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들은 봄이면 진달래 꽃을 뜯어 쌀가루에 반죽해 봄꽃만큼이나 예쁜 화전을 지졌다. 이웃들을 불러 모아 꽃노래도 불렀다.
춘삼월 꽃이 필 때 날을 잡아 남녀노소가 각기 무리를 지어 하루를 즐겁게 노는 ‘화전놀이’를 주제로 한 이색 전시회가 열려 17일 저녁 다녀왔다.
미술문화의 대중화와 문화 향수권 신장에 부응하기 위해 역량있는 중견작가와 미술애호가로 구성된 회원들이 처음으로 다양한 장르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전시, 지역민들에게 선을 보이는 이번 전시회는 예술을 사랑하는 감성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인 ‘예감회’(회장 김용남)의 첫 회원전으로 오는 30일까지 광주시 북구 남도향토음식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날 전시회에는 최규철 광주예총회장, 박지택 시립미술관장, 송순섭 시립국극단장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오세욱 광주지방법원장, 하옥현 전 전남경찰청장, 김한규 북구 부구청장. 김용일 광주지방법원 부장판사 등 관계인사, 예감회 회원 등 약 100여명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이번 전시회는 그림, 시, 음악, 요리를 한자리에서 감상하고 맛볼 수 있는 종합예술 무대로산과 들에 온갖 꽃들이 피고 앙상한 나뭇가지에 새순이 돋기 시작하는 산야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 봄꽃향기가 가득하다.
참여회원으로는 노의웅 최규철 송필용 한희원 김성식 이정석 조강현 주미희 이이남 김주리씨 등 작가와 김용남 김광주(궁동아트 대표) 강기섭(꿈엔들갤러리 대표) 김창옥(고미술 정일품 대표) 박난경(무안요 다도 대표) 강덕순(전통음식 다담 대표), 이지선 명창, 오승준 시인 등이다.
노의웅 호남대 교수는 민족의 영산을 그려낸 ‘백두산’을 선보였고, 이이남 화가는 조선시대 화가 정선(1676∼1759)이 비가 온 뒤의 인왕산의 풍경을 그린 인왕제색도를 미디어 아트로 재해석한 ‘신인왕제색도’를 출품했다.
또 시 낭송가 이은씨가 오승준 시인의 '예감회'시를 낭송했고, 명창 이지선(광주시립국악단 단원)씨는 구성진 목소리로 단가, 쑥대머리 등 우리가락으로 흥을 돋우었으며, 시립국극단 송순섭 단장은 찬조출연으로 흥보가에 곡을 붙인 음식타령을 국악의 향기로 멋들어지게 풀어내어 관람객들의 가슴을 진한 감동으로 적셨다.
그리고 전통음식과 차 전문 카페인 ‘다담’의 강덕순 대표는 구례 지리산 자락에서 따온 진달래꽃으로 부친 화전과 예술적으로 장식한 다양한 우리네 음식들을 푸짐한 상차림으로 준비하여 관람객들로부터 멋과 맛의 찬사를 한껏 받았다.
특히 이날 관람객이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예술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예감회’ 회원과의 만남의 시간(오후 4시∼밤 11시)도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지난 2004년 창립한 ‘예감회’는 화가, 문인을 비롯해 학계, 경제계 등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해 예술을 통한 사회 봉사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매달 한차례씩 신애원, 광주희망원 등 지역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벽화를 그려주고, 아이들과 전시회를 함께 관람하는 문화 나눔 운동을 펼치고 있다.
김용남 회장은 “화전을 나눠 먹듯 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웃과 함께 예술을 공유하기 위해 회원들의 귀중한 소장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뜻 깊은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전시와 공연이 어우러져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는 흥겨운 문화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관람문의 : 062-575-8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