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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본부 및 지역경실련은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지역구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반도 대운하 개발사업' 정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24일부터 4월 3일까지 이뤄졌으며 전국 지역(제주지역 제외)구 출마자를 대상으로 했다.

 

경실련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조사를 통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한반도 대운하 개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찬성하는 후보들은 절차와 방법, 재원마련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마지막으로 운하개발로 예상되는 우려점과 개선점 중 어떤 것을 가장 우려하고 기대하는지 순위별를 파악하고자 했다"며 조사 이유를 밝혔다.

 

한반도 대운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제1공약으로써 당선된 이후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켜 왔다. 이명박 정부는 그러한 논란과 반대 여론에 부담을 느껴 민자사업으로 추진할 것과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시행여부를 결정할 것임을 밝혔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말들이 여러차례 뒤바뀌고, 당청 사이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안에서도 '속도조절론', '추진방법' 등에서 이견들이 많아 큰 골치거리가 되어 왔다.

 

특히 이번 18대 총선에서 과반수 확보를 기대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한반도 대운하를 당 공약에서 제외시키며 이슈화되는 것을 매우 꺼리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이러한 행보는 오히려 밀실행정, 불투명한 과정의 문제라는 여러가지 의혹을 일으켰고 결국 얼마 전 국토해양부의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가시화되어 사회적으로 큰 충격과 파장을 안겨줬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실련의 이번 조사는 한반도 대운하가 정략적인 문제가 아닌 전 국토와 국민들, 나아가 후세들에게까지 크나큰 영향을 미칠 사안임에도 정략적인 차원에서 묻혀가는 문제를 다시한번 공론화시킨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하겠다.

 

특히 여타 다른 정견조사와 차별화된 것은 단순한 찬반 의견와 그 이유를 묻는 것에서 나아가 추친 방법, 재원 마련 방안 등 절차상의 문제까지 전국 지역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함으로써 총선 이후 다시 불거지게 될 한반도 대운하의 향후 추진 방향을 예측하는데 참고가 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지역별로 수도권, 전국(제주지역 제외), 경부운하 터미널 예정지, 그리고 정당별, 문항별로 분석됐다.

 

[지역별 - 수도권] 찬성 16.0% vs. 반대 84.0%

 

수도권지역은 찬성 16.0%, 반대는 84.0%로 나왔으며, 정당별로는 통합민주당이 장복심 후보(송파을)를 제외한 98.4%가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대조적으로 한나라당은 김선동 후보(도봉을), 이성헌 후보(서대문갑), 이범래 후보(구로 갑)만이 반대 입장을, 나머지 88.4%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지역별 - 전국] 찬성 21.6% vs. 반대 78.4%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제주 지역 제외) 통계에서는 찬성이 21.6%, 반대가 78.4%를 기록했다. 정당별로 통합민주당은 서울 지역 장복심 후보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반대가 나왔고, 한나라당은 서울 지역 후보 3명을 포함해 설철호(전남 해남진도완도), 고기원(전남 무안신안), 이재순(경북 구미을) 등 총 6명이 반대를 표명, 나머지 91.7%가 찬성 입장을 보였다.

 

자유선진당은 임강신 후보(서울 강북을), 김영호 후보(서울 금천)을 제외한 95%가 반대를, 친박연대는 조원진 후보(대구 달서병)를 제외한 나머지가 반대, 민노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은 응답자 100%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정당별 - 한나라당] '적극 찬성' 12명, '조건부 찬성' 55명

 

한편 전체 후보자들 중 반대 의견은  지역별 전국 평균이 78.4%이지만, 수도권 84.0%와 비교해 경부운하 터미널 예정지역은 75.6%로 나타나, 이해관계가 있는 경부운하 지역이 수도권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찬성이 많음을 알수 있다. 이는 한반도 대운하가 해당 지역 개발에 도움이 된다는 주민들의 표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찬성 입장은 한나라당 후보들이 91.7%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이중 무조건 찬성(12명)보다  '정부가 사업계획을 수립하면 사업계획서를 보고서 판단하겠다'는 조건부 찬성(55명)이 훨씬 많았다. 하지만 이미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정부가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가능성은, 민자사업 추진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다시 제대로 된 타당성 조사와 사업성 검토를 하기 전에는 거의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정당별로 볼때 한나라당을 제외하면 모든 정당들은 90% 이상이 반대 입장인 상태다.

 

"정부가 사업계획서 제출 후 국민 동의 얻어 추진", 87%로 압도적

 

18대 총선 후보들 중 찬성을 표명한 후보들에게 추진 절차를 물은 결과, '정부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후 국민 동의 얻어 추진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전국, 경부운하지역 모두 약 87%가 '정부가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후 국민 동의 얻어 추진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정부가 표명한 것처럼 '민간건설사가 사업제안을 하여 정부가 승인하는 방식'을 지지한다는 이는 12~13%에 불과했다.

 

이는 한나라당 후보들 중 조건부 찬성이 많았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실제 당선된 후에 과연 당론을 떠나 소신있는 의견을 피력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대운하 추진 법률, 현행법(일반법) vs 특별법 = 6 : 4

 

또 찬성 응답자들은 대운하 추진 근거 법률을 정하는 문제에서는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현행법률(일반법) 테두리 안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과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 완공을 목표로 시간과 규모를 고려해 볼때 특별법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 중 일반법 선호가 6:4로 약간 더 많았다. 이는 섣부른 추진보다는 충분한 검토가 이뤄진 후에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국, 수도권에서는 52.8%, 59.1%로 일반법 추진 방식이 약간 더 많이 나온 반면, 경부운하지역은 오히려 당장 특별법을 통해 단기간에 사업이 빨리 추진되기를 바라는 응답이 59.3%로 일반법 선호(40.7%)보다 많아 해당 지역과 타 지역간의 상반된 입장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재원조달 부문, "민간자본 선호", 58%~65%

 

이번 경실련 조사에서 찬성의견 후보자들은 재원조달 방식으로 민간자본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통계는 58.1%가, 수도권 통계는 65.5%가, 경부운하지역에서는 59.3%가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이 좋다고 답변. 공통으로 대형건설자본(민자유치) 활용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외국자본을 이용, 대운하 국채발행, 세금(재정사업)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경부운하터미널예정지 출마 후보자들은 정부 재정(세금) 활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환경 및 수질 오염' vs. '물류 및 교통 개선'

 

마지막으로 대운하 개발로 인해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 반대 입장 후보들은 환경 및 수질 오염, 부동산 투기와 부동산 가격 상승, 주민간의 갈등, 타 경제분야의 자본 투자 축소 순으로 응답했다.

 

반면 찬성 입장 후보들은 1순위 2순위로 각각 환경 및 수질 오염, 부동산 투기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선택해 반대 입장 후보자들과 같았지만, 3위와 4위는 반대 입장 후보들과 반대로 각각 타 경제분야의 자본 투자 축소와 주민간의 갈등을 지적했다.

 

찬성측 후보들은 대운하가 지역사회에 가장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는 부문에 대해 물류 및 교통개선. 일자리 확대를 우선적 기여 순위로 응답해 대운하 개발을 경제적 관점에서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수질 개선 효과는 4위를 기록했다. 찬성측 후보자들조차 운하 개발이 수질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환경 및 수질 오염 문제를 가장 우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경제 논리', '개발 논리'로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되는 셈이다.

 

1. (운하개발 반대 후보) 대운하 개발로 우려하는 분야

▪  1순위 : 환경 및 수질 오염

▪  2순위 : 부동산 투기와 부동산 가격 상승

▪  3순위 : 주민간의 갈등

▪  4순위 : 타 경제분야의 자본 투자의 축소

 

2. (운하개발 찬성 후보) 대운하 개발로 우려하는 분야

▪  1순위 : 환경 및 수질 오염

▪  2순위 : 부동산 투기와 부동산 가격 상승

▪  3순위 : 타 경제분야의 자본 투자의 축소

▪  4순위 : 주민간의 갈등

 

3. (운하개발 찬성 후보) 대운하 개발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분야

▪  1순위 : 물류 및 교통 개선

▪  2순위 : 일자리 확대

▪  3순위 : 관광 활성화

▪  4순위 : 수질 개선 및 용수 확보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다음블로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태그:#경실련, #대운하, #18대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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