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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정국교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의 구속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무혐의처리했던 사안"이라며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금감원은 "혐의가 있어 검찰에 고발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손 대표는 23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이런 사태에 대해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한 뒤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금감원에서 이미 무혐의처리 받은 것을 확인한 바 있기 때문에 검찰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으로 끝날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런데 같은 국가기관인 검찰이 선거후에 이 사건을 집중적으로 조사해서, 새로운 사실관계가 확인된 것도 없는데  당선자 신분으로 증거인멸, 도주우려도 없는 사람을 구속했다"고 비판했다.

 

'야당탄압'이라는 시각이었다.

 

"무혐의 확인"... "형사사건 혐의 내용은 확인 안해줘"

 

그러나 금감원의 설명은 이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금감원 조사분야 관계자는 2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그 내용을 자세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분명히 혐의점이 있어서 3월 말에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 3월 27일 피혐의자들의 이름과 기업을 익명으로 한 뒤 정 당선자의 검찰고발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에 따르면 정 당선자는 '자신이 대표인 H&T회사 주식매입사실을 공시하기 전에, 차명계좌 등을 통해 이 회사주식을 매수'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검찰의 구속사유인 '허위·과장 정보를 공시해 주가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40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와는 다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가 검찰에 고발하면서 자료를 넘길 때는 고발 혐의뿐 아니라 조사한 내용 전체를 넘기는데, 구체적인 조사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당선자 본인과 민주당쪽 은 금감원이 주가조작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서도 금감원은 "행정조치 수준을 넘어 형사사건 혐의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그 처리 여부를 본인에게 알리지 않는다"며 "혐의내용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은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결국 금감원은 주가조작 때문에 고발한 것도 아니었는데, 검찰은 새롭게 조사된 것도 없는 상황에서 구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학규 "야당 탄압"... 박상천 "문제 지적됐으나 당 지도부가 소홀"

 

이 문제를 놓고 손학규·박상천 공동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공개적으로 갈등을 드러내기도 했다.

 

손 대표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박상천 공동대표는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 몇 사람이 정국교 당선자의 주가조작 문제에 대한 검토를 요구했을 때 당 지도부가 소홀히 했던 게 안타깝다"면서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손 대표가 곧바로 "검토를 안 한게 아니라 검토했다. 금감원에서 문제가 없다고 한 것을 확인했다"고 반박하면서 회의장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그 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될 때까지 곁에 앉은 두 사람은 서로를 외면했다. 정 당선자 문제에 대한 당내 시각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정 당선자가 지난해 5월 손 대표의 평양방문에 동행했고, 대선 경선 중에는 중소기업 특보였다는 점에서 손 대표는 이번 사건으로 상당히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당 안팎에서는 검찰수사가 손 대표를 겨냥하고 있다는 말도 돌고 있다.

 

곤혹스런 손 대표

 

손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정 당선자의 구속에 대한 부당성을 주장한 데 이어 "특별당비·차입금에 대한 의혹 부풀리기 진행되는 데 대해서 유감스럽다"는 뜻도 밝혔다. 특별당비는 비례대표 후보들이 공개적으로 자발적으로 모은 것이고, 차입금 10억은 법원에서 공증까지 받은 뒤, 변제일보다 빨리 갚은 것까지 문제삼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에 대해서도 "당국의 부풀리기에 부화뇌동하지 않았으면 한다, 다른 당과의 구색 맞추기를 위해 통합민주당도 하나 끼워넣는 식이면 안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또 "대선 당시 BBK사건 의혹을 제기한 의원들에 대한 줄소환도 야당탄압, 야당 길들이기의 구태가 그대로 재연되는 모습"이라며 "구태의연한 야당 탄압에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정국교#손학규#박상천#통합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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