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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신정치 1번지로 떠오른 대전 서구을 선거구는 행정·법률·교육·문화 등이 밀집한 지역이다. 값비싼 아파트와 학원이 즐비하고, 주민의 상당수가 고학력 중산층인 이곳은 서울의 강남과 흡사한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18대 총선에서 현역이 없이 치러지는 몇 개 안되는 선거구 중 하나인 이곳에는 통합민주당 박범계(44) 후보와 한나라당 나경수(46) 후보, 자유선진당 이재선(51) 후보가 치열한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또한 친박연대 서종환(63) 후보가 후보등록 하루 전 출마를 선언하면서 뒤늦게 선거전에 합류했고, 평화통일가정당 유지혁(53) 후보와 무소속 이제윤(25) 후보도 출사표를 던지고 표심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4월 9일에 치러지는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 대전 서구을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벽보.
 4월 9일에 치러지는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 대전 서구을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벽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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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잡음, 표심에 어떤 영향 줄까?

대전 서구을 지역구는 최종 대진표가 나오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통합민주당에서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고 구논회 의원에게 경선에서 패했고, 지난 해 보궐선거에서 후보등록도 못한 채 출마의 꿈을 접어야 했던 박범계 후보가 공천을 따냈다.

지난해 보선에서 당선됐던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가 서구을 출마 의지를 꺾지 않자 오랫동안 서구을에서 지역구 다지기를 해 왔던 이현 변호사가 당을 옮겨 통합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공심위는 박 후보의 손을 들어 줬다.

한나라당에서는 제15대와 제16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지난 4년 동안 대전시당위원장을 역임하면서 헌신해 온 이재선 위원장이 탈락하고, MB계로 분류되는 나경수 후보가 공천을 따냈다.

자유선진당에서는 서구을 출마를 공언해 오던 심대평 대표가 자신의 고향인 충남 공주·연기로 지역구를 옮기면서 생긴 공백을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이재선 후보를 선택해 메웠다.

서종환 후보는 자유선진당 동구 공천을 신청했다가 낙천되자 지역구와 당을 옮겨 친박연대로 서구을에서 출마했다.

이처럼 복잡하고 치열한 공천과정을 겪으면서 현재 지역에서는 지지층이 교차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때문에 정당보다는 인물과 정책 대결로 전개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이재선 선두-나경수·박범계 공동 2위권

최근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이재선 후보가 앞서가고, 박범계 후보와 나경수 후보가  공동 2위권을 형성해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3월 31일자 <중도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 이재선 후보가 19.7%, 박범계 후보와 한나라당 나경수 후보가 18.4%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같은 날 KBS-MBC가 코리아리서치와 밀워드브라운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이재선 후보가 30.6%를 차지, 15.8%의 나경수 후보와 15.1%의 박범계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부동층이 많고, 1, 2위간 격차도 그리 크지 않아 선거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재선 경험을 가진 경륜의 정치인과 두 법조인, 여기에 30년 행정경험을 갖춘 관록의 후보까지 더해 대전 서구을 선거는 그 어느 선거구 못지않은 화려한 정책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각 당 후보들은 예비후보 시절부터 정책공약을 발표하더니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준비된 정책들을 일제히 쏟아냈다.

박범계 후보는 '미래교육도시, 지식산업도시'라는 슬로건 아래 ▲'인터넷 교육방송국' 설립 ▲'다목적 미래교육 타운 조성' ▲'학교보건진흥원' 설립 ▲초등학교 무료급식 ▲'첨단복합산업단지' 유치 ▲'벤처기업창업지원청' 설립 ▲장애인 '재활전문의료병원' 설립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나경수 후보는 '따뜻한 서구, 안전한 서구'로 슬로건을 내걸고, ▲양질의 학교 급식 제공 ▲학생과 학부모 급식절차 참여 확대 ▲'청와대 직속 범죄예방위원회' 신설 ▲경찰청 내 아동범죄전담수사반 신설 ▲'어린이 시설에 대한 방범시설 확충에 관한 법률' 발의 ▲스쿨폴리스 의무화 등을 공약했다.

이재선 후보는 '지역경제살리기'에 공약의 초점을 맞췄다. 그는 ▲'지방소비세법'을 입법, 대형유통매장의 법인세를 지역에 재투자하도록 유도 ▲'첨단의료복합산업단지' 등 대기업 유치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 ▲실버산업 활성화 정책 마련 ▲둔산구청 신설 ▲선거구 증설 등을 공약했다.

서종환 후보는 ▲교육올림픽 개최를 통한 국제교육도시 건설 ▲IT관련 문화벤처사업 육성을 통한 청년 CEO 양성 ▲맞벌이 부부를 위한 과세조정 및 새로운 보육시스템 도입 ▲서구경제부흥연대 결성 ▲지역벤처투자 및 상권활성화를 위한 행정서비스 혁신 ▲시청 남문광장 앞 도로폐쇄 반대 등 10개의 공약을 내걸었다.

특히 서구을 후보들은 타 지역 후보들이 현실성 없는 '막개발 헛공약'을 남발하는 것과 달리, 지역 특성에 맞게 교육과 복지, 안전, 문화 등 주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공약을 개발해 유권자들의 마음을 공략하고 있다.

박범계 "정통민주세력의 유일한 적자 후보"

통합민주당 박범계(대전 서구을)후보가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자신의 기호인 1번을 내세우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통합민주당 박범계(대전 서구을)후보가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자신의 기호인 1번을 내세우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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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법원 부장판사와 참여정부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박범계 후보는 이번 선거는 "서구을 주민들의 수준에 걸맞는 참된 일꾼을 뽑는 선거"라고 규정하고, 국정경험을 갖춘 자신이 바로 그 적임자라고 강조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30% 이상이 부동층이고, 저의 지지도가 계속해서 상승 추세에 있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며 "특히, 토론회와 홍보물 등을 통해 박범계라는 인물의 됨됨이가 알려지면 막판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상대후보들에 대한 평가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는 그 분의 정체가 보수인지 진보인지, 어떤 정치철학을 가지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평가 자체를 유보했다.

또한 이재선 후보에 대해서는 "박근혜 때문에 탈락했다고 하면서 왜 자유선진당에 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당적 변경에 대해 비판하면서 "저는 일관되게 원칙과 소신을 지켜왔다, 결코 우리나라에서 없어져서는 안 될 정통민주세력의 유일한 적자후보"라고 강조했다.

나경수 "집권여당 후보 뽑아야 지역 발전"

한나라당 나경수(대전 서구을) 후보가 유권자와 악수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수(대전 서구을) 후보가 유권자와 악수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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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법원 판사와 한나라당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정책위원을 역임한 나경수 후보는 이번 선거에 대해 "그동안에는 바람에 의해서만 국회의원이 뽑혀 서구을의 정체성과는 동떨어진 후보들이 당선됐었다"며 "이 번 만큼은 대전 신정치 1번지답게 서구을을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으로 뽑혀야 한다"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정치경험이 없는 참신하고 신선한 후보로서 젊은 패기를 갖추었고, 집권여당의 후보로서 타 후보보다 제대로 된 의정활동과 지역발전을 꾀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정치신인으로서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아직은 2위에 머물고 있다"고 분석하고,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발로 뛰어 나경수라는 사람의 진가를 알리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타 후보들에 대한 평가는 매우 공격적이다. 그는 "이재선 후보는 본인의 정치적 신조가 아닌, 바람에 따라서 당적을 변경한, 어쩌면 기회주의적으로 정치적 변신을 한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박범계 후보는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표현하듯이 실패한 정부에서 참모를 한 사람으로 두 후보 다 유권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선 "충청 자존심 지킬 든든한 사람"

자유선진당 이재선(대전 서구을)후보가 유권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자유선진당 이재선(대전 서구을)후보가 유권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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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출신으로서 재선 국회의원의 경험을 갖춘 이재선 후보는 이번 선거를 "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선거"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그는 "지역실정을 잘 알고, 지역을 위해 헌신과 봉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로 충청권에 기반을 둔 자유선진당 후보이면서 이곳에서 재선을 경험한 자신이 그에 부합하는 후보라는 것. 특히 이번에 당선되어 3선의원이 되면 국회에서 주요 요직을 맡아 국가와 지역발전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큰 인물론'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계속해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에 대해 "인지도가 높은 것에 더해 지역을 대변할 큰 일꾼을 밀어줘야 한다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거기에 공천과정에서 한나라당의 배신이 동정심을 유발시켜 한나라당 당원들까지 지지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타 후보들에 대해서는 "영남사람을 데려다가 대전에서 공천하는 한나라당이나 국정실패를 책임져야 할 사람을 공천한 통합민주당이나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냉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종환 "30년 행정경험 갖춘 국정 전문가"

친박연대 서종환(대전 서구을)후보가 거리에서 유권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친박연대 서종환(대전 서구을)후보가 거리에서 유권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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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비서실과 UN한국대표부 등에서 근무했고, 현재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을 역임하고 있는 서종환 후보는 행정전문가로서 30년간의 풍부한 행정경험과 국제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이번 선거는 높은 정치의식 수준을 가진 서구을 주민들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 국정을 담당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 국회의원 다운 사람, 바로 그런 사람을 뽑는 선거"라고 규정하면서 "경험과 능력을 갖춘 제가 바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비록 매우 낮지만 이 지역구로 옮긴 지 닷새 만에 7%까지 올라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저는 계속해서 올라가는 추세에 있고, 다른 후보들은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막판에 가서는 역전을 시킬 수 있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타 후보들에 대해서는 "이재선 후보는 정치경험이 풍부한 후보이고, 박범계·나경수 후보는 법조인 출신의 후보다, 여기에 행정경험이 풍부한 제가 가세함으로써 서구을 유권자들에게 폭넓은 선택권을 주게 됐다"며 "누가 서구을의 제대로 된 일꾼인지를 냉정하게 평가해 달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대전시 공무원 출신인 평화통일가정당의 유지혁 후보는 '가정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구호를 내걸고 득표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대전 지역 최연소 후보인 무소속 이제윤(25) 후보도 젊은 패기를 앞세워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현역이 떠난 자리를 놓고 법조인 출신 신예 정치인들과 정치와 행정 경험이 풍부한 후보들이 대결을 펼치고 있는 대전 서구을. 유권자들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 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태그:#격전지, #박범계, #나경수, #이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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