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초등생 유괴·살인사건 피의자 정모(39)씨의 집 근처 야산에서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의 일부가 유골 상태로 추가 발견됐다.

경기 군포경찰서는 "31일 오전 9시 50분께 정씨가 시신을 암매장했다고 지목한 안양시 만안구 안양8동 야산에서 지난 2004년 군포시 금정역 부근에서 실종된 정모(당시 44세) 여인 팔로 추정되는 시신 일부를 발견했다"며 "발견 당시 유골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날 시신 일부가 발견된 곳은 안양시 만안구 안양8동 (구) 안양경찰서 사거리에서 수리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초입 지점으로 기자가 찾아간 31일 오후 5시 20분께는 수색중이던 경찰이 모두 철수한 상태로 정씨 집에서 직선거리로 100여m에 불과하다.

안양시내가 내려다 보이고 인근 주택가와도 10여m밖에 떨어지지 않은 등산로 한쪽의 야산에는 경찰이 수색하기 파놓은 웅덩이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주민들이 쓰레기를 버렸는지 현장에서 찾아낸 빈병과 일부 생활도구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곳은 정씨가 진술을 번복하다 검찰에서 약도를 그려 지목한 암매장 지점으로, 경찰은 정씨가 그린 시신 약도를 토대로 그동안 기동대 1개 중대와 강력팀 1개팀이 발굴 작업을 벌여왔으며 오늘은 인력을 증원하여 300여명이 수색작업을 펼쳤다.

경찰은 현재 나머지 유골을 찾기 위해 이 일대를 중심으로 집중 발굴작업을 벌이는 한편 수습한 유골의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 하지만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해 신원 확인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군포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27일 군포에서 발견된 시신 일부와 이번에 발견된 시신 일부 모두 부패가 완전히 진행된 상태라서 신원확인에 한달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며 "같은 여성의 것인지도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경찰은 지난 27일 오후에도 군포 도마교동 야산에서 정모 여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토막난 골반뼈를 찾아낸 바 있다.

특히 경찰은 지난 28일 "정씨가 당초 2004년 7월 실종된 정모 여인을 살해해 군포시 도마교동 야산 4곳에 묻었다고 진술했지만 재조사에서는 시신을 나눠 도마교동 야산과 자신의 집 뒷산 등 2곳에 암매장했다고 진술을 바꿨다"고 밝힌바 있다.

살해된 정모 여인은 2004년 7월 17일 밤 11시 40분께 군포에서 실종됐으며 당시 안양 초등생 살해범 정씨와 마지막 전화통화를 한 유력한 용의자로 경찰조사까지 받았으나 풀려났다. 결국 안양 초등생 살해 수사과정에서 여죄 자백으로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