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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권에 사는 전남 강진 대구중학교 제1회 동창생들의 모임이 지난 22일 광주에서 열렸다.
▲ 동창회 전남권에 사는 전남 강진 대구중학교 제1회 동창생들의 모임이 지난 22일 광주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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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으로 얼릉 올라와 부러야’
▲ 알림 ‘2층으로 얼릉 올라와 부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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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친구야!

반갑다 친구야!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었는데…. 같은 하늘 아래에서, 그것도 전라도 땅에서 옹기종기 모여 살면서도 우리는 여태껏 서로 만나지 못하고 살아왔구나. 이산가족도 아니고, 그렇다고 머나먼 타국 땅에서 산 것도 아닌데. 사는 게 바빠서, 아이들 뒷바라지하느라,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가 중학교를 졸업한지도 어언 34년, 참 많은 세월이 흘렀구나.

'2층으로 얼릉 올라와 부러야' 전남 강진의 대구중학교 제1회 동창생들이 만나던 날(22일), 약속 장소의 식당 문에 써 붙인 구호가 가슴을 뛰게 한다. '그래! 금방 올라가마'며 한달음에 달려갔을 친구들의 모습이 보고 싶다.

너무나 오랜 세월이 흘러 서로 못 알아보는 친구들도 있었다. 친구의 이름을 목청껏 불러보고 싶은데, 친구의 이름이 입에서만 맴돌 뿐 언뜻 떠오르지 않는 친구들도 한둘 있었다. 가슴에 달고 있는 이름표를 통해 서로 이름을 확인하곤 한다. 약속을 하고 이곳에서 만나서 다행이지 실은 오다가다 스치면 서로 못 알아봤을 친구들도 있었다.

한 명씩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윤영상, 박종식, 김희남 이름을 부르며 반가움으로 맞이한다. '어이~ 친구, 한잔해!' 술잔이 오가며 분위기는 무르익어간다. 기쁨으로 술을 권하는 친구, 반가움에 이야기꽃을 피우는 친구들, 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는 고조되고 오랜만에 모두 살판이 났다.

34년만의 재회, 전남 강진 대구중1회 동창생들
▲ 동창회 모임 34년만의 재회, 전남 강진 대구중1회 동창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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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 이름표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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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 친구, 한잔해!’
▲ 위하여~! ‘어이~ 친구, 한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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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만에 목청껏 불러본 교가

조양근 친구가 미리 복사해온 중학교 교가를 나누어주자 친구들은 기다렸다는 듯 어깨동무를 하고 교가를 부른다. 모두가 숙연한 분위기가 되어 입을 모은다. 중학 시절의 친구들과 은사님 교정의 풍경들이 언뜻언뜻 스치고 지나간다.

친구들이 만나는 날은 하루 종일 봄비가 내렸다. 궂은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쁜 일상도 잠시 접어둔 채 한마음으로 자리한 친구들은 뭐가 그리도 좋은지 시종일관 서로 바라보며 싱글벙글이다. 30여 명이 함께한 이날 모임에 참여한 친구들은 죽는 날까지 뜻 깊은 만남을 이어가자고 한다.

교가가 끝나자 박수갈채와 함성에 이어 잔치 한마당이 펼쳐졌다.

"친구들 반갑고 고마워."
"많이들 먹어."
"자~ 위하여!"
"아이고 반갑다. 세상에~ 광주에 사네."

술잔이 오가며 분위기는 무르익어간다. 우리 다닐 때 중학교는 남녀공학이었다.
▲ 반가워 술잔이 오가며 분위기는 무르익어간다. 우리 다닐 때 중학교는 남녀공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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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움에 자리를 함께 한 여자 친구들
▲ 여자 동창생들 반가움에 자리를 함께 한 여자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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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모임에 도착해 한 친구가 여자 친구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있다.
▲ 큰절 뒤늦게 모임에 도착해 한 친구가 여자 친구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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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도 잊은 채 추억의 저편으로 내달려

개인적인 만남에 이어 친구들의 소개가 이어진다. 이제는 우리가 주변을 돌아볼 때도 되지 않았느냐, 앞으로는 자주 만나자, 다짐에 다짐을 한다.

친구들은 잘산다고 해서 열 끼 먹는 것도 아니고, 많이 배웠다고 해서 남들과 다른 말 쓰며 사는 게 아니라며, 주어진 삶에 만족하고 최선을 다해 살자고 한다. 버둥거리며 살아봐야 사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라며 우리들의 인생을 위해 살자고 한다.

친구들은 술잔을 찰랑이며 살아온 이야기며 자녀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 마신다. 옛 추억을 안주 삼아 지금껏 살아왔던 것처럼 시간의 흐름도 잊은 채 추억의 저편으로 내달린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강진 대구중, #동창회,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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