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8일 '오늘의 좋은 신문보도': <'춤추는 관권'... 장관은 장밋빛 교통대책...시장은 후보와 등산> (한겨레, 조혜정 기자)
관권개입 지적, 언론의 당연한 책무이다
'2008총선미디어연대'는 4월 8일 오늘의 좋은 신문기사로 한겨레 <'춤추는 관권'...장관은 장밋빛 교통대책...시장은 후보와 등산>(조혜정 기자)을, 나쁜 신문기사로 동아일보 <배인준 칼럼_대통령과 18대 국회의 궁합>(배인준 논설주간) 선정했다. 4월 7일 오늘의 나쁜 방송보도는 SBS의 <8뉴스> 편성을 선정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은평뉴타운을 방문해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국토해양부 장관이 느닷없이 수도권 교통대책을 발표하고, 인천시장은 지역후보와 등산을 갔다. 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 장관은 초박빙 지역에 방문해 선거보도를 받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모두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일어난 것이라 '관권선거' 의혹이 짙다. 특히 국토해양부의 기자회견은 이미 인수위에서 검토한 사안으로, 시급한 사안이 아님에도 선거를 이틀 남기고 느닷없이 공표하여 더욱 의혹이 남는다. 이 모든 것들은 공정하게 치러져야 할 선거가 관권의 개입으로 혼탁하게 변질되고 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이다.
이런 의혹과 우려들에 대해 지적한 것은 한겨레뿐이었다. 한겨레는 <정종환 국토, 느닷없는 "출퇴근 30분 단축">(허종식 선임기자), <안상수 시장, 지역 후보와 '계양산 정화행사'>(김영환 기자), <원세훈 장관, '초박빙' 안산서 선거보도 받아>(홍용덕 권태호 김태규 기자)를 통해 이들의 '관권 행보'를 전하며 이 문제를 지적했다. 한겨레는 사설 <국토해양부 관권개입 의혹 끝까지 책임 물어야>에서도 "장관이 기자회견이니 뭐니 하면서 법석을 떤 것은 경합이 가장 치열한 수도권 총선을 염두에 둔 의도적인 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관권선거 의혹을 철저하게 밝혀 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중앙일보만 <이 대통령, 총선일까지 외부 일정 자제>를 통해 원세훈 행안부 장관의 행보와 철수를 언급하는 정도였다. 다른 신문들은 <서울 수도권 출퇴근 30분 빨라진다>(경향), <'광역 급행버스' 내년부터 운행 올해 안에 좌석버스도 환승할인>(조선), <수도권 광역급행버스 내년 1월 운행>(중앙), <수도권 출퇴근 30분 빨라진다>(동아)를 통해 일제히 전날 국토해양부의 '수도권 광역교통 계획'에 대해 단순 보도했을 뿐이다.
방송들도 KBS <광역 교통망 개선>(최영은 기자), MBC <'급행 버스' 도입>(이주승 기자), SBS <광역 급행버스 도입>(이홍갑 기자)를 통해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발언 내용을 그대로 실으며, 교통체계 개편에 대한 전달식 보도에 그쳤다. '관권 개입' 의혹이 있다면 이를 지적하고,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은 언론의 당연한 의무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겨레만이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한 것이다.
4월 8일 '오늘의 나쁜 신문보도': <배인준 칼럼/ 대통령과 18대 국회의 궁합>(동아일보, 배인준 논설주간)
동아일보, 대놓고 한나라당 찍어라?
선거가 당장 내일로 다가왔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대놓고' 이명박 편들기를 했던 동아일보가 이번 총선에서도 어김없이 공개적으로 한나라당을 편들고 나섰다.
동아일보는 <배인준 칼럼- 대통령과 18대 국회의 궁합>에서 늘 하던 이념공세로 옛 열린우리당(현 통합민주당) '386 출신' 의원들을 향해 "'탄돌이' 의원들은 국회를 낡은 좌파이념의 실험장으로 삼았다"며 "국가보안법 폐지, 사립학교법 신문법 과거사진상규명법 제정 등을 개혁입법으로 포장해 밀어붙였다"고 비난했다.
이어 "주사파 등 386 운동권 출신들이 주도한 17대 국회는 지극히 비생산적이고 과거지향적"이라며 "이들은 대한민국이 세계화 물결 속에서 경제 재도약과 선진화를 이룩할 기회를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한나라당 편들기에 나섰다. "18대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온 국민이 세계화의 흐름에 능동적 창조적으로 대응해 선진국의 기반을 닦을 수 있도록 법제도를 선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말해 386 출신들이 속해 있는 통합민주당에 투표하지 말라는 얘기다. 동아일보는 '규제완화, 민영화, 개방의 촉진' 등 이명박 정부의 핵심 기치를 언급하며, "새 대통령과 새 국회는 앞바퀴 뒷바퀴 역할을 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악의적인 이념공세로 유권자의 판단을 가로막고, 한나라당에게 투표하라고 을러대는 동아일보 배인준 칼럼을 오늘의 나쁜 신문보도로 선정한다.
4월 7일 '오늘의 나쁜 방송보도': SBS <8뉴스> 편성
선거가 내일 모레인 것이 더 중요하다
4월 7일 총 55분 평소보다 방송시간을 늘려 방송한 SBS <8뉴스>는 '한국인이 탑승한 우주선 발사' 관련 소식으로 도배를 하다시피 한 그야말로 '과잉보도'를 쏟아냈다(<표 1> 참고). '이소연 관련' 보도를 과잉 편성한 4월 7일 SBS <8뉴스>를 오늘의 나쁜 선거보도로 선정했다.
SBS는 보도시간을 늘렸기 때문에 실제 전해야 할 선거보도에서는 미흡함이 없었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실제 4월 7일 선거 보도량은 KBS와 MBC가 9꼭지, SBS가 7꼭지였다. MBC도 단신이 한 꼭지가 있었기 때문에 보도량만 가지고 지적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선거가 바로 이틀 후로 다가왔는데 선거 관련 보도의 비중이 이렇게 후반부로 배치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KBS와 MBC는 톱보도를 선거 보도로 할애한 데 비해서 SBS는 우주인 관련 보도가 톱보도였다. 또한 KBS와 MBC는 뉴스 후반부에 선거보도를 다시 배치해서 2~3꼭지를 배치한데 비해, SBS는 정청래 의원 사건 관련한 보도만 한 꼭지 배치했다(<표2> 참고).
선거 보도 내용에서도 아쉬움이 컸다. 정책보도가 특집으로 구성되어도 모자를 판국에 SBS는 정책보도가 한 꼭지도 없었다(<표 3> 참고). MBC도 정책보도가 없었음은 아쉬운 점이지만, 군소후보에 대한 보도를 2꼭지나 할애해 집중 보도했으며 날씨에 상관없이 선거에 참여해 달라는 취지의 보도를 한 꼭지 보도했다.
심각한 투표율 저하가 우려되는 시기에 선거에 대한 관심을 이만큼 기울여야 할 공중파 방송사가 아무리 방송시간을 늘렸다고는 하지만, 이처럼 뉴스를 우주인 관련 보도로 도배질하다시피하고, 선거보도를 뒷전으로 홀대하는 것은 선거에 관한 무관심을 조장하는 행태이자, 전파낭비에 해당하는 처사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