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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쟁한 배경에다 대선에 뛰어든 경력도 똑 같아 관심을 많이 받아 온 정동영, 정몽준 두 정 후보가 연일 동작을 지역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세간의 관심을 많이 받는 두 후보들 사이에서도 정책 대결은 시원치 않은 듯하다. 그런데, 그 와중에 정몽준 의원의 성희롱 논란 사건이 벌어지면서 새로운 쟁점(?)이 생겨날 조짐도 보이고 있어 당황스러울만큼 흥미롭다.

 

사건은 2일 정몽준 의원의 사당동 유세 과정에서 벌어졌다. 그 날 정몽준 후보는 후보연설회 직후 이번 사건 당사자 중 한 명인 MBC 한 여기자에게서 뉴타운 공약에 관한 질문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질문을 애써 피하며 말을 끊던 정 후보가 자의든 타의든 그 여기자 볼을 건드리고 말았다. 곧바로 기자가 성희롱이라며 즉각 항의했고 동영상 확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사건은 지금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선 이후 요동하던 정치권은 그야말로 사분오열하면서 내분, 분당, 창당, 합당 등 어느 당 할 것 없이 수많은 '사고'를 쳤다. 총선 후보 등록 직전까지도 각 당 후보 면면이 결정되지 않아 여지껏 자기 동네 후보들 기본 정보조차 모르는 유권자들이 많다. 그 와중에 터진 이번 사건은, 동작을 지역구 유권자들에게는 당황스러운 일이면서 동시에 선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묘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선거는 선거대로, 인권은 인권대로

 

말 그대로 혼탁한 선거가 된 이번 18대 총선은 이미 '묻지마 투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은 지 오래다. 극심한 투표율 하락마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터진 성희롱 논란은 참 여러모로 난처한 사건이다.

 

MBC는 지금 동영상 공개 여부와 시점을 놓고 고민 중이고 사건 당사자인 여기자는 내부방침을 기다리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한편, 정몽준 후보 측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과할 의사를 내비치면서 동시에 성희롱 논란만은 막으려는 태세다. 그러고 보니, 마땅한 정책대결 없는 18대 총선에서 호기심 가득 불러일으키는 '이슈' 한 가지가 나온 것만은 사실인 듯하다.

 

필자는 이번 사건을 두고 몇 가지를 꼭 짚고 넘어가고 싶다. 안 그래도 정책대결이 없다는 이번 선거가 엉뚱한 방향으로 쏠리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성희롱 논란 여부를 유야무야 하자는 건 아니다. 다만, 나라 살림 한 축을 담당할 국회의원 선거를 하는 마당에 정작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우선, MBC측은 이번 사건을 기록한 관련 동영상을 빠른 시기에 공개하여 사건 전말을 속 시원하게 공개하고 동시에 사건 당사자인 그 여기자는 성희롱 논란과 관련하여 자기 의견을 공개적으로 재차 밝혀주길 바란다. 이에 상응하여, 정몽준 의원 역시 재차 공개 사과를 하기 바란다.

 

또 각 당은 이번 사건을 정책을 제시하고 논쟁해야 할 선거 전면에 내세우는 행동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성희롱 논란에 관한 지적과 주장은 마음껏 하되, 이번 성희롱 논란 사건이 무슨 정책이라도 되는냥 선거 전면에 내세우는 행동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해당 지역구 유권자들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이번 사건을 활용하려는 속셈은 이쯤에서 그만두고 선거는 선거답게 정책대결로 승부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인권 보호 문제는 그 자체로 충분한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이므로 사실 관계 여부를 확인하는 대로 곧바로 당사자 간에 도의적으로든 법적으로든 공식적인 해결 절차를 밟기 바란다. 국민을 상대로 선거 유세 중인 정몽준 후보는 공인이 되려는 사람으로서, 이번 사건이 순간적인 실수나 오해에서 비롯되었다는 투로 대충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사건은 그 사건대로 해결 과정을 지켜보고 동시에 선거는 선거대로 진행해 나가기를 바란다. 안 그래도 혼탁하고 정신없고 어수선한 18대 총선이 흐지부지 되는 일만은 없어야 할 것이다. 물론, 조금이라도 오해를 막기 위해 다시 말하건대, 이번 성희롱 논란은 선거와는 별도로 분명하게 사건 전말을 밝혀 모두가 공감할 만한 결과로 마무리되어야 할 것이다.


태그:#정몽준, #MBC, #18대총선, #4.9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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