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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희

충남 태안읍에서 근흥면 신진도항까지 뻗은 지방도 603. 진해 벚꽃축제의 화려함과 웅장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 작은 시골길 양측으로도 벚꽃이 활짝 폈다.

 

태안읍 장산삼거리를 조금 지나 시작되는 이 벚꽃 길은 신진항에 도착하기 직전까지 이어져 있다. 차량을 이용해 약 17.05km를 달리다 보면, 작고 앙증맞은 초년생 나무와 크고 화려한 고목들을 볼 수 있다. 특히, 떨어져 내린 꽃잎들로 하얀 눈길을 밟고 지나가는 기분까지 맘껏 느낄 수 있다.

 

물론 식재된 나무들이 많지 않아 화려한 멋을 느끼기에는 부족하지만 눈을 즐겁게 하기엔 충분하다. 또한, 시골길의 특성상 길이 좁아 주변 경관을 맘껏 즐길 수 있다. 시골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소박함과 잔잔한 기운으로 마음까지 차분해진다. 

 

벚꽃길이 주는 즐거움에 흠뻑 취해 약 10여분을 달리다보면 근흥면 소재지를 지나 멀리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시야를 가리는 높은 건물이나 산 등이 없어 마치 해안도로를 달리는 듯하다.

 

바다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끝자락에 도달해 약 200~30m 정도 다시 전진하면 공군부대로 이어진 산길을 만날 수 있는데, 산 정상에 위치한 부대 앞까지 벚나무가 식재돼 있어 오르는 내내 벚꽃을 맘껏 감상할 수 있다. 부대 입구에 도달하면 멀리 서해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경관이 펼쳐지게 된다.

 

다시 산을 내려와 신진항으로 이어진 길로 향하면 도로 옆에 위치한 작은 시골학교인 안흥초등학교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약 50여년 된 벚나무가 약 10그루 식재돼 있어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가족나들이를 나와 벚꽃 구경과 사진을 촬영하는 주민들이 많다.

 

혹시 시골학교 출신으로 대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들러 오랜만에 향수에 젖어 옛 추억을 떠올리며 사진으로 몇 컷 남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학교를 지나서 약 300m 지점 우측을 바라보면 태안비치컨트리클럽이라는 골프장이 위치한 것도 볼 수 있다. 이곳은 몇 해 전부터 바다와 인접해 있어 많은 골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건축물도 아름다워 태안군에서 실시한 제1회 태안건축문화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태안비치컨트리클럽과 바다경관을 함께 감상하려면 조금 더 신진항 방향으로 운전해 신진대교에 도착하면 된다. 다리의 시작점인 안흥항 다리 밑에 주차하고 걸어서 신진대교에 올라서면 넓은 서해바다와 푸른 잔디, 잘 가꿔진 조경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골프장 반대편에 위치한 충청남도기념물 11호 안흥성에 올라서도 비슷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신진대교는 걸어서 건널 수 있도록 설계된 장점으로 인해 여름철이면 많은 낚시꾼들이 다리 위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신진항에 도착하면 다양한 즐길거리를 만날 수 있는데 먼저 기름유출사고로 문을 닫았던 횟집들이 지난달부터 다시 방문객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지난 18일 농림수산식품부가 태안 연안에서의 조업재개를 전면 결정하면서 많은 양의 수산물들이 신진항 서산수협 위판장을 통해 반출되고 있다.

 

요즘은 꽃게와 광어, 주꾸미 등이 주로 경매되는데 이색적인 광경을 보고 싶다면 하루 세 차례 실시되는 오전 9시, 오후 2시, 오후 6시 경매시간을 이용하면 된다. 

 

인근 연안 바다와 섬을 구경하고 싶은 경우에는 여객선과 유람선을 이용하며 된다. 정부가 운영하는 여객선은 가의도로 하루 두 차례 08시 30분과 오후 5시에 운항을 하고 있으며 요즘은 소아 1600원, 일반인 3100원(도서민, 학생, 장애우 별도 할인)을 받는다. 

 

인근 연안 섬들을 관광할 수 있는 유람선은 코스별로 나뉜다. A 코스는 신진항을 출발해 마도, 사자바위, 가의도, 독립문바위 등을 거쳐 다시 신진항으로 돌아오는 약 1시간이 소요되는 일정. B코스는 A코스에서 정족도, 목개도가 추가된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 소요되는 일정이다.

 

B코스 여선장이 운행하고 각설이와 가무도 즐길 수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고 있으며 끝으로 C코스는 B코스에서 옹도가 추가된 특별코스이다.

 

요즘은 코스에 따라 A코스 어른 1만2000원 어린이 6000원 단체 1만원 B 코스 어른 1만5000원, 어린이 7000원 단체 1만3000원 C코스 어른 1만7000원 어린이 8000원 단체 1만5000원 등으로 약 20~30여명 내외인원 동승에 한하여 수시로 운행한다.

 

해가 지는 저녁 무렵이면 일몰 광경도 지켜볼 수 있다. 항구에 들어선 어선들과 갈매기, 바다 등이 함께 어우러져 연출한 풍경은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그 밖에도 연포, 갈음이 해수욕장과 채석포, 안흥항 등이 지방도 603 눈길 따라 곳곳에 위치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가족 혹은 연인, 친구 등과 봄나들이 추억여행을 떠나 볼 만하다.


태그:#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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