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해 5월 31일 오후 경기도 용인 유상냉장 냉동창고에 보관중인 뼈를 발라내지 않은 채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
지난해 5월 31일 오후 경기도 용인 유상냉장 냉동창고에 보관중인 뼈를 발라내지 않은 채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미간 미국산 쇠고기 협상이 11일 오전 시작됐다. 한나라당의 총선 승리 직후, 그리고 한미FTA 비준에 영향을 끼칠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쪽이 미국의 요구를 대폭 수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농림수산식품부 대회의실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을 위한 한미 고위급 전문가 협상이 열렸다. 한국에서는 민동석 농업통산정책관 등 9명이, 미국에서는 엘렌 텁스트라(Ellen Terpstra) 농업부 차관보 등 12명이 참석했다.

 

이날 협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민동석 정책관은 "이 자리는 양국의 오랜 현안인 쇠고기 문제 해결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솔직하고 진지한 자세로 과학적 근거와 국제적 기준에 입각해 문제 해결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엘렌 텁스트라 차관보는 "생산적인 논의를 하겠다"고 화답했다.

 

지난해 10월 1차 협상에 이은 2번째 협상이다. 1차 협상 당시 한미 양국은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 수입 조건을 개정하기 위해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후속 협상이 지금까지 미뤄져왔다.

 

총선 직후 한미정상회담 전 열린 협상

 

미국의 요청으로 열리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1차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에서 연령 및 부위 제한을 철폐하라는 공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위험통제국' 판정을 받은 이후부터 계속된 주장이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는 9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완전 개방하길 기대한다, 국제적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며 압박을 가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올해 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한 '2단계 개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갈비 등 뼈있는 쇠고기를 먼저 개방하고, 미국이 동물성 사료 금지 조치를 강화할 경우, 연령 제한마저 풀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는 15일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우리 쪽이 미국 안을 전면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미국이 한미FTA 비준동의를 위해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터다.

 

송기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한미FTA 대책위원장은 "최근 미국에서 인간 광우병 발생이 확인됐고, 대규모 쇠고기 리콜 사태도 있었다"며 "농식품부가 미국 광우병 통제 정책에 대한 실태 조사도 않고, 쇠고기 협상을 한다는 것은 특정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민 건강을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쇠고기 협상을 앞두고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은 협상장인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총선이 끝나자마자,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에 맞추어 선물이나 줄 것처럼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정부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국민적 반대에 부딪쳐 6개월 표류하던 쇠고기 협상을 농민 표를 의식해 총선까지 한 마디 언급도 없다가, 총선이 끝난 다음날 꺼내들었다는 것 자체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11일 오전 한미 FTA저지 범국민 운동본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한미간의 미국산 쇠고기 협상이 예정된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11일 오전 한미 FTA저지 범국민 운동본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한미간의 미국산 쇠고기 협상이 예정된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쇠고기#미국산 쇠고기#한미 FTA#광우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