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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초등생 유괴·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관계자가 "사건 초기 피의자 정씨의 행적도 확인하지 않고 수사에서 배제했다, 경찰 실수였다"며 '양심고백'을 통해 부실 수사 등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자 경찰서 홈페이지에 시민들의 비난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수사본부'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사본부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4일 "부실수사한 경찰을 하늘에서 혜진이·예슬이가 도왔습니다. 그 덕분에 사건이 해결된 것이었지요. 부끄럽고 부끄럽습니다"며 '수사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글을 언론사에 보내왔다.

 

이에 언론을 통해 경찰 내부의 부실수사와 수사 진행과정 문제가 제기되자 시민들은 안양경찰서 홈페이지 열린게시판을 통해 "부실수사를 인정해야 하지 않나요", "복지부동", "어이없어요" 등 비난성 글을 잇따라 게재하고 있어 경찰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작성자 김모씨는 "안양경찰서의 부실수사로 두 어린이가 희생된 것이 아닌가요, 수사관계자 자녀가 죽어가고 있어도 부실하게 수사할 수 있나요, 모든 관계자들은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라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박모씨는 "무능한 경찰이 만들어낸 드라마입니다, 죄를 파헤치는데 전력투구해도 모자랄 판에 부실사건이 아니라니요, 혜진이 예슬이가 눈물을 흘리며 평생 지켜볼 것입니다"라며 어이없는 심경을 밝혔다.

 

선모씨는 "밝히기까지 힘들었을텐데…. 양심선언 하신 경찰분 대단하다. 혹여 부당한 일 당하시진 않을런지 걱정되고 경찰과 검찰이 이번 일로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사본부 일선 수사관이라고 밝힌 A씨는 ▲CCTV에 찍힌 여자아이를 오인해 수사하느라 1개월을 허송세월한 점 ▲경기청 간부들이 안양서 일선 수사형사들에게 막말을 퍼부으며 독선적인 수사를 진행한 점 ▲경찰대학 출신 지휘부와 일선 형사들의 갈등 등을 지적했다.

 

'명백한 부실수사 경찰 고백' 언론보도에 대한 수사본부 해명

 

'부실수사' 고백과 관련해 수사본부장인 박종환 안양경찰서장은 지난 24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명백한 부실수사 안양사건 담당경찰 고백'과 관련 언론보도에 대한 해명자료를 내고 "수사가 지연됐지만 충실했고 의도적으로 회피하거나 빼놓은 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박 서장은 "당시 8천여 세대가 넘는 가구를 일일이 탐문하느라 정씨에 대해 통화내역으로만 확인하고 대리운전 기록은 확인하지 않는 등 수사가 미진한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방대한 수사를 벌였다"며 "의도적으로 수사를 회피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박 서장은 "2004년 실종된 A씨의 여동생이 실종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 정씨가 안양8동에 거주하고 있어 관련 여부를 집중 재수사중"이었다고 말했다.

 

'렌터카 업체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 차를 빌린 사람 가운데 480여 명을 뽑아 수사하던 중이었다"며 "경찰이 허송세월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경찰 지휘부의 긴급체포 지시로 증거도 없이 정씨를 체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당시 차량 트렁크에서 확보한 DNA 등으로 구속에 필요한 증거자료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정씨를 검거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박 서장은 "이번 사건은 현장이 없는 사건이었고 여러 가지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했기에 수사가 좀 빨리 진행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서장은 "어떤 특정 부분을 가지고 어떤 한 부분만 수사할 수 없었기에 일부 수사가 좀 지연된 부분도 있고 했던 거지 우리 수사팀들이 수사를 의도적으로 빼먹거나 그렇진 않았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양 초등생 살해·유기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참여한 경찰의 수사관이 직접 부실수사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사건 초기 초동수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다시 불거지면서 경찰 수사력에 대한 평가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그:#안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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