연 시간도 한 시간 조금 넘는 정도로 짧지만 극의 구성이 매우 긴밀하게 짜여 있다.

 

특히 간호사와 수녀님으로 나오는 여성 브레이크 댄서들의 몸짓은 여자들도 남자 못지않게 거친 댄스를 능히 소화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브레이크 댄스처럼 격렬한 몸짓을 해야 하는 춤 양식을 익스트림 댄스(Extreme Dance)라고 하는데 힘찬 댄서들의 동작과 자유자재로 몸놀림을 하는 그들의 재주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이 공연은 2006년에 작품 아이템이 발의되고 2007년 4월 한국 초연 이후, 2007년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전석이 매진되는 성공 사례를 보인 작품이다. 대학로 등에서 공연하던 것이 현재는 전용 극장을 이용함으로써 더욱 완성도 높은 모습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자유를 향한 탈옥수들의 몸놀림과 브레이크 댄스라는 장르의 결합은 참 잘 어울린다. 지나치게 댄스만을 보여주는 것은 요즘처럼 새로운 변화를 찾는 관객에게 자칫 싫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최근의 공연 관계자들은 발레와 브레이크 댄스의 결합, 연극적 요소와 댄스의 결합 등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런 모습들은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연극 공연, 뮤지컬, 댄스 공연에 지겨움을 느낀 관객이라면 이런 크로스 오버 장르의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좋겠다. 단순히 브레이크 댄스, 코미디, 연극에 그치지 않는 복합적인 재미와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태그:#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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