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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출마도 마다하고 '백의종군'을 선언한 강금실 통합민주당 선대위원장이 28일 서울 각 선거구를 돌며 이틀째 지원유세를 펼쳤다. 손학규 대표가 자신의 선거구인 종로에 사실상 발이 묶여있는 상황에서 '강금실 효과'는 수도권에서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할까?

 

3월 말임에도 봄을 시샘하는 바람이 제법 차가웠던 28일 오전 10시 35분. 강 위원장은 관악을 지역구에 출마한 민주당 김희철 후보의 지원유세를 위해 지하철 신림역 2번 출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연두색 점퍼 차림, 베이지색 바지에 편안해 보이는 검정 구두를 신은 강 선대위원장은 선거 로고송에 맞춰 가벼운 율동을 선보이는 등 밝고 화사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이야기할 땐 그 모습이 180도 달라졌다. 목소리엔 힘이 들어갔고, 내지르는 손길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 선대위원장의 연설은 "나는 이 자리에 강금실과 민주당의 이익을 위해 오지 않았다"는 말로 시작됐다.

 

"1%의 부자만을 위해 봉사하는 정부가 아닌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포문을 연 그는 "이명박 정권 탄생 한 달 만에 온갖 비리가 터져 서민들의 고통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여망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청와대를 직접 겨냥했다.

 

이어 "땅 투기하고, 군대 안 가고, 부정축재한 이명박 정부 장관들의 미숙한 발언 한마디가 국가 신인도를 떨어뜨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영어 몰입교육'과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록금 인상', '내년 4월 대운하 착공계획'을 차례로 짚어나가며 한나라당을 공격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영어 몰입교육이 말썽을 일으키자 이번 총선에서 이를 슬그머니 숨기고 있다. 하지만 이미 영어 사교육비는 서민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올랐다. 게다가 등록금 인상을 막겠다는 학생들의 요구를 공안정권 시절 '백골단'과 같은 방식으로 막겠다고 한다. 이게 대체 뭔가?"

 

"대운하가 내년 4월 착공된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놀랐다. 이건 국민을 속인 것이 아닌가. 만약 한나라당이 4·9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면 대운하 건설을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것은 재앙 그 자체다."

 

강 선대위원장의 지원연설은 유권자에 대한 간절한 호소로 이어졌다. 그는 "대통령과 정부, 서울시장과 구청장, 서울시 의원 대부분이 한나라당이다. 국회마저 한나라당이 장악한다면 과연 국민이 행복할 수 있겠는가"라는 말로 민주당의 선거 슬로건 중 하나인 '견제론'에 힘을 실었다.

 

10여분 짧고 강렬한 연설을 마친 강금실 선대위원장은 어깨띠를 두른 김희철 후보와 함께 '신림1동 시장'을 돌며 상인들에게 지지를 당부했다.

 

시장 돌며 지지 호소... 열성팬들, 폰카로 '찰칵'

 

시장에서 반찬가게, 정육점, 건어물점 등을 지키고 있던 상인들은 여성 법무장관을 거치며 얼굴이 알려진 강 선대위원장을 반갑게 맞았다. 몇몇 열성팬은 핸드폰에 내장된 카메라로 강 선대위원장의 사진을 찍고,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30여분 남짓 시장을 돌며 인사를 나눈 강 선대위원장은 한 반찬가게 앞에선 상점 주인이 건넨 오징어젓갈과 김치를 맛보기도 했다. 동행했던 사진기자들의 플래시가 수십 차례 번쩍였다.

 

'신림1동 시장'에서의 지원 일정을 마친 강금실 선대위원장은 점심 후 오후 1시30분엔 관악구 원당 시장 앞에 나타났다. 관악갑 지역구에 출마한 유기홍 후보의 지원유세를 위해서였다.

 

유세차량에서 "유기홍 기호 1번~ 승리의 나팔을 울려라~"는 로고송이 울려 퍼지자 강 선대위원장은 초록색 셔츠를 맞춰 입은 유 후보의 지지자들과 함께 다시 한번 유연한 율동을 선보여 이를 지켜보던 시장 상인들의 박수를 받았다. 

 

'구원투수' 강금실의 지원 행보가 힘겨운 선거를 치르고 있는 통합민주당에 얼마만 한 도움을 줄지 향후가 주목된다. 강 선대위원장은 이성부 시인이 말한바 '가까스로 두 팔 벌려 껴안아 보는 봄'을 민주당에 선물할 수 있을까?

 

강금실 선대위원장의 28일 지원유세는 오후엔 중구와 강북·노원구로 이어졌다.


태그:#강금실, #지원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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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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