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것일까?
아름다운 꽃이 피고 신록이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건만 유독 두 그루의 나무만이 나무의 생명인 신록을 잃어버린 채 계룡시청 앞 광장 부근에 힘없이 서있다.
특히, 이 두 그루의 나무는 바로 옆에 인접해 있는 것이 아니라 시청의 중앙을 중심으로 봤을 때 좌우측에 이격되어 심어져 있다.
병든 나무 실체는 계룡시 초대 시장과 시의회 취임ㆍ개원 기념식수
다른 나무들은 다 멀쩡한데 유독 이 두 그루의 나무만 병들어 있는 게 하도 신기해서 나무 앞에 가서 살펴보니 이 두 그루의 나무는 지난 2003년에 현 계룡시장인 최홍묵 시장이 초대 시장에 취임하면서 심은 기념식수(중앙 기준으로 오른편)와 2003년 계룡시의회 개원기념으로 초대 시의원들이 심은 기념식수였다.
기념식수라 하면 건물의 준공식이나 단체의 발족식 등 중요한 날을 기리기 위해 심는 나무를 뜻한다. 고로 기념식수는 단순한 나무라기보다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상징물 같은 존재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따라서, 초대 시장 취임 기념으로, 초대 계룡시의회 개원 기념으로 심은 기념식수가 죽었다는 것은 단순히 나무 한 그루가 죽은 의미 그 이상일 것이다.
죽은 채 방치하는 것보다 다른 나무로 대체해 상징성 유지해야
하지만, 아무리 상징성이 있는 기념식수라 해도 언제까지나 흉측한 모습으로 방치해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념식수라는 상징물이 이미 그 수명을 다한 이상 지금처럼 방치해 놓고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것보다 차라리 지금의 나무를 뽑아버리고 다른 나무로 대체해서 그 상징성을 계속해서 유지시키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
이를 지켜 본 한 시민은 "어떻게 다른 나무들은 다 멀쩡한데 기념식수만 단풍든 거 마냥 죽었대? 그것도 계룡시로 승격하고 나서 처음으로 주민들 손으로 뽑은 양반들이 심은 나무만 말여. 혹 불길한 징조는 아니겄지?"라며 농담조로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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