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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한 봄비가 내리더니 어느새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 일요일 오후 엄마 아빠 동생들과 함께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갔다. 날씨가 따뜻해서 동생들과 인라인스케이트도 타고 우리집 강아지 방울이도 산책시키려고 화순공설운동장으로 향했다.

 

가다보니 화순광업소에서 탄광을 실어 나르는 기찻길 주변에 개나리가 활짝 피어 있었다. 개나리는 기찻길 주변에 엄청나게 길게 무리를 지어 피어 있었다. 그 길 위로 몇몇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었다. 우리도 차를 타고 가다말고 멈춰서 기찻길 위로 올라갔다.

 

기찻길을 사뿐사뿐 걸어가다보니 뒤에서 기차가 올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아빠가 “이 기찻길은 하루에 두 번만 기차가 다닌다”고 말해주셔서 안심이 됐다. 개나리들은 참 아름다웠다.

 

동생들과 함께 철로 위를 걸으며 중심잡기놀이도 했다. 나는 '어린 동생들보다 그래도 누나인 내가 더 잘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중심잡기를 했다. 그러다가 내가 양손에 동생들 손을 잡고 철로 위를 걷도록 도와줬다. 동생들이 내 손에 의지해서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을 보니 왠지 뿌듯했다.

 

개나리는 향기가 없는 걸까? 개나리가 활짝 핀 기찻길을 걸었지만 웬지 개나리 향기가 나지 않았다. 꽃에 얼굴을 대고 냄새를 맡아보았지만 그래도 향기가 나지 않았다. 개나리는 보기만 좋고 향기는 나지 않는 꽃일까? 왜 향기가 나지 않는지 궁금했다. 내 코가 이상한건지 진짜 향기가 나지 않은 건지 아리송했다.

 

기찻길 아래에는 차들이 다니는 작은 터널이 있었다. 터널 위에서 밑을 보니 아슬아슬했다. 꼭 떨어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처음 걸어본 기찻길은 재미있었다. 사진 속에서나 볼 수 있을 만큼 주변에 개나리가 활짝 핀 기찻길은 아마도 여기 밖에 없을 거다. 친구들도 데려와서 보여주고 싶을 만큼 너무너무 예뻤다.

 

다른 기찻길은 기차가 다니기 때문에 못간다. 하지만 공설운동장 옆 긴~기찻길은 기차가 하루에 딱 2번만 다니기 때문에 마음놓고 걸을 수가 있다. 우리 가족이 기찻길을 걷고 있을 때 우리들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었다. 이렇게 좋은 길을 나는 이제껏 모르고 있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길게 죽죽 늘어진 활짝 핀 개나리를 보니 꽃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동생들과 나는 개나리꽃을 따서 결혼식에서 뿌리는 꽃가루처럼 뿌리며 놀았다. 마음 속으론 이러면 안 되겠구나 생각하면서도 동생들이 장난을 치니까 같이 해버렸다. 꽃들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저 멀리에선 화순역도 보였다. 화순역을 보면서 우리가 저기서 기차를 타고 가면 이 길이보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차를 타고 주변에 활짝핀 봄꽃을 보면서 여행을 가면 좋을 텐데.

 

그런데 기찻길 주변에 자갈들이 많이 깔려 있었다. 왜 자갈들이 깔려있는지 궁금했다. 돌이 있으면 기차에 흠집이 나지 않을까? 우리 엄마차는 엄마가 너무 조심성이 없어서 돌들을 많이 밟고 다니는 바람에 흠집이 많이 났는데, 기차는 괜찮은지 궁금하다.

 

가족들과 함께 활짝 핀 개나리꽃 무더기를 보니 내 마음도 개나리처럼 활~짝 피는 느낌이다. 개나리꽃처럼 예쁘고 좋은 생각만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족과 함께 하는 나들이는 언제나 기분이 좋다.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면서 바람이 세게 불어 공설운동장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오래 타지는 못했지만 가족과 함께한 즐거운 나들이였다.

덧붙이는 글 | 문혜준 기자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입니다.


태그:#화순, #혜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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