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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천하는 지성' 리영희 선생(전 한양대 교수)이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등 현 집권세력과 이른바 지식인들의 친미사대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리영희 선생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을 거론, "미국 제국주의의 본 목적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끌려 들어가면서, 뭐가 그것을 하는 게 도의적이나 당위적으로 실리가 되고 국익이 된다는 한심한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지난 대통령 선거를 이겼다는 당사자나 정당, 지지세력은 전부 그런 식으로 미국의 종노릇을 자원한 사람들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내용은 4월 1일 독립언론 10주년을 맞는 경향신문과의 특별대담에서 밝힌 내용이다.

 

리영희 선생은 제3세계 진보세력이 미국의 비밀자금에 의한 공작으로 와해됐음을 거론, "미국의 식민지 제국주의 정책에 하수인처럼 행동하는 그런 세력들을 내부에 만들어 낸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주요 세력, 각료, 인수위원회를 지휘했던 숙명여대 총장 등 미국에 유학한 많은 지식인들, 한국 사회 모든 분야에서 최상에 있는 부류들이 미국 숭배의 기본적 체험에 마취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리영희 선생은 한국의 지식인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타했다.

 

리영희 선생은 "한국의 지식인은 전혀 지식인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할 때 침략이라는 사실을 몰랐고, 마치 미국인들을 세계를 구제하는 평화의 사도로 착각하는 인간들"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이라크 전쟁을 시작할 때 얼마나 요란하게 떠들었나”라며 “돈 가지 자들은 이라크 전쟁에 참여하지 않으면 후에 무슨 이권을 놓친다는 식으로, 국가의 이권을 위해서 가야 한다고”라고 지적했다.

 

리영희 선생은 또한 한국 신문과 언론에 대한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거대 자본가들이 지배하는 신문, 수구가 지배하는 신문이 사회의 평화적 생존에 역행하고 있어. 그건 선전 ‘삐라’(유인물)야. 소수의 지배자들이 다수 피지배자들의 두뇌를 마비시키는...”

 

“적어도 어떤 보편적 인류, 사회에 대한 생존적 가치를 위해 생각하고, 판단하고, 선악을 구분하고, 행동할 줄 아는 사람을 지식인이라고 한다면, 이른바 언론인이라고 하는 신문 만들고 방송하고 그런 사람도 지식인이지. 그런 걸 생각한다면 퍽 실망스러워.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을 보기 힘들다는 게 더 문제지.”

 

한국 신문의 전망에 대해 리영희 선생은 “미국의 노예 상태로 있는 한 ‘신문다운 신문’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 이라크 상황도 부시 정권이 들어서서 네오콘들의 계획에 따라 남한의 언론 지식인, 사회적 지도층을 미국 식 처리 방향으로 세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의 영어몰입교육과 관련, 리영희 선생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영어 교육을 한다니 큰 문젯거리”라며 “미국의 사회, 문화, 교육, 돈, 경제, 이득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전부 미국화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뉴스에 무슨 영어교육 광란증 같은 문제를 놓고 이명박이라는 사람부터 시작해서 정부 주요 인사, 매스컴, 지식인, 학부형 자신들까지 온갖 사람들이 정신을 잃는 것을 보게 된다”고 밝혔다.

 

리영희 선생은 미국식 자본주의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하며 한국 사회 진로에 대해서도 조언을 했다.

 

리영희 선생은 “미국식 자본주의의 물질 생산에 치중하는 환경 파괴나 비인간적 생존 양식, 이런 것이 이른바 신자유주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며 북 유럽의 사회주의를 거론, “우리의 사회주의적 사상과 교육, 가치관과 정당, 이것이 떳떳하게 우리 국민 생활의 당연한 부분으로 자리 잡을 때 변화가 올 것이다. 제도적·사회적·사상적으로 물질주의와 균형을 이루게 될 때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영희 선생은 지난 2000년 11월 뇌출혈로 쓰러진 후 집필활동을 접고 현재 경기도 군포 산본에서 산책이나 독서 등을 하며 ‘건강한 삶’에 몰두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참말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리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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