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로부터 전해들은 바 없다."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한반도대운하 문제를 한나라당에 맡겨라'라고 지시했다는 일부 언론의 '청와대발' 보도에 대해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연내 추진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의장은 "운하는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서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친 뒤에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유추했다.
<동아일보>는 17일자 신문에서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의 입을 빌어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대운하 문제는 당에 맡겨라'고 지시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대운하를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도 이날 익명의 여권 고위 관계자의 입을 빌어 "특별법 제정 등 대운하 사업의 연내 추진은 어렵다는 내용을 최근 참모들이 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신 올해엔 각종 규제 철폐와 공기업 개혁 등에 주력하기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의장은 17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나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서는 6월에 운하 관련 특별법을 만든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가능한 일인가'라는 질문에 "애초부터 그런 계획은 없었고, 국민들의 동의가 없는데 특별법을 만들 수 있는가, 그리고 특별법이 통과될 수 있는가"라면서 "불가능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 의장은 "청와대와 정부측에 운하 관련 계획을 더 철저하게 보강하라고 요구했다"면서 "과거의 계획안으로는 안된다, 새롭게 보강된 프로포절을 놓고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내든 아니든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운하 포기'는 아니라는 말이다.
이 의장은 "한반도대운하와 관련된 환경은 더욱 나빠졌다"면서 "정치역학상으로도 '친박'계가 반대하고 있고, 경제 환경도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하 문제가 뭐 그리 중요한가"라면서 "이제는 야당도 경제살리기, 규제혁파, 감세 등을 통해 서민 생활을 살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의 추부길 정책홍보비서관도 일부 언론의 '청와대발' 기사에 대해 "기사를 보고 처음 알았다"면서 "나도 누가 그런 얘기를 한 것인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 "국민 호도하는 언론플레이 말라" |
시민사회단체들은 청와대와 집권 여당이 익명으로 일부 언론에 흘리는 '운하 정보'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운하 백지화 국민행동'은 일부 언론의 보도와 관련 논평을 내고 "이것은 국민을 호도하는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다"면서 "한마디로 요약하면 청와대가 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국토해양부와 민간건설업체가 사업추진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청와대의 공식발표도 아니다"라고 경계했다.
국민행동은 또 다음과 같이 우려했다.
"국토해양부가 작성한 3월 보고서에는 대운하건설을 특별법과 개별법을 통해 진행하는 두 가지 방안이 수립되어 있다. 대운하 특별법이 아니더라도, 주운개발법 제정과 민간투자법 개정을 통해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국토해양부의 입장이다.
또한 영산강운하, 금강운하는 현재 정부에서 기본구상과 예비타당성을 진행하고 있으며, 경인운하는 연내 착공할 예정이다. 또한 현대컨소시엄의 경우 180억 원의 비용을 들여, 사업제안서를 거의 완성한 단계이기 때문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을 리 없다."
이들은 이어 "결국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밀실에서 사업을 추진하면서, 대운하를 연내에 추진하지 않겠다고 임시국회를 앞두고 밝히는 것은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다"면서 "양치기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총선에서 대운하 공약을 뺀다고 발표하고 지역구에서는 대운하 공약을 발표하는 꼼수를 쓰더니, 이제는 밀실에서 추진하면서 '연내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말을 비공식적으로 언론에 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대운하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혼란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담화를 통해 대운하 건설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힌 뒤 국민의 심판을 받고, 대운하를 백지화해야 할 것"이라면서 "여의도 정치대신 공사판 정치를 펴는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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