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기독교 연합체를 표방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금권선거로 인한 도덕성 문제가 집중 비판을 맞았다.
한국기독언론협회는 24일 제7회 기독언론포럼을 한기총 현실과 그 대책-한국교회의 내일을 위한 고뇌'란 주제로 열었다.
올해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는 금권선거로 인해 많은 논란을 빚었다. 심지어 한기총의 가맹교단인 예장합동 측은 '엄신형 당선무효' 소송을 낸 바 있다.
"3억·5억 내겠다는 목사들...한국 기독교 100년사의 가장 추악한 사건"발제에 나선 강춘오(교회연합신문 발행인) 목사는 "지난달에는 대표회장 선거의 불법성 문제는 아직도 한기총이 한국교회 연합기관으로서 그 대표성을 갖기에는 어딘가 어설프고 불안하다는 증거"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강 목사는 한기총에 대해 건전한 공교단으로 보기 어려운 부실 사설교단이 수두룩하다고 질타했다. 특히, 교단신학교도 간판은 내걸었으나 강의도 없고 학사관리도 없이 어디에선가 모여서 한두 학기 시간을 보내고 졸업장을 주는 동시에 목사안수를 하는 신학교 운영과 목사안수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조효근(들소리신문 발행인) 목사도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도덕성이나 영성과 정비례한다고 꼬집었다. 조 목사는 "임원선거 직전에 '나는 3억을 내겠소, 아니오 나는 10억이요' 했던 사안은 한국기독교 100년 역사 속에서 가장 추악하고 서글픈 사건이다, 영원히 돈 장난 같은 것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권남용 또한 도마에 올랐다. 강 목사는 "신학연구위원회와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정체성이 모호하다.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마치 자신들이 한국기독교계의 검찰로 착각하는 언사와 행동을 하고 다닌다"고 주장했다. 그 예로 한기총 이단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모씨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한기총 이단대책 위원장은 검찰총장이고 이대위 위원들은 검찰이란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고 밝혔다.
강 목사는 "자신들이 생각할 때 이단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목사들을 은밀한 장소로 소환해 이단 심문을 하기도 한다. 이는 교권의 남용"이라고 말했다.
한기총의 금권선거와 관련해 강 목사는 "보통 후보 1인당 5억~10억 정도를 써야 하고 10억은 넘겨 써야 당선이 가능하냐는 것"이라며 "명백한 타락선거"라고 질타했다. 더불어 한기총은 3개의 운영국 아래 10개의 특별위원회와 21개의 상임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지만 이들 위원회 가운데는 1년에 한두 차례 모여 임원을 조직하고 식사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곳도 여러 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권선거에 대한 질타는 계속됐다. 박봉규(한기총 인권위원회 부위원장) 목사는 "몇년 전부터 금권선거와 지역주의 그리고 패거리 정치가 난무하는데도 선거관리자들은 불법선거에 대한 직무를 유기했다고 본다, 어떤 선거 관리자는 선거에서 돈의 위력을 공개석상에서 부추겼다고 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한탄했다.
한기총의 행사 취소 요구에 "언론 통제" 반박한편, 한국기독언론협회는 포럼이 열리기 전 한기총이 "사전에 의논이나 협의 없이 진행하는 것에 대해 사과하고 포럼주제를 변경하지 않으면 행사를 취소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기독언론협회는 "한기총에 공문으로 행사계획을 알렸다"며 "행사를 취소하라는 것은 언론 통제이자, 건강한 한국교회를 포기하자는 것과 같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강춘오 목사는 "한기총 개혁위원회가 구성돼 활동을 시작했지만 개혁의지가 있다면 교계 언론협회에 이런 오만한 공문을 보낼 수 있는가"라고 반박했다. 어떤 문제들이 지적되는가를 경청하고 수용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공식적 사과 행사 취소를 요구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처사라는 것.
이날 한기총이 정치권력 집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심창섭(총신대신학대학원) 목사는 "세인들로부터 진부한 보수주의 집단이란 브랜드로 각인돼 시대적인 감각을 상실한 집단으로 인식돼서는 안 된다, 사업은 뒷전이고 임원선출이나 지분 챙기기에 급급한 인상을 남긴다면 기독교인들이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락한 도덕성 회복을 위해 윤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봉규 목사는 각 회원교단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한국교회와 사회적인 문제들(통일된 목사안수 기준과 윤리문제, 재정비리, 교단행정 전횡, 신학관련 가짜학위 문제, 교회실명제, 목사 실명제 등)을 권위 있게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목사는 "한기총의 당면문제는 정치발전보다 경제발전보다 우선해 도덕성발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