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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한나라당 이계경 후보, 통합민주당 김성순 후보, 창조한국당 안명순 후보
▲ 18대 총선에 나선 송파병 후보들 좌측부터 한나라당 이계경 후보, 통합민주당 김성순 후보, 창조한국당 안명순 후보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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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탈당한 의원, 한나라당 후보 지지

송파병 선거구는 서울의 동남쪽 끝자락에 위치한다. 흔히 강남권으로 분류하는 강남, 서초, 송파구의 7개 선거구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이 약세를 보여온 지역이다. 이 지역 선거구 중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지 못한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거꾸로 표현하자면, 탄핵정국의 후폭풍 속에서도 한나라당은 강남권을 거의 '싹쓸이'했다는 이야기다.

18대 총선에서는 송파병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까.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공천결과가 발표되기 전부터 이 곳은 관심지역 중 하나였다. 한나라당에서는 나경원 후보와 이계경 후보가, 통합민주당에서는 이근식 현역의원과 김성순 후보가 공천에서 접전을 벌일 것이라예측됐기 때문이다.

공천이 끝나고 각 정당별 후보가 확정된 지금, 송파병의 판도는 백중세로 흐르고 있다. 나경원 후보가 중구로 출마하면서 이계경 후보가 송파병으로 출마하고, 통합민주당을 탈당한 이근식 의원은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이계경 후보를 지지하기 시작했다.

조선일보와 SBS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2일 실시한 전화여론조사(유권자 500명, 최대허용 표본오차는 선거구별로 95% 신뢰수준에서 ±4.1~4.3%포인트, 응답률은 평균 15.7%) 결과에 의하면, 이계경 후보(32.6%)가 김성순 후보(29.2%)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오차범위 이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동아일보와 MBC가 지난 25일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벌인 조사에서도 한나라당 비례대표인 이계경 의원(31.4%)과 통합민주당 김성순 후보(30.9%)가 0.5%포인트 차이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나났다.

현재 송파병의 구도는 이계경(57), 김성순(67) 후보가 멀리 앞서가고 있고, 그 뒤에 자유선진당 이재권 후보(54), 민주노동당 김현종(44) 후보, 창조한국당 안명순(44) 후보가 처져있는 형국이다.

송파구에는 산적한 현안들이 많다.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이전 또는 재건축 문제, 문정동 법조단지 건설, 특전사 이전 및 거여마천 뉴타운 건설 그리고 제2롯데월드 건축까지. 이런 굵직한 사업들이 18대 국회임기동안 시작된다면 송파구의 지도가 대대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송파병 주민들은 과연 누구를 선택할까.

[한나라당] 이계경 "거여마천 주민들의 삶 발전시키겠다"

한나라당에 입당한 이근식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입당식에서 이계경 후보와 함께 총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한나라당에 입당한 이근식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입당식에서 이계경 후보와 함께 총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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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제가 비판도 많이 받으면서 송파구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송파구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힘있는 여당의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나라당에 입당하게 된 계기입니다."

이근식(62)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식이 3월 24일 오전 11시 한나라당 송파병 선거사무소에서 열렸다. 서울시의회 고광철 전의원, 송파구의회 김철한 부의장도 이날 한나라당에 함께 입당했다.

"제가 존경하는 이근식 의원님, 그동안 송파구를 위해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 의원님이 못하신 일들을 제가 이어받아서 할 수 있다면 영광이겠습니다."

이계경 후보는 이근식 의원 환영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후보로서는 커다란 원군을 얻은 셈이다. 현재 근소하게 앞서가지만 이 원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이 차이는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있다.

이 후보는 송파구 오금동에서 20년 넘게 살아왔다. 74년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한나라당 제17대 국회의원 공천심사위 부위원장, 한나라당 제17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국회 양성평등포럼 공동대표, (사)양성평등실현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이 후보는 거여마천 주민들의 삶을 발전시키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며, 4년후에는 반드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 이 지역에 출마하게 된 계기와 주요공약을 밝혀주십시오.
"제가 비례대표를 4년 했고, 그동안 여성운동을 했던 사람으로 여성의 정치세력화를 해야한다는 생각에서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이제는 지역구로 돌아가서 정치적 역량을 쌓고, 여성단체 세력화의 일익을 담당해야 겠다고 생각해서 출마하게 되었습니다. 송파 선거구 중에서 송파병이 가장 낙후되어 있습니다. 거여마천 뉴타운 문제, 이것이 숙원사업인데도 아직까지 해결이 안되고 있습니다. 이것을 해결할 계획이고 이 지역에 특목고를 유치할 생각입니다. 성동구치소가 이전하면 그 자리에 특목고 또는 자사고를 유치할 것입니다."

- 그동안 꾸준히 여성운동을 해오셨습니다.
"제가 송파병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이 지역에 여성유권자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 중 일자리를 원하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의 여성정책을 제가 담당했는데, 중요한 것이 경력단절된 여성들, 전업주부들의 일자리 창출입니다. 이런 정책을 바탕으로 송파구에서 여성들의 경력을 이어주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송파구의 경제를 살리고, 나라의 경제를 살리는 힘이 될 거라고 봅니다."

- 송파병 지역의 가장 큰 이슈는 역시 거여마천뉴타운입니다. 이 지역 개발에 관한 구상과 뉴타운이 들어섰을 때 야기될수 있는 교통문제는 어떻게 해소할 계획이신지.
"거여마천에는 60년대 청계천에서 이주해 온 분들이 많거든요. 제가 조합장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봤어요. 지금 (정부에서) 구상하고 있는 뉴타운의 모습이 지역 주민들의 뜻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요. 제가 당선이 되면 이 문제를 다시 근본적으로 검토할 생각입니다. 거기에 따르는 교통문제는…여러 의견들을 들어봐야겠죠. 지하철 역을 하나 더 증설하는 것도 있고, 순환도로를 만들자는 의견도 있고 여러가지 안이 있습니다. 그 부분은 교통전문가들과 차근차근 논의해볼 문제입니다."

[통합민주당] 김성순 "구청장 오래 역임...송파 잘 안다"

통합민주당 송파병 김성순 후보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통합민주당 송파병 김성순 후보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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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통합민주당 김성순 후보는 지지율 차이를 줄이고, 나아가서 역전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김 후보 역시 그동안 송파지역에서 꾸준히 활동을 해왔다. 초대 송파구청장을 포함해서 10여년 동안 송파구청장을 역임했고,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민주당 최고위원 및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또 고령화사회문제 전문가기도 하다. (사)한국노인문제연구소 이사장을 역임했고, 노인과 고령화사회에 관한 책을 여러권 펴낸 경험도 있다. 김 후보의 한가지 단점은 16대 국회의원 이후 약 4년간의 공백기간이 있었다는 점이다. 김 후보는 '초기에 비하면 지금은 지지율 격차가 많이 줄어들어 해볼 만하다', '송파구를 잘아는 전문가를 뽑아달라'라고 하면서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 출마하신 계기는.
"16대 국회의원 지낼 당시에 거여마천 뉴타운사업을 제가 서울시장과 대면해서 이끌어냈습니다. 송파구는 많은 인구가 밀집해있기 때문에 앞으로 점점 환경이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여마천뉴타운도 용적율 문제, 교통 및 환경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데, 이것들은 뉴타운을 어떻게 구상하느냐에 달린 문제입니다. 제가 그동안 송파구청장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송파구의 문제를 전체적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 노인문제 전문가이신데, 노인복지와 일자리에 관해서는 어떤 구상이 있습니까.
"이 사회가 점점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잖아요. 한해에 지출되는 의료비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전체의료비 총액에서 노인들의 의료비 비중이 계속 커져갑니다. 이런 추세로 대한민국이 고령화되어 간다면 나라경영이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일할 젊은이들이 부족해서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는 처지가 될 겁니다. 노인들의 정년을 늦추고, 재교육을 통해서 노인들에게도 일자리를 주어야 합니다. 지역구 내에서 노인들의 복지와 일자리에 관한 정책은, 우선 지자체에 권한이 있기 때문에 함께 상의해가며 추진할 계획입니다."

- 송파병 지역에는 마천시장이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재래시장 중에서는 꽤 큰 편에 속하는 시장이죠. 최근에 이 주변에 현대식 마트들이 생겨나면서 마천시장 상인들이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재래시장에 가는 이유가 따로 있고, 현대식 마트에 가는 이유가 따로 있죠. 마트에 가면 우선 깨끗하고 위생적이고 편하다는 장점이 있겠죠. 대신 재래시장에서는 마트에서 느낄 수 없는 인간미가 있습니다. 상인들을 직접 대하는 맛도 있고, 물건 값을 깎는 재미도 있고요. 마트가 재래시장에 비해서 결코 물건값이 싼 것만은 아니거든요. 재래시장은 재래시장의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죠. 시장 거리를 넓히고 깨끗하게 꾸미고 해서 시장의 특징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 송파병 지역과는 관계없지만, 역시 송파구의 현안 중 한가지입니다. 제2롯데월드 건설은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제2롯데월드를 무조건 반대하지 않습니다. 건물을 짓겠다는 욕심을 가진 사람도 있고, 다른 이유 때문에 그것을 못하게 하는 국가도 있겠죠. 이 두가지가 상충될 때는 서로 타협을 해야합니다. 제2롯데월드도 마찬가집니다. 몇미터 높이로 세워지건간에 완공되고나면 그 중에서 일정부분을 공공복지와 공공시설로 사용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도서관이 들어설 수도 있겠고요. 이렇게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거라고 봅니다."

[창조한국당] 안명순 "송파가 자랑하는 참정치인 되겠다"

창조한국당 송파병 안명순 후보가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창조한국당 송파병 안명순 후보가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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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한국당 안명순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3월 22일에 있었다. 창조한국당 당직자들과 지지자들, 지역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안 후보는 '저는 송파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송파 주민의 뜻을 받들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일반서민,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과 교육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안 후보는 방송통신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 (주)오토세이프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그동안 기업인의 길을 걸어오다가 작년 대선 당시 창조한국당에 입당, 17대 대선 창조한국당 송파병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다. 현재는 창조한국당 중소기업발전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안 후보의 이력은 언뜻 문국현 대표의 이력과 비슷하다. 부족할 것 없는 기업인의 길을 걸어오다가 어느날 갑자기 정치판에 뛰어든 것이다. 처음에 정치한다고 할 때 부인이 반대했지만 지금은 든든한 후원자로 변했다.

부인 김미연씨는 '당신이 사리사욕 챙기지 말고, 정말 주민을 위해서 봉사할 각오라면 시작해보라'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안 후보는 '희생 정신으로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송파가 자랑할 수 있는 참정치인이 되겠습니다'라고 개소식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 기업인으로 살아오다가 왜 갑자기 정치를 시작하셨는지.
"사실 제가 그동안 정치에 관심은 있었지만 직접 할 생각은 없었어요. 작년 대선 때 문 대표를 도와주다 보니까 정치로 쾌감을 줄 수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우리도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한 겁니다. 창조한국당 선거운동을 하면서 축제기분을 느끼고, 이 축제를 총선까지 끌고 가보자라고 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중소기업을 강조하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하셨는데.
"제가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좋은 기업 만들기 커뮤니티'를 시작했습니다. 정치, 경제, 의료 전문가들이 모인 연구소도 발족시켰고요. 제가 정치를 시작하면서 이 연구소도 이용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지금 경제가 어려운 것은 경제정책이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송파병 지역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저희가 가지고 있는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고, 이들을 위한 정치인이 되려고 합니다."

- 이 지역 현안인 거여마천뉴타운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공약도 가지고 나오셨습니다.
"예. 거마뉴타운이나 장지동 임대아파트 분양가를 현실적인 가격으로 낮춰야 합니다. 뉴타운에 꽤많은 주택단지가 들어설텐데, 이 분양가를 낮추면 결국 전체적인 아파트 가격도 조금씩 떨어지는 효과가 생깁니다. 경제를 잘아는 사람이 정책을 만들면 부동산 가격도 잡을 수 있습니다. 제가 국회에 들어간다면 이런 정책도 집중적으로 펼칠 것입니다."

송파 지역에 사는 서민들이 자주 찾는 마천시장
 송파 지역에 사는 서민들이 자주 찾는 마천시장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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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잘 되면 더 바랄 게 없죠"

송파병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서민들이 모이는 장소인 마천시장에서 오랫동안 선식과 채소 상점을 운영해온 전재구(44)씨는 "이 지역은 옛날부터 민주당이었어요. 이번 선거요? 거여마천뉴타운이 빨리 결정되면 좋겠어요. 되면 된다, 안되면 안된다, 이게 결정되지 않으니까 지금 이 지역 돈이 안돌아요. 장사한 지 11년 동안 지금이 정말 최악이에요"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시장에서 오랫동안 순대국 장사를 해 온 한 아주머니는 뜻밖에 "시장 화장실 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한번 갈 때마다 200원씩 꼬박꼬박 내야돼요" 라며 화장실을 편리하게 이용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20년 동안 젓갈장사를 해온 60대의 이대형씨는 "누가 나왔는지도 잘 몰라요. 하여튼 누구든 간에 싸움질 좀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 시장 장사 좀 잘되면 바랄 게 없죠" 라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태그:#격전지, #송파병, #이계경, #김성순, #안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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