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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진짜 '성화 봉송'이다! 27일 오후 티베트평화연대는 '2008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 에 대응해 최근 유혈사태로 번지고 있는 티베트의 상황을 호소하기 위해 "티베트의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의 성화 봉송' 행사를 열었다.
ⓒ 문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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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티베트 사람입니다. 티베트 독립 위해서 매년 하는 행사를 (티베트에서) 3월에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총칼로 진압했습니다."

27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티베트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의 성화 봉송''에 참여한 뗀진은 유창한 한국어로 말했다. 그는 티베트인이다.

27일 오후 올림픽 성화가 올림픽 공원에서 출발한 뒤 서울 시내를 '비밀리에' 달릴 때, 서울 탑골공원에선 '티베트 평화연대' 주최로 '티베트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의 성화 봉송''이 시작됐다. 평화 성화 주자 33인은 티베트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의 성화를 들고 광화문 사거리까지 걸었다. 평화의 성화엔 타오르는 불꽃대신 빨간색 장미꽃을 하얀색 안개꽃이 둘러쌌다.

김효진양(은평초 4학년)을 시작으로 탑골공원에서 출발한 '평화의 성화'는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임순례 영화감독, 한홍구 교수 등을 거쳐, 나눔의 집 강일출 할머니를 끝으로 광화문 네거리에서 끝났다. '평화의 성화 봉송'을 따르는 시위대 100여 명은 "더는 죽이지마라", "학살을 중단하라", "티베트에 자유를", "티베트에 평화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걸었다.

시위 중간에 깜짝 퍼포먼스도 열렸다. 걸어가던 시위대 앞에서 갑자기 군복을 입은 남성이 달려들어 티베트인처럼 보이는 여인의 목을 졸랐다. 시위대 행진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그 남성은 여인의 목을 조르고 여인을 패대기쳤다. 티베트 사태를 표현한 퍼포먼스다.

또 앞에서 대여섯 명은 '오체투지'를 벌였다. 대여섯 발자국을 걷다가 멈춰 절하듯이 숙였다가 온몸을 펴서 땅에 엎드렸다. 오체투지는 자기 자신을 낮추며 불교신자가 불, 법, 승 삼보께 올리는 예법이다. 양 무릎, 양팔꿈치, 이마 다섯 부분이 땅에 닿는다고 해서 '오체투지'라고 하며 티베트에서 순례자들이 오체투지로 기도를 하기로 유명하다.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가27일 오후 서울 종로거리에서 티베트평화연대 주최로 열린 티베트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의 성화 봉송'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가27일 오후 서울 종로거리에서 티베트평화연대 주최로 열린 티베트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의 성화 봉송'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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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임순례 감독, 홍세화, 한홍구 교수 등 참석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는 "티베트의 문제는 티베트인들이 결정할 일이지, 중국이 티베트인을 무력 진압할 권리 없다"며, 이번 '평화의 성화' 봉송에 주자로 나선데 대해 "특히 우리는 역사에 많은 주권 유린이 있는 나라로써 어느 나라보다 티베트 국민이 겪는 고통에 힘을 보태야할 의무가 있다. 정부 차원에 방기하고 외면하고 있어 진보신당이 앞장서서 국민들에게 자유, 평화의 신념을 표현하고자 나섰다"고 밝혔다.

또 심상정 대표는 "2000년도에 달라이라마 방한이 추진됐을 때도 우리 정부는 20억 달러를 자유, 평화, 인권과 엿 바꿔 먹어 수치심과 강한 자괴감을 느낀 적이 있다"며 "이라크 파병을 하고 전 세계 침략전쟁에 참여하는 등 침략국가 일원으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세계에 평화국가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재정립하려 한다"고 말했다.

평화의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도 "(티베트 사태는) 인권문제다. 그런데 억압 받는 티베트 사태에 우리 시민사회가 너무 침묵했다"며, "일제 강점기 때 자치정부를 일제가 탄압하는 상황에 제3국이 침묵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역지사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든 임순례 감독 역시 '티베트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의 성화 봉송'에 역시 봉송 주자로 참여했다. 임순례 감독은  "난 여기 참여한 '티베트의 친구들' 회원이다. 원래 (티베트에) 관심 있었다"며, "아까 한남대교를 건너오는데 성화가 건너온다고 병력들과 중국 유학생들이 맞을 준비를 하더라. 올림픽 성화가 전 세계 도는데 점점 더 많은 사람들 축복을 받으며 오는 게 아니라 비밀리에 오고 있다. 그만큼 중국 정부가 구린 게 있지 않나"고 꼬집었다. 또 임 감독은 "정말 티베트 민중이 원하는 것에 귀 기울여 세상에서 폭력을 밀어내고, 티베트인들에게 자유와 전 세계 평화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화의 성화 봉송 첫 번째 주자로 꽃 성화를 든 김효진 양(은평초 4)은 이번 티베트 평화 기원 행사에 참여한데 대해 "엄마도 참여했어요. 엄마랑 같이 해요"라며 수줍어 했다.

 티베트평화연대 회원들이 고통받는 티베트 사람들의 현실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티베트평화연대 회원들이 고통받는 티베트 사람들의 현실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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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류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 개최할 자격 없어

'티베트 평화의 성화 봉송 참가자 일동'은 '티베트 평화 선언문'을 통해 " 지금 이 순간 중국정부의 야만적 탄압과 학살에 굴함 없이 평화와 인권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티베트인들에게 지지와 연대의 헌사를 아낌없이 바친다"며 "티베트는 티베트인의 것이고, 주인 된 자로서 언어와 문화, 종교를 지키기 위하여 벌이는 티베트인들의 노력은 모두 정당한 것이다. 이러한 정당한 요구를 군홧발과 탱크로 짓밟는 중국 정부는 모든 세계인의 비난을 받아 마땅하며, 인류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을 개최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또 '티베트 평화의 성화 봉송 참가자 일동'은 "후진타오는 달라이 라마와 조건 없이 대화하라. 중국은 티베트인에 대한 인권유린을 중단하고 국제기구의 방문조사를 허용하라. 중국정부는 티베트에 대한 문화학살 중단하고, 티베트인의 종교와 문화 자치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티베트 평화의 성화 봉송은 5시쯤 광화문 사거리에서 끝났다. 시위대가 종각을 지날 무렵부터 시위대 길 건너편에 모여든 중국 유학생들은 중국 국기인 빨간색 오성홍기를 휘날리며 "쫑구요, 짜요"(중국 파이팅)를 외쳤다. 시위대는 잠시 '침묵 시위'를 벌였다.

광화문 사거리 교보건물 옆에서 티베트 평화를 외치는 시위대가 '평화의 성화 봉송' 마무리 행사를 할 때도 횡단보도 건너편 동아일보 옆엔 중국 유학생들이 속속 몰려들었다. 중국인들은 '티베트 평화'를 외치는 시위대를 향해 "쫑구요 짜요"를 외쳤고, 급히 막아선 경찰들과 대치하기도 했다.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행사를 보기 위해 나온 중국인들이 27일 오후 서울 세종로네거리에서 티베트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의 성화 봉송' 행사를 열고 있는 티베트평화연대 회원들을 향해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행사를 보기 위해 나온 중국인들이 27일 오후 서울 세종로네거리에서 티베트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의 성화 봉송' 행사를 열고 있는 티베트평화연대 회원들을 향해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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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성홍기를 든 중국인들.
 오성홍기를 든 중국인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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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성화#성화 봉송#티베트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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