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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소속 지방의원이 총선 후보의 명함을 파출소에 맡겨 놓아 선거법 위반 논란을 빚고 있다.

 

남해·하동에 출마한 무소속 김두관 후보는 4일 하동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권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는 이갑재 경남도의원(하동1·한나라당)이 3일 하동 화개파출소에 한나라당 여상규 후보의 명함 500여장을 맡겼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법을 집행하는 경찰서에 명함을 맡긴 행위는 어떤 변명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면서 “경찰서 파출소가 무슨 심부름센터인가?”라고 밝혔다.

 

현행 선거법에는 후보자와 후보자의 배우자, 후보자가 지정하는 1명만 후보와 동행하면서 유권자들에 명함을 배부할 수 있다.

 

그런데 이갑재 도의원은 차상돈 하동경찰서장과 비슷한 시각 화개파출소에 들렀다. 이에 김 후보 측은 “차 경찰서장이 이갑재 도의원과 함께 관내 화개파출소를 방문하여 여상규 후보의 명함 500여장을 파출소에 전달하고 관권선거를 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화개파출소 CC-TV 확인 결과 차 경찰서장과 이 도의원은 같이 파출소에 들어온 게 아니었다. 지난 달 말 부임한 차 경찰서장은 관내 파출소 순시를 위해 이날 화개파출소를 찾았고, 이날 이곳에서는 ‘벚꽃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차 경찰서장은 파출소에 들렀다가 나오는 길에 이 도의원과 마주쳤다. 최근에 부임한 차 경찰서장은 이 도의원의 얼굴을 모르는 속에 동행한 경찰서 직원이 알려주어 인사를 나누었던 것.

 

이어 차 경찰서장과 이 도의원은 화개파출소 뒤 충혼탑 일대를 둘러보기도 했다. 당시 이 도의원은 여상규 후보의 명함을 갖고 있었는데, 여 후보의 부인한테 전달해 주기 위해서였다.

 

이 도의원은 화개파출소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벚꽃축제로 인해 차량이 몰리면서 여 후보의 부인이 예상보다 늦게 도착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 도의원이 명함을 파출소에 맡겼던 것.

 

차 경찰서장은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갑재 도의원을 모른다. 파출소 앞에서 이 도의원과 인사를 나눈 뒤 헤어졌다. 바깥에서 전화를 받다가 축제로 인해 시끄러워 파출소 안으로 들어갔다. 이 도의원과 같이 파출소에 들어간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도의원은 집이 파출소 인근에 있어 평소에도 차량을 파출소 주차창에 대기도 한 모양이다. 축제로 인해 복잡해서 이 도의원이 차를 파출소에 댔다가 인사를 나누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파출소장이 뒤에 오니까 직원이 명함을 받아놓았던 모양이다. 그 뒤 바로 식당으로 명함을 갖다 주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재갑 도의원은 “명함을 여상규 후보 부인한테 전달해 주기 위해 갖고 있었지, 한 장도 배부하지 않았다. 평소에는 15분이면 올 거리인데 축제로 인해 1시간30분이나 늦었다. 기다리다가 파출소에 맡겼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파출소에 물건을 잘 맡겨 놓는다. 파출소는 도로변에 있고 식당은 장터 안에 있다. 명함을 식당에 맡겨 놓았다가 다른 사람이 만지면 더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남선관위와 하동선관위는 CC-TV 확인 등 조사에 들어갔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재 사실 확인 중에 있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태그:#김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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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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