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치, 곧 대의정치가 실현된 이후 대부분의 국가가 항시 낮은 투표율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사실 민주주의 국가에게 있어서 선거는 주권재민을 실천하는 도구로서의 기능과 함께 국민국가로서 국가의 역할이 크게 강화된 지금, 국민 삶의 질을 결정하는 주요한 변수로서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로서 많은 국민이 이를 방기(放棄)하는 등 스스로 권리 행사를 포기하고 있다.
무엇이 이같은 국민행동을 부르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정치무관심, 즉 정치와 민 삶 간에 직접적인 연계가 없다는 짧은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현실정치는 국민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대변수다. 하지만 민주정치의 진전과 함께 개인으로 하여금 착각을 일으키는 선거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환경이 바로 개인권의 신장이다. 이로써 실상과는 달리 개인으로 하여금 국가의 역할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한다.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개인권의 신장과 함께 개인 삶에 대한 국가의 역할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이는 정치의 국민경제에 대한 역할이 더 강화되고 있으며, 급기야 개별 국민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로서 작용한다. 많은 국민이 이점을 망각하고 있다.
지금 얼마나 많은 국민이 이 땅의 정치현실 혹은 정치가에게 시달리고 있는가? 국민이 이처럼 정치현실 혹은 정치가에게 시달리는 것은 사실 상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평소 선거과정에 국민이 적극 참여하여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할 참된 일꾼을 선출해야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투표율이 저조한 또 다른 이유는 언론 등 주요 사회적 소통 매체가 저지르는 잘못 때문이다. 제 18대 총선을 사흘 앞 둔 지금, 연일 언론은 이번 4·9 총선의 투표율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같은 언론 보도태도는 많은 유권자로 하여금, 비록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투표에 스스로 나서는 것을 막는다. 많은 유권자가 어차피 남도 하지 않는데, 굳이 내가 투표해야할 이유가 없다며 스스로 투표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이 외에도 날씨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하여 투표율의 하락을 부른다.
하지만 민주정치에 있어서 국민투표는 국민의 소중한 권리행사의 수단이며, 또한 국민 삶의 질을 결정하는 변수다. 이 점을 투표권자인 국민 모두가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특히 갓 투표권을 부여받은 만 19세 이상의 청소년의 경우 투표권을 하찮게 여기는 등 소홀히 하기 쉽다.
그러나 청소년의 투표행위는 자신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직업선택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는 점에서 그들 모두 반드시 투표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그 투표에 대한 책임 또한 져야한다. 어떤 면에서 국민의 투표행위는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기도 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