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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 (주)효성 안양공장 내 진달래 동산이 지난 5일과 6일 시민들에게 개방되자 1만명이 넘는 인근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시민들은 마치 핑크색 물감을 엎질러 놓은 듯한 진달래 군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만들기에 바빴다.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에 자리한 이 곳은 평소 출입이 금지된 공장내 뒷동산으로, 안양과 군포를 연결하는 도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봄의 전령사인 진분홍색 진달래꽃이 만개해 지나가는 차량 운전자들과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수천평에 달하는 공장 뒷편 언덕을 뒤덮은 진달래 군락도 볼거리지만 공장 구내 곳곳에 만개한 매화와 개나리 등 봄꽃도 함께 어우러져 감상하기 좋다.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하는 이곳을 일반에게 개방한 지도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다.

 

 
 

일년에 한 번 있는 진달래동산이 개방되자 가족을 동반한 시민들이 몰려드는 통에 공장 정문 앞은 교통 체증을 일으킬 정도였다. 진달래꽃 향기에 흠뻑 취하고 아름다운 꽃 사진을 촬영하려는 나들이객들과 사진작가 등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공장 측에서는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어린이들에게는 솜사탕과 풍선을 무료로 나누어 주기도 했다. 어른들은 먹거리 장터에서 빈대떡과 오뎅을 안주삼아 막걸리 한 잔과 진달래꽃 향기에 취해 옛 추억에 빠져들었다.

 

5일 토요일 오후 진달래동산 앞 잔디 운동장에서는 초청받은 금빛봉사예술단(안양의 70대 이상 할아버지 할머니들 자원봉사모임)에서 펼치는 음악공연과 풍물놀이 공연이 펼쳐지기도. 꽃 구경을 나온 시민들도 참여해 구성진 노래 한가락을 부르는 흥겨운 모습이 펼쳐졌다.

 

 

다음날인 일요일엔 회사 정문에 마련된 방명록에 출입자 인적 사항을 적고 들어가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진달래 동산으로 이어지는 발걸음이 줄을 이었다. 공장내 넓은 잔디운동장 곳곳에는 연휴를 즐기는 가족 나들이객들로 붐볐다.

 

가족과 함께 진달래동산을 찾은 안양시의회 의장을 역임한 이은섭(65)씨는 "내가 예전에 이곳에서 근무했는데 당시 사무실이 있던 건물과 유리창문이 하나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다, 젊은 시절 그 때를 회상할 수 있어 매년 이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고급 DSLR 카메라를 들여다보며 꽃에서 눈을 뗄줄 모르던 이모(31)씨는 "비산동에 사는데 평소 이곳을 지나치면서 언제 한 번 들어와서 마음껏 사진을 찍어볼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오늘 소원이 이뤄졌다"면서 "이 아름다운 곳이 잘 보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행사기간에 찾아온 대규모 황사로 외출을 자제한 탓에 1천여명의 시민들이 찾았는데 금년엔 예상 밖으로 너무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어 당황스러울 정도다"며 "그래도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저희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진달래 동산은 (주)효성 안양공장내 자리하고 있는 사유지이지만 오랜 세월 안양시민들과 함께 하면서 이젠 안양시민들이 자랑 거리로 생각하는 명소가 되다시피 했다.

 

(주)효성의 진달래축제는 (구)동양나일론 시절 안양공장에 근무하는 여성근로자들이 봄이 오면 가족, 친구, 인근 주민들을 진달래 동산으로 초대하여 가졌던 기숙사 개방행사가 그 시작으로, 이제 30년의 추억과 전통이 있는 지역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주)효성 안양공장의 진달래 동산은 꽃길 산책은 물론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봄을 느끼기에 손색이 없어 지난 2월 안양시가 자긍심 고취 및 도시경쟁력과 이미지 제고를 위해 시민 공모로 선정한 '안양의 자랑거리 49선'에 포함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안양,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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