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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진보의 깃발'을 다시 꽂을 것인지 아니면 보수에 그 자리를 내어줄 것인지, 선택의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요즘 넓은 창원대로에는 활짝 핀 벚꽃과 함께 아침마다 새로운 볼거리가 생겼다. 구명회(49·통합민주당) 후보와 강기윤(47·한나라당) 후보, 권영길(66·민주노동당) 후보, 황성배(44·평화통일가정당) 후보가 선거운동원들과 나란히 서서 출근하는 노동자들을 향해 머리를 숙이고 있기 때문이다.

 

창문을 열어 손을 흔드는 운전자도 간혹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차를 타고 '쌩'하고 가버린다. 그래도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은 고개를 숙이거나 손을 흔들기에 여념이 없다.

 

'진보 깃발' 다시 꽂을 수 있을까

 

창원을 총선 결과는 권영길 후보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대선 뒤 진보신당과 양분되는 아픔을 겪었다. 고심을 거듭하던 권 후보는 "창원의 승리가 진보진영 통합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결심했다.

 

진보신당은 창원을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그래서 권 후보로서는 다소 마음이 편한 상태. 하지만 진보신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는데도 당선되지 못한다면 그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민주노동당으로서는 더 부담이 되는 대목이다.

 

노동계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과 정갑득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 교직까지 내던진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창원의 노동현장을 누비고 있다.

 

강기윤 후보는 '쟁쟁한' 예비후보들을 물리치고 한나라당 공천권을 거머쥐었다. 그는 공창석 전 경남도 행정부지사와 이기우 창원대 교수, 이재경 변호사 등 8명을 밀어내고 한나라당의 선택을 받았다.

 

그는 2006년 5·31 지방선거 때 경남도의원에 뽑혔다가 여의도 입성을 위해 지난 2월 사퇴했다.

 

그를 포함한 한나라당 소속 경남도의원 4명이 중도사퇴하자 의정공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고, 도의원 보궐선거에 대해 "혈세낭비"라는 비난도 쏟아졌다. 지역 시민단체는 그를 포함한 중도 사퇴자들을 대상으로 선거비용 보전을 위한 소송을 할 채비를 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도 오락가락... 투표율이 결과 좌우할듯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보면 아직은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

 

<조선일보>-SBS(갤럽)가 지난 22일 557명(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 아래 여론조사에서는 수치만 표기)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권영길 후보 38.1%, 강기윤 후보 31.7%였다.

 

그런데 <한겨레>(리서치 플러스)가 23~24일 500명(95%, ±4.4%p)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권영길 후보 28.7%, 강기윤 후보 33.6%로 강 후보가 앞섰다. 그리고 MBC-<동아일보>(코리아 리서치)가 25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권영길 후보 38.9%-강기윤 후보 26.0%로 다시 권 후보가 훨씬 앞섰다.

 

KNN-<국제신문>(다산리서치)이 25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권영길 후보 28.4%, 강기윤 후보 32.8%였고, <국민일보(글로벌 리서치)>가 3월 25~26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권영길 후보 34.5%, 강기윤 후보 26.3%였다.

 

여론조사마다 무응답은 24~30% 정도였고, 구명회 후보는 3.1~7.4%의 지지율을 보였다. 따라서,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10명 중 3명이 어떤 판단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결국 창원을의 선거 결과는 투표율이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투표율이 낮으면 강기윤 후보한테 유리하고, 투표율이 높으면 권영길 후보한테 유리할 수 있다는 것. 현재 상황으로 볼 때 투표율은 그렇게 높지 않을 수도 있다. 권영길 후보는 상대적으로 젊은층에서 지지가 높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강기윤] "시 외곽 순환도로 건설하자"

 

 

"선거 분위기"를 물었더니 강기윤 후보는 "여전히 지역민들은 한나라당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한나라당이 공천 과정에서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한 측면이 있지만 국민에게 더 다가가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탈바꿈할 것이다. 너무 수구적이어서도 안 된다, 국민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어몰입교육'이나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서는 "국민의 질책이 있으면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합리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

"서민을 생각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 서민에게 희망의 나래를 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민생정치, 기업하기 좋은 풍토를 만들고, 시민이 행복해 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 '무상의료'나 '무상교육'도 한나라당이 먼저 실현하도록 할 생각이다."

 

- 핵심 공약은.

"창원공단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공장용지도 부족하다. 시 외곽 순환도로 건설도 절실하다. 새로운 공단을 조성해 공장을 대거 유치하고, 그래서 청년 실업이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

 

- 경남도의원을 중도사퇴해서 비난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단체장이 중도사퇴하면 행정공백이 우려된다. 도의원은 집행부가 아니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 개인적으로 중간에 그만두게 돼 미안하다. '창원을'을 위해서는 누군가는 나와야 할 상황이었다. 당원들로부터 출마하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 평생 도의원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더 큰 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올라가야 한다."

 

- 상대인 권영길 후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권 후보는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것은 추상적이며 이상이다. 하고 싶지 않아서 안하는 것이다 아니다. 여건이 되어야 한다. 이제 지역은 노사갈등이나 분열보다는 화합과 통합이 필요하다. 통합형 리더십이 필요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한국노총 경남본부까지 방문해 지지 호소

 

 

권영길 후보는 간혹 24시간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28일 새벽에는 택시기사들을 찾아 LPG충전소를 찾기도 했고, 거리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들을 찾기도 했다. '24시간 선거운동 전략'은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에서 내세운 것.

 

권 후보는 31일 한국노총 경남지역본부를 찾기도 했다. 이날 임시대회의원대회가 열렸는데, 권 후보가 방문한 것. "노동자는 하나다"며 한국노총까지 찾아가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 현재 분위기는.

"실제 시민들을 만나보면서 드는 느낌은 승기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예비후보 등록할 때만해도 어려웠다. 사실 노동현장 분위기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어려운 조건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걱정은 싹 사라져 버렸다. 이제는 '된다' '될 것이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다수다."

 

- 이번에는 어떤 공약을 주요하게 내세웠는지.

"30년 공업도시 역사를 토대로 해서 새로운 창원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제2의 창원 건설'을 디자인해야 한다. 그것은 인재 양성이다. 창원은 총체적인 산업도시의 조건을 갖춘 세계 유일의 도시다. 집적된 공단에다 연구소와 대학이 있고, 가까이에는 세계적인 항구가 있다. 창원대학 안에 새로운 과학연구단지를 건설해 산학연 연결 고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 창원대가 중심이 돼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창원대에 국고지원도 대폭 늘려야 한다. 창원대의 세일즈맨이 되겠다."

 

- 상대인 강기윤 후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많은 공천 신청자 중에 강 후보가 최종 공천을 받았다. 지역에서는 후보 압축 단계에서 다른 후보들이 받을 것이라는 말이 많이 나왔다. 그가 공천을 받은 것에 의외라고 했고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이 강 후보에 대해 그런 판단을 한 것을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지 않나."

 

구명회 '창원-마산-진해 경전철'... 황성배 "친환경 복합도시로"

 

통합민주당 구명회 후보와 평화통일가정당 황성배 후보도 표밭을 누비고 있다. 구 후보는 창원대 대학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고, 부산 경성대 법학과 외래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구 후보는 핵심 공약으로 '창원-마산-진해를 연결하는 경전철 건설 추진'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3개시의 출퇴근과 통학시간대 교통체증 완화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또한 "담보가 없어 돈을 못 빌리는 중소기업에 국가가 금융지원에 대한 보증을 서주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황성배 후보는 선문대 사회복지대학원을 나와 평화통일가정당 경남도당 위원장으로 있다. 그는 "창원을 친환경 기본 복합도시로 건설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가정이 바로 서야 국가가 바로 선다는 생각으로 무너진 가치를 바로 세우는 데 앞장 서겠다"며 표심을 파고 들고 있다.


태그:#격전지, #강기윤, #권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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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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