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정동영 전 장관이, 최근 야권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개입성 발언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4년 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를 되새겨야 한다”며 강력 경고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19일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혹시 이명박 대통령께서 동작을 지역에 오시지 않을까 걱정이 좀 된다. 사실 우리 속담에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을 고쳐쓰지 마라’, 이런 말이 있지 않나. 4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당시 ‘여당이 좀 많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로 결국 탄핵으로까지 이어졌다”라고 4년 전을 상기시키며 “이명박 대통령은 이것을 좀 되새길 필요가 있다. 대통령은 여당의 지도자이지만 동시에 국민통합의 상징이고 엄정중립을 법정으로 요구받고 있다”고 대통령의 선거 엄정 중립을 강조했다.

정동영 전 장관의 이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의 선거법 위반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4년 전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역시 선거법 위반 가능성이 있었음을  전제하는 것이어서 여당이 된 한나라당이 정 전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흥미를 끈다. 주지하다시피 4년 전 당시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 발언이 탄핵으로까지 이어져 그 결과로 원내 다수당이 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주요 부처 및 지자체 업무순시 자리에서 잇단 선거개입성 발언으로 야권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예를 들면 거듭 ‘정치적인 안정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한다든지  ‘강원도 내각’ 발언 또 ' 군산은 나의 제 2의 고향'이라고 한 발언, 그리고 이회창 총재의 출마지역인 충남 홍성을 방문할 계획으로 있는 것 등이 야권으로부터 노골적인 선거법 위반이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한편 정동영 전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출범한 지 한달이 되어가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도 비판적 평가를 내렸다.

정 전 장관은 “역시 경제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빨리 오는 게 아닌가 싶다. 실제  요즘 선거운동이라는 게 가게, 상가 순례하는 것인데 좀 나아졌다고 하는 이야기는 단 한 군데서도 들어본 적이 없고 ‘정말 못 살겠다’, ‘정말 죽겠다’고 말씀하시는데 (새  정부는)여기에 총집중해야 한다. 새롭게 탄생한 정부면 뭔가 기대와 꿈을 주는 데 총집중해야지 국민들을 갈라놓고 실망시키고 그런 일은 자제해야 한다”며 새 정부 국정운영 한달에 대해 쓴소리 했다.

그는, 차기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새 정부, 새 대통령 출범이 아직 채 한 달이 안 됐는데 다음 선거를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빠르지 않나?”라면서도 “정치는 생물이라고 말한다. 선거하면 반드시 승패가 갈리고 처음의 승자가 끝까지 승자가 되기도 하지만 또 못 되는 경우도 있다. 저는 앞으로 5년 뒤 일을 미리 앞질러 이야기하기는 너무 빠른 시점이다”고 말해 5년 뒤 대선 재출마 의지를 우회적으로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