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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경남 양산시 원동마을 전체는 매화꽃 향기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리는 봄의 전령 매화꽃이 온 산과 들을 뒤덮고 있어 지나가는 사람도 차도 기필코 서고 만다. 매화꽃 향기와 그 자태에 그냥 지나갈 수가 없다. 홀린 듯 내려서 매화꽃 속에서 취해 한동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게 만든다.

배내골 약수를 떠 오기 위해 원동을 지나다가 절정을 이루고 있는 매화꽃을 만났다. 원동마을에 들어서기 전부터 밀리는 차량들, 경찰차 두 대가 차량질서를 잡고 있는 모습, 곳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지난 3월 8-9일은 원동 순매원에서 매화꽃 축제를 열었다. 그런데 아직 만개하지 않았던 매화꽃이 많아 아쉬웠던지 매화꽃축제를 16일까지 연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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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동 ..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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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동매화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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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동 매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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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주변에는 차량과 사람들, 핫도그, 군밤, 오뎅, 엿 등을 팔고 있는 장사치들이 보였다. 낙동강을 배경으로 순매원과 그 주변 일대는 온통 매화꽃이 만개해 절정을 이루고 있다. 낙동강 물과 매화꽃을 배경으로 달려가는 기차는 매화꽃 향기를 가득 싣고 가고 있다.

매화꽃이 절정을 이루고 있는 순매원에 잠시 다시 들렀다. 나는 매실차를 내놓기 위해 물을 담고 있는 젊은 처녀에게 하루에 몇 명이나 이곳을 찾느냐고 물었다. 열심히 물을 담으면서도 돌아보며 곰곰이 생각하다가 하는 말,

“점심을 먹기 위해 1시간 30분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어요”라고 한 마디로 말했다. 이곳 순매원에서는 축제기간 동안 무료 시음회와 더불어 식사를 제공하는데 이 한 마디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지 알 수 있었다. 밥이 동이 나서 긴 띠를 이루고 있던 사람들이 잠시 흩어진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밥이 부엌에서 나왔다. 사람들은 다시 종대로 긴 띠를 만들고 섰다. 카메라 배터리가 다 되었던 나는 순매원 방에다가 충전을 시켜놓고 있던 터라 나도 긴 ‘밥띠’에 동참했다. 사실 점심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배가 고플 정도는 아니었다. 줄은 길다.

원동 매화마을에는...
▲ 원동 순매원... 원동 매화마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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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순서가 오나?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매화꽃을 올려다보기도 하고 매화꽃 아래서 사진을 찍거나 자리를 깔고 앉아 밥을 먹고 있는 사람들을 보기도 하며 기다린다. 하지만 매화꽃 아래서는 기다림도 즐겁다. 그런데 아니 이게 웬일인가. 기다린 보람도 없이 내 바로 앞에 섰던 사람 앞에서 밥이 동이 나버렸다. 밥을 제공하던 사장으로 보이는 중후한 아저씨 하시는 말,

‘죄송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내년에는 더 잘 준비하겠습니다.’

사람들은 아쉬운 마음으로 긴 띠를 해체했다. 다시 매화꽃 아래로 간다. 오늘 낮에는 오카리나 연주회까지 있었다고 한다. 대충 디카 배터리를 충전하고 순매원을 벗어났다. 눈을 들어 보는 곳마다 지천에 매화꽃으로 가득하다. 원동은 마을전체가 매화꽃으로 뒤덮고 있다. 차를 타고 달리면서 눈을 들어 매화꽃으로 뒤덮고 있는 온 산과 들을 보느라 넋을 잃을 정도다. 지나가는 행인들의 마음을 빼앗는 매화꽃은 그 아름다운 향기와 자태로 봄을 알리고 있다.

원동의 홍매화
▲ 홍매화 원동의 홍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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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쯤 지났을까. 원동 영포마을을 지나는데 이곳에서도 현수막을 내걸고 차일을 치고 막걸리와 부침개 등을 팔면서 매화꽃 축제 소식을 알리고 있다. 마을회관 위에는 만국기가 봄바람에 휘날리고 많은 사람들이 영포마을 매화꽃구경을 하고 있다. 원동 영포마을 제3회 매화꽃축제는 다가오는 22일(토)에 영포마을 매실 작목반의 주최로 개최한다고 한다.

원동...
▲ 매화마을 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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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포마을에는 거의 산 전체가 매화꽃으로 뒤덮여 있었다. 온 산을 매화꽃으로 불을 지펴놓고 있다. 원동은 그야말로 매화마을이다. 원동마을은 저 끝에서 이 끝까지 매화꽃 향기로 사람들의 마음과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다. 원동마을은 신라와 가락국의 경계에 위치하여 육로와 수로를 감시하는 원(院)이 있어 원과 마을 동(洞)이 합쳐 불려진 이름이라고 한다. 원동마을의 매화꽃은 일제시대 때부터 심어졌으니 70년 전부터 이곳 매화꽃은 피고지고 하기를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포마을에는...
▲ 원동 영포마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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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포마을...
▲ 원동 영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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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에도 어김없이 원동마을의 매화꽃은 그 향기를 전하고 있다. 매화의 종류는 홍매, 청매, 백매 등으로 나누지만 그 열매는 똑같은 것이 특징이다. 원동을 지나 배내골에 진입했다. 뭔가 다르다. 깊고 깊은 골짜기, 높은 산, 깊은 골짜기를 이루고 있는 배내골은 아직도 을씨년스러운 풍경이다. 인적 없는 듯 고요하다. 강물은 풀려 강물 소리 맑건만 배내골을 싸고도는 높은 산 빛은 아직도 겨울 분위기다. 조금 전에 보았던 원동의 설렘 가득한 봄 풍경하고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이곳엔 봄이 늦게 당도하나보다. 꽃구름 탄 듯 붕~ 떠올랐던 마음이 배내골에 들어서자 착 가라앉는다. 조용한 거리 한켠에 고로쇠 약수를 팔고 있는 배내골 사람들이 보인다. 이곳 나름대로 봄을 알리고 있다. 우리가 근래에 들어 자주 찾는 약수터에서 물을 긷고 다시 차를 돌린다. 배내골짜기를 지나 삼거리에서 다시 원동으로 향한다. 높은 언덕길을 넘어서면서부터 마음이 벌써 설레기 시작한다.

영축마을 매화꽃 아래...
▲ 원동 영축마을 매화꽃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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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은 매화꽃 향기로 그야말로 사람들 마음에 설렘을 피어나게 한다. 이젠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들면서 하나 둘씩 불이 켜지고 있다. 밤이 와도 매화꽃불은 환하다. 원동 매화마을에 조용히 밤이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 봄 밤에는 매화꽃 향기 더 그윽하고 꽃불은 환하게 밝히고 있어 봄밤조차 아름답기만 하다.


태그:#경남, #양산시, #원동마을, #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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