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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에서 실종 아이들 찾기에 나섰던 경찰
 경기 안양에서 실종 아이들 찾기에 나섰던 경찰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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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초등생 유괴·살해사건을 계기로 경찰청이 지난 26일 '실종사건 수사전담팀'을 신설하는 등의 '아동·부녀자 실종사건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법무부도 성폭력 범죄자 조기 검거를 위해 DNA DB(유전자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경기 안양시와 인근 지자체들도 예방 대책에 나섰다. 안양시는 '위기청소년안전망' 구축과 방범 CCTV 설치 확대에 나서고, 군포시는 CCTV 120대 그물망 설치 및 방범관제센터 24시간 운영, 의왕시는 관내 경찰서 신설을 강력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모두 안양 초등생 유괴 살해사건으로 커진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는 사후 약방식 고육책으로 차제에 이처럼 극악무도한 범죄로부터 우리의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산한 모습이다.

이처럼 정부와 각 지자체들이 '제2의 혜진·예슬이'가 다시는 없도록 하기 위해 범죄 및 사고예방을 위한 해법들을 제시하고 있으나 그동안 유사한 여러 방안들이 제시됐음에도 사건은 발생해왔다는 점에서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범죄예방도시(CPTED) 정책 추진해야

혜진이와 예슬이가 놀던 놀이터. 두 어린이 유괴.살해 이후 지금은 놀러오는 아이들이 아무도 없다.
 혜진이와 예슬이가 놀던 놀이터. 두 어린이 유괴.살해 이후 지금은 놀러오는 아이들이 아무도 없다.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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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민신문> 송경호 편집국장은 "공교롭게도 이번 사건이 일어난 지역은 주거환경이 다른 곳에 비해 열악한 지역으로 꼽힌다"면서 "상대적으로 이런 환경은 범죄자들에게는 최적의 장소가 된다"고 지적하며, 주거환경 개선에 범죄예방도시(CPTED) 정책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란 도시계획 및 건축설계 등 도시개발 초기단계에서 건물구조, 도로, 배치, 조명, 조경 등에 범죄예방을 위한 환경설계를 적용함으로써 각종 범죄 발생을 줄이는 신 범죄예방 개념의 전략이다.

7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이 정책은 골목의 밝기를 높이고, 범죄자가 숨어들기 좋은 공간을 줄이는 등 얼마든지 적용 가능하기 때문에 이미 국내에서 신행정도시는 물론 판교, 김포신도시 등과 기존 도시에 부분적으로 도입 적용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송 국장은 "이 때문에 차제에 안양시도 대규모 재개발, 재건축 등에만 눈을 돌릴 것이 아니라 옛 도심지역의 열악한 주거공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이웃의 아이 알기 운동 전개하자

안양역에게 펼쳐졌던 안양시민들의 두 어린이 무사귀환 캠페인
 안양역에게 펼쳐졌던 안양시민들의 두 어린이 무사귀환 캠페인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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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각에서는 극악무도한 범죄로부터 우리의 아이들을 지켜내기 못했음에 안타까움과 함께 반성하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민사회 또한 어린이와 도시의 안전에 보다 관심을 갖고 함깨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안양 어린이 유괴·살해사건의 가장 큰 교훈은 비록 '나'의 아이들은 아니지만 '우리' 또는 '이웃'의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뼈아픈 자책이다. 어떻게든 우리 지역사회에서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다짐이 그것이다.

김인봉 삼성초등학교 전 운영위원장은 지역사회에서 이웃 사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담장을 헐어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웃 사이에 서로 아이들을 알아두고 좀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안전망 또는 보호막이 형성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전 지역사회에서 '우리 이웃 아이 알기운동'을 전개해, 비록 자신의 아이가 아닌 이웃의 아이일지라도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공동체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린이는 우리나라의 미래다. 그만큼 사회적 관심과 세심한 배려 속에 자라나야 한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어린이 보호 정책이 아닌 어린이 관련 범죄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사회가 함께 예방하는 길이 최우선이다.

경기 안양·군포·의왕시 사회안전망 구축 등으로 분주
[안양시] 위기청소년안전망 네트워크 구축

안양시는 개인택시기사선교회와 범죄예방위원회가 민간구조지원단으로, PC문화협회와 상가연합회가 조기발견지원단으로, 아동일시보호소와 보육원 등은 복지상담지원단으로 참여시켜 어린이 범죄 예방을 위한 네트워크 '위기청소년안전망'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다양한 업종의 종사자들로 촘촘하게 네트워크를 형성해 '위기청소년안전망'을 구축할 경우 지역사회가 청소년 안전을 위해 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폭넓게 움직일 수가 있어 기관이나 단체가 개별적으로 움직일 때보다 범죄예방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고있다.

또한 현재 시 관내 23곳에 설치돼 있는 폐쇄회로인 방범 CCTV를 오는 11월까지 73곳으로 확대하고 청소년지원센터에 '1388' 청소년긴급구호전화와 '귀가 도우미제'를 운영하고 호루라기 등을 청소년 관련단체에 기념품으로 나눠져 호신용으로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이필운 안양시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유괴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위기청소년 사회안전망(CYS-NET)을 만들어 치안당국과 긴밀한 공조체계로 24시간 방범망을 구축하겠다"며 "아이들은 물론 시민이 안심하고 살수 있는 행복한 도시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군포시] 그물망 방범 CCTV 및 중앙관제센터 설치

40대 여성 실종사건이 발생한 군포시도 군포경찰서 등과 함께 '치안협의회'를 발족하고 오는 5월까지 방범용 CCTV 120여 개를 설치해 금정동 동양센터럴타워에 마련된 중앙관제센터에서 경찰 4명과 모니터 요원 9명이 3교대로 24시간 그물망 감시를 하게 된다.

이를 위해 군포시는 범죄 발생지역 및 민원지역 등을 우선 순위로 정한 설치지역에 대해 이미 주민동의를 거쳐 지난 2월부터 공사를 시작하고 관제센터 구축에 착수한 상태다.

군포시 관계자는 "최근 아동 및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예방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어 그물망 CCTV와 관제센터 구축으로 '우범지대 24시간 CCTV 감시체계'를 통해 감시와 예방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범죄없는 안전한 도시 만들기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의왕시] "이땅의 국민이다" 경찰서 신설 요구

관내 경찰서가 없는 의왕시는 안양 초등생 유괴·살해사건이 발생한 이후 지난 21일 군포경찰서 주관으로 개최된 지역치안협의회 발족식에서 관내 치안과 방범을 맡아 해결해 줄 의왕경찰서 설치가 매우 시급함을 강조하며 경찰서 신설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의왕시는 불법주정차단속, 우범지역 방범용 CCTV 설치, 기초질서 지키기 등 행·재정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나 경찰서 부재로 군포경찰서와 과천경찰서로 이원화된 치안체계로 인한 소외감과 상대적 박탈감에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수도권과 인접하고 대부분이 그린벨트 지역으로 4개의 고속화도로와 2개의 국도가 관통하고 있어 접근성과 이동성이 용이하여 각종 사건사고의 대상지로 이용될 소지도 많은 것으로 분석돼 주민들은 오랫동안 경찰서 신설이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시민들은 의왕시가 시로 승격된지 20여 년 동안 관할 경찰서가 4번이나 바뀌었다는 사실과 인구나 면적이 의왕보다 작은 과천시가 정부종합청사 소재지라는 이유로 경비대가 있는데도 경찰서를 설치한 것과 비교하며 경찰서 신설 요구가 어느 때보다 거세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황동하고 있습니다.



태그:#안양, #군포, #의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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