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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운이
 동운이
ⓒ 생명나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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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지 300일도 되지 않은 한 생명이 ‘아름다운 동행’을 마쳤다. 생후 180여 일 만에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앓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동운군이 끝내 하늘나라로 떠났다. 지난 3월 26일 새벽, 사랑하는 엄마와 아빠의 곁을 영원히 떠났다. 동운이가 산 날은 9개월 하고도 19일밖에 되지 않는다.

생명나눔재단은 지난 해 12월부터 동운이를 돕기 위해 ‘아름다운 동행’이란 구호를 내걸고 모금운동을 벌였다. 그런데 동운이는 병마를 이겨내지는 못했다. 모든 이의 바람을 가슴에 안고 아이는 갔다.

네살배기 형을 포함한 동운이 네 가족은 방 두 칸 임대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주변 사람들에게 1000만원이라는 큰 빚을 내어 치료를 해왔다. 부모들은 800만원 임대아파트 보증금을 빼서라도 치료를 하려 했다. 생명나눔재단이 동운이 가족의 사정을 알고 돕기에 나섰던 것.

‘아름다운 동행’은 지난 해 12월부터 시작되었다. 이 단체는 지역모금운동을 비롯해 하루주점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4000여만원을 모아 치료비를 지원하고, 다가올 집중치료에 대응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모금운동을 위한 유코오케스트라 초청공연 행사가 지난 3월 24일 김해에서 열리기도 했다. 이 공연은 ‘생명의 노래2’라는 제목으로 열렸다. 그런데 하필 이날 동운이는 갑작스레 저체온 증세를 보였다. 공연장에 모인 사람들은 동운이의 건강을 빌었지만, 그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때가 3월 26일 새벽 0시50분이었다. 유가족들은 다음 날 장례를 치렀다.

동운이 부모들은 자식을 하늘나라로 보낸 엿새 뒤 생명나눔재단 사무실을 찾았다. 부모들은 사망진단서와 함께 하얀 봉투를 내밀었다. 그 봉투 속에는 돈이 들어 있었다.

부모들은 “이 돈은 동운이 문상을 다녀간 분들이 동운이가 하늘나라에 갈 때 쓰라고 보태준 조의금”이라며 “동운이처럼 아픈 아이들에게 사용해주세요”라고 말한 뒤 고개를 떨구었다.

부모들은 치료과정에 치료비가 부족해 빌린 돈도 여전히 남아있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사코 조의금을 내놓은 것이다.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마련한 치료비(4000여만원) 가운데 그동안 사용한 치료비와 장례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3500여만 원을 내놓았다. 거기다가 부모들은 조의금 100만 원을 더 내놓았다.

생명나눔재단 임철진 사무총장은 “동운이 부모들도 어려운데 장례를 치르면서 받은 조의금까지 다른 사람을 위해 내놓았다”라면서 “동운이 부모의 뜻에 따라 돈이 없어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를 지원하는데 이 돈을 쓰겠다”고 말했다.

생명나눔재단은 백혈병에 걸린 동운이를 돕기 위해 '아름다운 동행'이란 제목으로 모금운동을 벌였다. 사진은 모금운동 포스터.
 생명나눔재단은 백혈병에 걸린 동운이를 돕기 위해 '아름다운 동행'이란 제목으로 모금운동을 벌였다. 사진은 모금운동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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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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