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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시간의 흔적이자 빛의 조화가 만들어낸 삶의 거울이다. 그리고 외부세계를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도 하지만 그 결과물이 단순히 현실의 거울이라기보다는 그것을 만들어낸 작가의 내밀한 감정의 흐름이 작용하여 생성된 영상언어이기도 하다. 작가가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특정한 현실과 사물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사진작품은 작가의 또 다른 모습을 상징하는 결과물이다.

 

 ‘흐르지 않는 시간’
‘흐르지 않는 시간’ ⓒ 양재문
 ‘흐르지 않는 시간’
‘흐르지 않는 시간’ ⓒ 양재문

 

양재문은 유럽을 여행하면서 자신의 감성을 자극하는 특정한 현실과 사물을 사진으로 재현하였다. 작가는 특정한 표현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앵글과 프레임을 선택하여  여러 이미지를 카메라에 담았다. 특정한 주제의식을 갖고 사진을 찍었다기보다는 산책을 하듯이 유럽의 거리를 거닐면서 자신의 미적인 감수성과 직관에 의지하여 이미지를 수집한 것이다.

 

 ‘흐르지 않는 시간’
‘흐르지 않는 시간’ ⓒ 양재문
 ‘흐르지 않는 시간’
‘흐르지 않는 시간’ ⓒ 양재문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은 전체적인 작품의 분위기가 지극히 감상적이면서도 정서적이다. 그래서 관객들의 이성보다는 감성을 더 자극한다. 하지만 표현대상의 원초적인 의미가 작용하여 문화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작가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정적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 결과 다양한 느낌의 결과물이 생산 되었다. 실제 전시작품도 산만하게 느껴질 정도로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흐르지 않는 시간’
‘흐르지 않는 시간’ ⓒ 양재문
 ‘흐르지 않는 시간’
‘흐르지 않는 시간’ ⓒ 양재문

 

소형카메라의 매력은 다양한 앵글과 프레임의 최종 결과물을 생산하는 것에 있다. 이번 전시작품에서도 그것을 느낄 수 있다. 정형화된 프레임과 앵글이 아니라 자유로운 카메라워크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결과물이 좀 더 감성적으로 느껴진다. 그 외에도 전체적인 작품의 톤이 로우키 한 것도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데 큰 작용을 하고 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컨셉트가 분명하고 동시대성을 반영하기보다는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과 직관에 의지하여 생산된 결과물이다. 그래서 작가의 내밀한 감정과 정체성을 반영하는 전시회가 되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평범하게 느껴지는 작품이 많고 전체적인 작품 분위가 산만하게 느껴져서 아쉽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 2008년 3월 26일 ~ 4월 2일 인사아트센터 4층 갤러리


#여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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