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총선 후보 공천에 대한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거침없는 발언’은 부산․경남(PK) 표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한나라당의 영남권 공천 결과 발표 뒤 YS는 언론과 일반인들의 관심 대상이었다. 역대 선거에서 한나라당 정서가 강했던 PK 지역에서 그의 발언들이 표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YS는 18~20일 사이 부산·마산·거제를 차례로 방문했다. 그는 18일 부산 경성대에서 강연했고, 다음날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김무성 의원(부산 남구을) 사무실을 방문하고 격려했다. 이어 그는 마산시 중앙동 우방아파트에 사는 부친 김홍조(98)옹을 찾았다.
마지막날 그는 고향인 거제 생가를 방문했다. 그는 2006년 4월 중국 한원비림(翰園碑林)에서 기증해 생가에 설치한 자신의 청동흉상을 보기 위해 방문한 뒤 2년 만에 거제를 찾은 것이다. 이날 오전 그는 모친의 묘소를 참배한 뒤 마을 주민과 관광객 100여 명과 악수하기고 했다. 그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세웠던 신명교회를 찾아 예배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의 거제 방문 때는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김한표 전 거제경찰서장이 동행했다. 김 전 서장은 한나라당으로 있다가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김 전 서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 재직 시 경호실 가족경호부장을 지낸 인연을 갖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번 PK 방문 때 가는 곳마다 한나라당 공천을 비난했다. 거제에서 그는 "이번 한나라당 공천은 잘못됐다"며 "거제 지역구의 한나라당 공천도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무성 의원의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한나라당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경성대 특강에서는 한나라당 공천을 "아주 잘못된 공천"이라며 비난했다.
"나이 드신 분들한테는 영향" ... "별로 관심 없다"김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거제지역 한 인사는 "부산과 경남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다른 곳은 몰라도 거제는 영향력이 있다"고 말했다.
거제의 한나라당 관계자는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받은 윤영 후보도 김영삼 전 대통령이 거제를 찾았을 때 오찬장에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 같은 날 서울에서 공천자대회가 열렸다"고 말했다.
김일환 거제통영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영향력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전에는 추종 세력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와해되었다. 생가에 100여 명이 모였다고 하지만 명색이 전직 대통령인데 그 정도는 모여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전 대통령의 발언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아들이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니까 화가 나서 그런다는 이야기도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은 이번 선거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거제타임즈 박춘광 대표는 "젊은층은 그렇지 않겠지만 부산경남에서 나이 드신 분들한테는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이 상당한 영향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