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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은 축제 분위기다. "만세!"가 터져나왔다. 천영세 대표와 주요 당직자들은 마치 원내 과반의석이라도 달성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당 전체 분위기가 한나라당 못지않게 밝다.  

 

그럴 만도 하다. 8일 오후 6시 일제히 발표된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민주노동당이 1위를 차지한 지역구는 없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농민 출신 강기갑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실세'이며 집권당 사무총장인 이방호 한나라당 후보를 극적으로 꺾었다. 강기갑 후보는 47.7% 득표율로 47.3%를 기록한 이방호 후보를 182표 차로 눌렀다. 18대 총선에서 가장 눈길을 끈 극적인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게다가 권영길 후보도 경남 창원을에 출마해 한나라당 강기윤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분당 내홍으로 최악 선거... 그러나 '제1진보정당'

 

이로써 분당 내홍을 겪은 민주노동당은 비례대표를 포함해 5~6명을 국회에 보내게 됐다. 정당 득표율은 약 6%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2004년 4.15 총선에서 얻은 11석에 비하면 반이 안 되는 성적이지만, '제1진보정당'으로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게 됐다.

 

내용도 나쁘지 않다. 'MB맨'으로 통하는 실세를 꺾은 강기갑 후보의 당선으로 민주노동당은 온 국민의 집중적인 시선을 받았다. 

 

민주노동당은 총선 기간에 제2의 선거대책본부를 경남도당에 차리는 등 경남지역에 당력을 집중했다. 천영세 당 대표와 이수호 혁신재창당준비위원장 등 지도부도 경남 사천과 창원 그리고 울산 북구로 이어지는 이른바 '삼각 진보벨트'에서 총력 집중 유세를 펼쳤다. 결국 민주노동당의 이런 선택과 집중은 주효했다. 

 

 

강기갑 후보도 한복 대신 청바지를 입는 등 파격을 선보여 전국적인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박근혜계의 이방호 후보 낙선 운동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강 후보는 당선 소감을 통해 "사천 시민들은 제대로 된 농사를 짓기 위해 쭉정이를 버리고 제대로 된 종자를 선택했다, 권력 다툼을 심판하고 사천 시민들의 대표를 선택했다"며 "사천 시민과 국민을 위해 제대로 된 진보 정치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천영세 대표도 "진보정당 후보를 재선 시켜주신 창원시민, 척박한 농촌지역에서 한나라당 실세를 꺾고 정치혁명을 일으킨 사천시민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18대 총선 결과에 대해 "위대한 국민들의 선택은 노동자 대표, 농민 대표를 당선시켰다"며 "노동자, 농민, 서민을 대변하는 강력한 진보정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반면 진보신당은 18대 총선에서 참담한 결과를 얻었다. 기대를 모았던 심상정·노회찬 공동대표는 고양시 덕양갑과 서울 노원병에서 모두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했다. 또 정당 지지율이 3%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단 1석의 비례대표도 확보하지 못할 전망이다.


태그:#강기갑, #민주노동당, #권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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