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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읍 용월리 '학마을'을 찾은 백로와 왜가리가 남도의 봄을 만끽하고 있다.
 전남 무안읍 용월리 '학마을'을 찾은 백로와 왜가리가 남도의 봄을 만끽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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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인 매화가 활짝 피고 산수유꽃도 꽃망울을 머금은 남도는 지금 완연한 봄이다. 상춘객들의 발길도 남도로 이어져 봄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상춘객 뿐만 아니다. 백로와 왜가리 등 철새들도 그 봄을 찾아 남도로 날아들고 있다.

전라남도 무안군 무안읍 용월리. 서해안고속국도 무안 나들목에서 무안 방면으로 1.5㎞정도 가다보면 ‘백로·왜가리 집단서식지’라는 입간판이 보인다. 이곳에서 표지판을 따라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자리하고 있는 마을이다. 무안나들목에서 5분 거리.

이곳은 백로와 왜가리의 집단 서식지다. 이른바 ‘학마을’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을 앞 용연저수지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수백 년 수령의 소나무가 빼곡한 청용산에는 요즘 백로와 왜가리 떼가 날아들어 장관을 이룬다. 마치 하얀 눈을 뿌려놓은 듯 산을 온통 뒤덮고 있다.

무안 용월리 청용산은 요즘 날아든 백로와 왜가리 떼로 마치 하얀 눈이 내린 것 같다.
 무안 용월리 청용산은 요즘 날아든 백로와 왜가리 떼로 마치 하얀 눈이 내린 것 같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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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입이 벌어진다.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와 날갯짓으로 소란스럽다. 마치 개구리가 한꺼번에 우는 소리처럼 요란하다. 주차장 옆에 마련된 전망대에 오르면 대형 망원경을 이용해 새들을 볼 수 있다. 철새들을 보는데 500원짜리 동전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백로와 왜가리 500여 마리가 나무숲에 둥지를 틀고 산란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지난 2월부터 날아든 것들이다. 개체수는 갈수록 늘어 여름에 최고조를 맞는다.

안내판에는 ‘8·15해방을 전후해서 학이 한두 마리 모여들어 둥우리를 틀기 시작했다’고 적혀 있다. 그 후 뜸하다가 1966년 청용산을 중심으로 백로 2000여 마리와 왜가리 500여 마리, 해오라기 수십 마리가 찾아들면서 천연 번식지를 이루게 되었다고 씌어 있다.

음력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서 왜가리가 먼저 찾아들고 이어 백로가 춘분에 맞춰 강남에서 날아와 알을 낳고 번식을 하다가 10월에 동남아지역으로 다시 이동한다는 것. 이 일대는 지난 1968년 천연기념물 제211호로 지정됐다. 조류학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도 당연지사.

마을주민들도 백로와 왜가리를 길조로 여기고 있다. 이 새들이 많이 찾아들면 풍년이 든다고 믿고 있다. 또 마을의 액운을 없애고 마을을 부흥시켜 준다고 믿으며 새들을 보호하는 데 온 정성을 다하고 있다. 외지인들의 청용산 출입까지 통제한다.

무안군에서도 이곳을 친환경 생태마을로 지정하고 주변 환경을 정비해 관망대와 공동 수세식 화장실을 마련하고 관광객들의 탐조 편의를 돕고 있다. 백로와 왜가리는 먹이를 찾아서 물고 돌아오는 주로 오전 10시 무렵이나 오후 4시 이후 최대 장관을 이룬다.

지난달부터 찾아온 백로와 왜가리는 소나무숲에 둥지를 틀고 산란을 준비한다. 그 개체수는 여름까지 계속 늘어난다.
 지난달부터 찾아온 백로와 왜가리는 소나무숲에 둥지를 틀고 산란을 준비한다. 그 개체수는 여름까지 계속 늘어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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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용월리 주민들은 백로와 왜가리를 길조로 여기고, 이 새들을 보호하는 데 온 정성을 다하고 있다.
 무안 용월리 주민들은 백로와 왜가리를 길조로 여기고, 이 새들을 보호하는 데 온 정성을 다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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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용월리 외에도 전남 강진군 옴천면 오추마을 소나무 숲에도 300~400여 마리의 왜가리가 날아들어 둥지를 틀고 있다.

신안군 압해면 대천리 바닷가에는 도요새 떼들이 장관을 이룬다. 지난해 11월부터 날아들기 시작한 도요새들은 지금 1만여 마리가 넘는다. 갯벌에 칠게, 갯지렁이, 새우종류와 조개, 굴 등을 먹이 삼아 서식하고 있다.

뉴질랜드와 호주 등에서 날아온 도요새는 압해도 갯벌에서 갖가지 먹이로 영양을 보충한다. 그리고 번식기가 되면 러시아 캄차카반도나 일본 홋가이도로 이동한다.

이처럼 전남 곳곳에서 철새들이 많이 관찰되는 것과 관련, 주민들은 전남농업인들이 친환경농업을 적극 추진해 농약 사용량이 줄어들면서 자연 생태계가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라남도는 지난 2004년 '생명식품 생산 5개년 계획'을 세워 친환경농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그 결과 친환경 인증면적이 전국 인증면적의 절반을 웃도는 등 '친환경농업 하면 전라남도'라는 등식을 성립시키고 있다.

신안 대천리 바닷가에 날아든 도요새 떼. 이 도요새들은 갯벌에 사는 칠게, 갯지렁이, 새우 등을 먹이 삼아 서식하고 있다.
 신안 대천리 바닷가에 날아든 도요새 떼. 이 도요새들은 갯벌에 사는 칠게, 갯지렁이, 새우 등을 먹이 삼아 서식하고 있다.
ⓒ 전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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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전남, #무안, #백로, #왜가리, #친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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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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