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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렴치한 거대기업들의 블랙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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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업 - 그들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가 | 한스 바이스·클라우스 베르너 지음 | 손주희 옮김 | 이상호 감수 | 프로메테우스출판사 | 480쪽 | 1만6800원

검정 책 표지 바탕에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빼곡히 차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 맥도널드, 포드, 엑슨, 월마트, 로열더치셸, 리바이스, 월트디즈니, 네슬레, 델몬트, 로열더치셸, 맥도널드, 바이엘, 월마트, 코카콜라, 화이자, 그리고 국내기업(?)으론 유일하게 삼성의 이름이 들어 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나쁜 기업'들의 명단이다.

이 책은 세계적인 브랜드들의 뒤에 숨겨진 그늘을 조명하고, 노동착취·아동노동·성적추행 등으로 얼룩진 거대기업들의 파렴치한 행태를 객관적인 통계와 자료의 제시를 통해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자료는 정확했고, 기업의 반격은 없었다. 헝가리와 콩고에서는 직접 저자들이 파렴치한 사업가 행세를 하며 극악무도한 인권침해 현장을 찾기도 했다.

2001년 초판이 출간된 뒤 독일에서 해당 기업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헝가리에선 보건국장이 사임하는 일마저 벌어졌다. 또 스위스 내의회사 트라이엄프는 여성 고객들의 분노에 찬 항의를 받고 미얀마 군사정권과의 협조관계를 포기하기도 했다. 50개가 넘는 '나쁜 기업'들의 실태와 함께 항의서한을 발송할 수 있는 주소와 담당자까지 부록으로 수록했다. 참고로 저자들이 뽑은 '나쁜 기업'의 금은동 메달은 바이엘, 엑슨모빌, 마텔.

묵살된 '진실'을 담은 44개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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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우리가 모르는 미국 그리고 세계 | 노엄 촘스키 지음 | 강주헌 옮김 | 시대의창 | 288쪽 | 1만2000원

스스로를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로 부르는 미국의 언어학자이자 사회비평가인 저자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뉴욕타임스> 신디케이트(신문기사 배급사)에 기고한 44편의 칼럼을 모았다. 그러나 이 칼럼 가운데 정작 <뉴욕타임스>에는 한 건도 실리지 못했다. 그만큼 미국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계를 향한 미국의 오만방자함을 비판하는 글들을 계속 발표하며 '미국의 양심'을 대변해온 저자는 이 칼럼집에서도 이라크전쟁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 이상한 전쟁'이고, 유엔은 '허수아비'고, 이슬라엘은 '중동의 문제아'라고 거침없이 비판하고 있다. 각 칼럼은 약 1000단어 내외로 간략하나 미국의 감춰진 음모를 드러내기엔 충분하다. 올해로 산수(傘壽, 80세)의 나이에 접어든 저자가 계속 건필하기를!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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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화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 1·2 | 이이화 지음 | 파란하늘 | 각권 184쪽· 220쪽 | 각권 1만1000원

역사문제연구소장, <역사비평> 편집인 등을 역임하며 역사의 대중화에 힘써온 저자가 우리나라 역사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을 위해 한국사를 할아버지가 손자 손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쉽게 풀어썼다. 인류가 한반도에 정착하기 시작한 때부터 1987년 6·10 민주항쟁까지의 역사를 2권에 담았다. 1권은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 초기까지', 2권은 '조선시대 중기부터 근대까지'.

저자는 왕조 중심으로 서술된 기존 역사책과 달리 일반 백성의 생활상과 법제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부분은 '조금 더 생각해 보아요'로 보완했으며 친절한 자료와 지도를 통해 이해를 돕고 있다. 다만 반만 년 역사를 약 400쪽에 담다 보니 전개가 좀 숨가쁘기도 하다. 초등학교 저학년보다는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읽기에 적당할 듯. "한 민족이나 국가의 구성원은 자기 역사를 모르면 그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없으며 공동체의 문화를 이룩할 수도 없습니다.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입니다."

미학과 미술사를 접목한 흥미진진한 미술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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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Ι - 미학의 눈으로 읽는 고전 예술의 세계 |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364쪽 | 1만7000원

"이 책은 미학과 미술사를 접목하여 예술 감각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진진한 미술사 이야기예요. 형태, 색깔, 빛깔 등 미술의 구성 요소들을 통해 각 시대 예술의 형상화 원리를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였고, 더 나아가 그 바탕에 깔려 있는 각 시대의 미학적 관념을 명쾌하고 시원하게 드러내려 했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미학과 미술사를 접목한 특별한 구성으로 미술사를 읽으면서 동시에 저절로 미술의 체계론을 익힐 수 있다. 미술의 근본요소인 형태와 색채에서 출발해 공간을 재현하는 투시법 등으로 이어지며 미술의 형식과 내용을 풀어간다. 미술사 여행은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에서 출발해 중세와 르네상스를 거쳐 20세기 직전의 모더니즘까지를 다루고 있다. 각장마다 미술사에서 주요한 비평가의 저서와 논문 등을 선정해 그것으로 미술사를 구성하는 방식을 취한 것도 독특하다. 모더니즘을 본격적으로 다룰 2, 3권을 포함해 앞으로 4권까지 발간할 계획.

전쟁 노예가 들려주는 삶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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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재해석한 이솝우화 전집 | 이솝 지음 | 송경원 옮김 | 하늘연못 | 394쪽 | 1만2900원

전쟁 노예로 태어났으나 명석한 지혜로 노예 신분에서 해방된 이솝. 그가 남긴 우화로 일컬어지는 500여편의 작품 가운데 유사한 주제를 가려 총 448편을 뽑았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알려진 '양의 가죽을 쓴 늑대' '해와 바람' '황금알을 낳는 암탉' '양치기 소년과 늑대' '박쥐의 선택' 등이 수천년의 시공간을 뛰어넘어 우리 삶의 가치와 진실과 그 의미를 전한다. 과문한 탓인지 '새롭게 재해석한' 부분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대부분 1쪽에 2편의 우화가 실릴 정도로 내용은 짧다. 그 가운데 한 편을 옮겨본다. "한 나그네가 길을 가다가 버려진 칼 한 자루를 발견했다. 나그네는 칼을 주워들고 그것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누가 너를 잃었을까? 네 주인이 널 얼마나 애타게 찾고 있을지 걱정이구나.' 그러자 칼은 나그네에게 조용히 대꾸했다. '날 잃은 사람보다, 내게 목숨을 잃은 많은 사람들이 걱정이지요.'"('칼과 나그네')

느리게, 빠르게,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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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 최인호 선답에세이 | 최인호 지음 | 백종하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304쪽 | 1만1800원

'나는 삶보다 숭고한 종교도, 가족보다 신성한 경전도 알지 못한다.' 45년의 문학인생을 살아온 저자의 45편의 산문을 '일상' '욕망' '해탈'이라는 주제로 묶었다. 그의 책 한 권 안 읽었더라도 그의 이름을 모르기 어려운 인기작가이지만 글에는 '작가 최인호'는 없다. 그저 세상살이에 조금 모자라고 잔정이 많으면서도 표현이 서툰 어수룩한 '인간 최인호'가 있을 뿐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저자는 가톨릭 신자다. 하지만 그는 승려들과 교우하며 불경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살고 있기에 그의 글은 범신론의 경지에 이른 삶의 모습을 엿보게 한다. 이 책에 굳이 '선답에세이'라는 부제를 붙인 이유다. 요즘은 저자의 삶의 화두는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제1악장이라고 한다. '느리게, 빠르게,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연대의 이상(理想)은 한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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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연대란 무엇인가 - 연대의 역사적 기원, 변천, 그리고 전망 | 라이너 홀 지음 | 최성환 옮김 | 한울아카데미 | 248쪽 | 1만7000원

책은 '연대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테제로 시작한다. 전통적인 오래된 연대 형식이 변화하는 현재의 사회 현실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오래된 연대란 동등한 사람들 사이에서의 관계'였다. 저자는 위기에 빠진 연대의 미래로 '공동체와 집단의 한계를 넘어선 타자와의 연대'를 제안한다. "집단 연대는 집단이기주의에 불과하다. 포괄적인 것이 아니면 진정한 연대가 아니다." 그래서 "연대의 이상(理想)은 한계가 없다".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 노동자연대의 현실을 따끔하게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에서) 특정한 사회적 집단이 다른 집단을 적대적으로 대한다는 사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자동차 공장에서 여성 노동자의 투쟁은 잘 조직화된 남성 노동자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이 두 집단이 급진적 노동조합에 함께 속해 있으면서도 말이다."

창조성은 어디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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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마인드 | 하버트 마이어스·리처드 거스트먼 지음 | 강수정 옮김 | 에코리브르 | 352쪽 | 1만8000원

요즘 '크리에이티브' '창조(성)'이란 단어가 어디서나 인기다. 심지어 정당의 명칭으로까지 사용될 정도니. 그럼 창조성이란 무엇이고, 그것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저자는 창조성이란 키워드로 작가, 화가, 디자이너, 예술가, 건축가, 사업가 등 자기분야에서 성공한 20명에게 창조성에 대한 그들의 철학을 직접 묻고 그 내용을 그들의 입말로 옮겼다.

그럼 결론은? 창조성은 '바로 이것'이란 정답은 없다. 20인 20색의 창조철학을 소개함으로써 독자가 '창조적으로' 그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을 뿐이다. 다만 공통적인 단어는 모험, 꿈, 소통, 영감, 동기부여, 추진력, 행동 등등이고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아이디어라는 데서 힌트를 얻을 수 있겠다.


나쁜 기업 - 그들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가

한스 바이스.클라우스 베르너 지음, 손주희 옮김, 이상호 감수, 프로메테우스(2008)


태그:#이주의 새책, #이솝우화전집, #나쁜 기업, #최인호, #서양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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