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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ㆍ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가 '서울지역에서 평균 등록금이 가장 비싼 곳'으로 발표한 이화여대 정문 앞에 폭등하는 등록금으로 고통받는 학생들의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지난 3월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ㆍ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가 '서울지역에서 평균 등록금이 가장 비싼 곳'으로 발표한 이화여대 정문 앞에 폭등하는 등록금으로 고통받는 학생들의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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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는데 우리를 대변하는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20대 국회의원을 만드는 모임' 국승민 대표(서울대 정치학과 4)는 총선을 앞두고 우려섞인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 대표는 "20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투표를 해야 우리를 위한 변화가 조금씩이라도 일어날 것"이라며 "4년 후 우리가 서있을 자리를 생각하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 대표는 정치적인 공론의 장에서 20대 이슈들을 쟁점화 하고, 20대의 목소리가 국회 내에서도 활발히 논의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자는 취지로 '20대 국회의원을 만드는 모임'을 결성했다.

그는 8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청년실업·등록금·학자금 대출 등 20대들을 둘러싼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정치권은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이 상황에서 우리 20대들 마저 무관심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20대 상황은 악화되는데 투표마저 안 한다면..."

국승민 대표
 국승민 대표

실제로 정치적인 쟁점화를 통해 풀어가야 할 20대의 문제들은 산적해 있다. 청년실업 문제는 몇 년째 젊은이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 어렵게 취업을 하더라도 '88만원 세대'로 전락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또한 해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대학 등록금은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을 고통으로 내몰고 있다. 학자금 대출의 경우 이자만 7%가 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 표' 행사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야 할 20대의 투표율은 항상 40~50% 정도로 턱없이 낮다. 선거에 대한 관심도 다른 세대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이번 4·9 총선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 대표는 "20대 초반일 때는 투표율이 높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정치가 희망을 주지 못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 투표장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각 정당은 20대를 들러리로 쓰는 데만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20대의 정치참여를 적극적으로 열어주는 활동은 매우 미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 대표는 "우리나라 인구 중 20대가 22%를 차지하고 있는 데 정치적으로는 너무 과소대표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려면 20대 국회의원이 필요하고, 20대의 투표도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들이 내일 투표장에 가지 않는다면 4년 뒤 더욱 악화된 우리의 사정을 보며 후회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리를 위한 작은 변화라도 일어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국승민 대표와의 일문일답 요약이다.

- '20대 국회의원을 만드는 모임'을 결성한 이유는?
"4년전에도 활동했다. 그 당시에도 20대 후보가 나왔으나 아쉽게 떨어졌다. 그 동안 청년실업·등록금·학자금 대출·비정규직 문제 등 20대를 둘러싼 문제는 더욱 악화된 상황인데 정치권에서는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할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정치적인 공론의 장에서 20대 이슈를 쟁점화시키고, 20대의 목소리를 국회 내에서도  활발히 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결성했다."

- 이번 총선에서의 활동을 평가해 본다면?
"20대 후보는 민주노동당(비례대표 5번 이주희 후보 등 6명)이 많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등 주요 정당은 전무하다. 정당이 20대를 어떤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물론 20대의 정치활동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내부적인 반성도 있을 수 있겠지만 동시에 각 정당이 젊은 세대들을 무시하고, 무감각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20대 국회의원이 바람을 잡아야 한다"

지난해 9월 오후 경기도 용인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에서 열린 '2007 학부모와 함께 하는 단국대 취업박람회'에서 재학생들이 학점·면접·이력서의 벽을 뛰어넘는 취업 의지를 다지기 위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9월 오후 경기도 용인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에서 열린 '2007 학부모와 함께 하는 단국대 취업박람회'에서 재학생들이 학점·면접·이력서의 벽을 뛰어넘는 취업 의지를 다지기 위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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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20대 국회의원이 필요한 이유는?
"현재 우리나라 인구 중 20대가 22%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과소대표 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20대의 목소리는 우리 사회에서 전혀 대변되지 못하고 있다.

전적인 예로 학자금대출 문제를 들 수 있다. 다른 정책금리는 4%정도 인데 반해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은 7%가 넘는 상황이다. 이것 말고도 현재 20대 청년세대 문제들이 굉장히 심각해지는데 20대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은 전무한 현실이다.

두 번째로는 20대 청년들의 정치참여를 환기하기 위해서라도 20대 국회의원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0대가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 학생운동 등 20대의 정치적인 움직임도 굉장히 침체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대 정치인들이 이슈를 제기하고, 우리들의 문제를 쟁점화하는 바람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20대 국회의원이 20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만병통치약은 아닐 지라도 꽉 막혀있는 '병목현상'을 조금씩이나마 열어나가는데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 20대의 투표율이 굉장히 낮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대선 때, 20대 초반과 후반의 투표율을 나누어 살펴보니 전자의 경우 30~40대와 비교해 그리 낮지 않았다. 그런데 20대 후반에서는 급격하게 낮은 수치가 나왔다. 처음에는 정치에 관심을 갖다가 2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정치에 대한 실망, 그리고 취업 등의 문제에 시달리면서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점차 시들해지는 것이다. 거기다가 사회초년생들이 많고, 취업을 걱정해야 하는 연령적인 특성도 작용하는 것 같다."

- 어떻게 하면 무관심한 20대의 투표율을 올릴 수 있을까.
"어려운 문제다. 일단 대학생들은 선거기간과 시험기간이 대부분 겹친다. 지방선거는 6월 기말고사 기간이고, 대선도 12월 기말고사 기간이다. 총선같은 경우에도 4월 중간고사 기간이 아닌가. 날짜상으로 볼 때 대학생들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다들 집을 떠나서 학교에 다니다 보니 부재자 투표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이상 투표하기가 어려운 여건이다.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고, 정치와 우리 문제가 따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해서 알려야 할 것이다. 정당은 지금처럼 20대를 들러리로 쓰는 데만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 지금의 정치캠프나 정책자문단 프로그램과 같이 미봉책으로 그치지 말고, 학생위원회 등을 개설하여 20대가 활동할 수 있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한다."

각 정당의 20대 후보

<민주노동당>
이주희(29·비례대표 5번)/장우정(25·청주시 흥덕구 갑)/여민영(26·부산 남구갑)/김재연(27·서울 강남을)/조현실(28·서울 노원을)/안소희(28·경기 파주)

<진보신당>
김남희(26·광주서구갑)

<평화통일가족당>
김현준(26·군포)/차윤희(29·인천 남동구갑)


- 투표를 하루 앞두고 20대 유권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내일 투표를 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서 4년 뒤에 우리가 서있는 자리가 다르다는 것을 확연하게 느낄 것이다. 지난 17대 총선 때도 우리 20대의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의 목소리가 무시됐던 측면도 있다.

20대가 나서서 투표하면 청년실업·등록금·비정규직 등 우리가 직면한 답답한 문제들을 해소하는 데 있어서 큰 변화는 아닐 지라도 작은 변화의 물줄기를 이끌어낼 수 있다. 4년 뒤를 보고 투표해 달라."


태그:#20대, #총선,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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