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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은 오는 8월 8일 개최된다. 중국정부는 올림픽을 계기로 관광객 유치와 홍보에 적극적이고, 세계 방송을 통해 관광지를 알리고 있다. 그 효과 덕분인지 올 들어 중국관광객은 개인, 단체를 통틀어 급증하고 있고, 특히 같은 아시아권 관광객들의 숫자가 매우 증가했다고 현지 여행가이드가 전했다.

베이징의 유명관광지로는 만리장성, 천안문, 자금성, 명13릉, 이화원, 천단공원, 왕푸징거리 등이 대표적인 곳들이다. 한 번쯤 패키지여행을 따라 방문하기도 하며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언급한 이곳 관광지들은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곳들이다. 그만큼 찾아보면 정보나 역사자료들이 많이 있다. 현지 가이드들 또한 이를 위해 공부를 많이 하지만 그들을 전부 믿지 말고 나름대로 사전 준비를 해 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러나 그런 사전지식만으로는 현장의 묘미를 모두 알 수는 없는 법. 일단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하는 것보다 더 좋은 공부는 없다. 현지인과 가이드가 전해 준 이들 유명 관광지의 숨은 이야기들과 직접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최근 베이징의 관광지를 소개한다.

중국 민주화의 현장 천안문, 지금은 '어울마당'으로

천안문광장은 중국 민주화의 역사현장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1989년 6월 4일, 후야오방의 사망을 계기로 광장에 모인 학생과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를 중국 정부가 무력으로 진압한 사건으로, 북경 대학살 사건 등으로도 불린다.

공식 발표로는 민간인 사망자 300여 명, 부상자 7000여 명이 발생한 사건이었지만, 비공식 집계로는 5천여 명 사망, 3만여 명 부상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천안문광장으로 통하는 모든 지하도와 건널목에는 공안요원들이 검문검색을 철저히 하고있다.
 천안문광장으로 통하는 모든 지하도와 건널목에는 공안요원들이 검문검색을 철저히 하고있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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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은 이 천안문 사태에 대해 아직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현지인들은 전한다. 천안문 광장으로 진입하는 모든 지하도에는 공안원들이 검문검색을 하는데, 특이한 점은 외국인을 검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자국민이나 소수민족들에 대한 검문은 지나칠 정도로 철저히 하고 있으며, 특히 큰 가방을 들고 가는 사람은 무조건 검문을 하며 내용물을 모두 확인한다고 한다.

관광객들이 신기한 듯 신랑신부와 기념촬영을 한다.
▲ 천안문광장의 결혼식 관광객들이 신기한 듯 신랑신부와 기념촬영을 한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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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보이는 부부의 표정에서 20년 전의 어두운 역사는 찾아볼 수 없다.
 행복해보이는 부부의 표정에서 20년 전의 어두운 역사는 찾아볼 수 없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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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자금성 바깥 출입구에 있는 화장실이다. 화장실 입구에서 각종 먹거리를 판매한다는게 신기하다.
 이곳은 자금성 바깥 출입구에 있는 화장실이다. 화장실 입구에서 각종 먹거리를 판매한다는게 신기하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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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을 앞두고 자금성 내부도 공사중인 건물이 많다.
 올림픽을 앞두고 자금성 내부도 공사중인 건물이 많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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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살벌한 분위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천안문광장의 넓은 공간은 수많은 젊은이들의 데이트장소가 되고 있고, 삼삼오오 모여서 운동을 하거나 제기차기를 하는 등 자유를 만끽하고 있기도 했다. 또 최근 눈에 띄는 광경은 천안문광장에서 야외결혼식을 하는 젊은이들이 늘었다는 것이며, 이들은 천안문의 또 하나의 구경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다.

명 13릉, '세상에서 가장 재수없는 사람'을 위한 뭔가가 있다

명 13릉의 봉은전 전경. 이 곳을 지나면 성조(영락제) 릉을 만나게된다. 이를 중심으로 주변의 산봉우리가 각각 하나의 무덤이며, 지하 통로로 이어져 있다.
 명 13릉의 봉은전 전경. 이 곳을 지나면 성조(영락제) 릉을 만나게된다. 이를 중심으로 주변의 산봉우리가 각각 하나의 무덤이며, 지하 통로로 이어져 있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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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13릉은 북경에서 서북쪽으로 약 50km 지검 창평현 천수산(天壽山)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명나라 황제 13명의 능이다. 그 중 정릉은 만력제(萬歷帝) 주익균(朱翊鈞)의 능으로 6년에 걸쳐서 조성되었다고 하는데 유일하게 발굴되어 지하 내부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해놨다.

중국인들의 풍수지리에 대한 식견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곳에는 그들이 믿는 '세상에서 가장 재수없는 사람을 위한 공간'이 있다. 명 13릉 입구에 들어서면 봉은전이 나오는데, 그 전 마당 좌우에 각각 있는 '요위'라고 불리던 '신백로'가 있다. 명나라 때 능침제가 끝난 후 '축관'과 '신백'을 태우는 '로(爐)'로써 지금은 그 속에 관광객들이 던져 놓은 돈이 수북이 쌓여 있다.

황금색으로 꾸며진 이것이 '신백로'다.  봉은전 마당 좌우에 하나씩 있다.
 황금색으로 꾸며진 이것이 '신백로'다. 봉은전 마당 좌우에 하나씩 있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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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백로 안에 쌓여있는 돈. 관광객들이 던져둔 이 돈은 '재수없는 돈' 이라 불리며, 돈이 없어 공부를 하지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여진다고.
 신백로 안에 쌓여있는 돈. 관광객들이 던져둔 이 돈은 '재수없는 돈' 이라 불리며, 돈이 없어 공부를 하지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여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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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돈에 대해 묻자, 가이드는 재미있는 얘기를 해준다. 이 돈을 부르는 이름은 우리말로 '재수없는 돈'이란다. 이 돈이 탐이 나는 사람들도 재수가 없을까 봐 훔쳐가는 경우는 거의 없단다. 그런데 의외로 이 '재수없는 돈'은 '장학금'으로 쓰인다고 한다. 이곳뿐 아니라 봉은전과 13릉 모두에 꽤 많은 금액의 돈들이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을 모아 중국내 가난한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인다고.

'재수없는 돈'을 왜 장학금으로 쓰냐는 질문에 현지 가이드는, "중국사람들의 인식에는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가장 재수없는 사람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결국 재수없는 돈을 모아 가장 재수없는 사람을 위해 쓰는 것.

'키' 작으면 입장료 공짜

관광지 입장료를 '키'에 따라 차등을 두고있다. 아이의 그림판을 세워두고 이보다 작은 키는 공짜로 들어갈 수 있다. 글의 내용은 "저보다 큰 사람은 입장료를 내세요" 라는 의미라고.
 관광지 입장료를 '키'에 따라 차등을 두고있다. 아이의 그림판을 세워두고 이보다 작은 키는 공짜로 들어갈 수 있다. 글의 내용은 "저보다 큰 사람은 입장료를 내세요" 라는 의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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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13릉의 특이한 점은 이 밖에 하나 더 있다. 입장료를 정하는 기준이 우리나라에는 보통 성인, 학생, 어린이 등의 나이로 정하지만 이곳에서는 '키'로 나뉜다고 한다. 즉 키가 120cm 이하의 사람이라면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공짜.

이 때문에 난쟁이나 허리가 굽은 노인들은 대부분 무료로 입장이 가능했다고 한다. 그런데 노인들 중에 이를 악용해 입구까지 허리 펴고 걸어왔다가 요금소 앞에서 허리가 굽었다며 떼를 쓰는 경우도 종종 있고, 직원이 노인의 허리를 붙잡고 펴기 위해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을 종종 보는 경우도 있었다고. 그래서 최근에는 이를 막기 위해 굽은키가 아닌 발부터 머리까지의 키를 재도록 규정을 바꿨다고 한다.

공원이든 유원지든 어디서나 "세개 천원" 이라고 유창한 한국어로 외치는 군고구마 장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냄새의 유혹에 달라는데로 주면 손해다. 사는체 하다가 돌아서면 뒤통수에서 "다섯개 천원" 이라며 부른다. 그 때 "한개 더" 라고 하면 천원에 여섯개를 살 수 있다. 맛은 정말 좋다.
 공원이든 유원지든 어디서나 "세개 천원" 이라고 유창한 한국어로 외치는 군고구마 장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냄새의 유혹에 달라는데로 주면 손해다. 사는체 하다가 돌아서면 뒤통수에서 "다섯개 천원" 이라며 부른다. 그 때 "한개 더" 라고 하면 천원에 여섯개를 살 수 있다. 맛은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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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어느 유적지나 공원에는 반드시 있는 '군고구마장사'도 볼거리 중 하나다. 고구마장사라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일본어, 영어, 한국어는 할 줄 안다. 물론 "세 개 천 원" 정도 밖에는 들을 수 없지만….

관광지로서 해결해야 할 과제

위에 언급한 곳 외에 만리장성이나 천단공원, 이화원 등 베이징 내 유명관광지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현대화된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관광상품은 전통 공예품을 비롯한 옛날 물품들이 많았고, 이런 것들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협소하거나 영어를 하지 못하는 현지인들이 판매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또한 가격에 대한 정확한 규제가 되지 않아 동일한 물품이라도 관광지에 따라 제각각인 경우가 많았다.

이 밖에도 올림픽 관광객들을 위한 비즈니스부스 마련이나 숙박시설 등을 구축하는 것 또한 풀어야 할 과제다. 최근 베이징 시내는 평일이면 출퇴근 시간을 막론하고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는다. 이는 급증한 자동차의 숫자와도 연관이 있지만 낮은 교통문화가 결정적이다. 또한 숙박시설이 베이징 시내에만 몰려 있는 것 또한 외국 관광객들에게는 불편한 일. 만리장성이나 이화원 등의 주변에는 외국인을 위한 숙박시설이 많이 없어 베이징 시내까지 교통체증을 감수하며 와야 하는 불편이 있다.

덧붙이는 글 | 다음은 3) 짝퉁천국 중국인의 상술과 4) 패키지여행의 허와실을 이어 게재합니다.



태그:#중국여행, #베이징올림픽, #천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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