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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열린 '<엄마가 뿔났다> 한·미 쇠고기 협상 철회를 촉구하는 엄마들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이명박 대통령, 민동석 협상대표, 광우병 미국소를 밧줄로 묶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30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열린 '<엄마가 뿔났다> 한·미 쇠고기 협상 철회를 촉구하는 엄마들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이명박 대통령, 민동석 협상대표, 광우병 미국소를 밧줄로 묶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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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뿔났다> 한·미 쇠고기 협상 철회를 촉구하는 엄마들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엄마가 뿔났다> 한·미 쇠고기 협상 철회를 촉구하는 엄마들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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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 '미친 소'가 나타났다. 소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춤을 춘다. 그러자 뿔난 엄마들이 나선다. 이들은 밧줄로 힘겨루기를 한다. 이내 '미친 소'와 이 대통령은 엎어졌고, 밧줄로 꽁꽁 묶인다. 엄마들은 환호성을 울렸다.

30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벌어진 '소비자, 엄마들이 뿔났다'는 제목의 퍼포먼스였다. 이는 한미 쇠고기 협상을 풍자하는 내용으로 시민단체 회원들의 작품이다. 이를 지켜보던 몇몇 시민들도 "옳다"며 지지를 보냈다.

이날 퍼포먼스는 주부들이 주축이 된 iCOOP생협연합회(옛 한국생협연합회)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등 시민단체 기자회견의 한 장면이었다. 시민단체 회원 50여명은 "검역·건강 주권 포기한 한미 쇠고기 협상 즉각 철회하라"고 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모두 빨간 뿔을 머리에 달았다. 이정주 iCOOP생협연합회장은 "엄마들이 맘에 응어리가 져 머리에 뿔이 솟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엄마도 아빠도 뿔났다, 소비자들도 뿔 붙여 쇠고기 협상을 철회시키자"고 외쳤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한 한 회원은 '우리 아이들 급식에도, 우리 형 군대 짬밥에도 광우병 위험성이 높은 미국산 쇠고기가 둥~둥~'이라는 팻말을 높이 들었다. 엄마와 함께 기자회견에 나온 4살짜리 어린 아이는 "엄마 광우병 쇠고기가 싫어요"라는 팻말 옆에 섰다.

"우리가 애완동물보다 못하냐"

먼저 발언대에 선 이정주 회장은 한미 쇠고기 협상 결과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아이들은 급식하고, 남편은 외식하는 데 어떻게 안심할 수 있느냐, 국민건강을 무시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냐"고 성토했다.

그는 또한 "2004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애완동물에게 30개월 이상 된 동물 사료를 먹이지 말라고 했다, 우리가 애완동물보다 못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박석운 범국본 공동집행위원장은 "캠프 데이비드 숙박비가 너무 비쌌다, 우리로 인해 일본·대만·중국도 광우병 쇠고기를 수입해야 할 처지가 됐다"며 "우리 정부가 국제적인 민폐를 끼쳤다,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을 광우병 통제국으로 평가했는데, OIE는 미국 돈으로 운영되는 미국어용단체"라고 강조했다. "소의 모든 부위를 먹는 우리는 광우병 위험이 어느 나라보다 크다"고 덧붙였다.

'<엄마가 뿔났다> 한·미 쇠고기 협상 철회를 촉구하는 엄마들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민동석 협상대표가 광우병 미국소와 어깨동무를 하고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엄마가 뿔났다> 한·미 쇠고기 협상 철회를 촉구하는 엄마들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민동석 협상대표가 광우병 미국소와 어깨동무를 하고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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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뿔났다> 한·미 쇠고기 협상 철회를 촉구하는 엄마들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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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서민들 광우병 위험 쇠고기 먹을 의무 없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도 참석했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심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은 도시 서민들이 값싸고 질 좋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게 되었다고 했는데, 노동자·서민들은 광우병 위험 쇠고기를 먹을 의무가 없고, 가족과 아이들의 행복을 지킬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미국산 쇠고기 협상이 한미FTA 비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연내에 한미FTA 비준 가능성이 없는데도, 미국 하원이 주장하는 쇠고기를 내줬고, 이젠 상원이 주장하는 자동차협상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5월 7일로 예정된 쇠고기 청문회에 대해서 우려를 나타냈다. 심 대표는 "당국은 청문회에서 '문제제기하는 의원들은 떠들어라'는 입장을 보일 거고, 200여명의 범한나라당 의원이 지배하는 국회에서 쇠고기 협상 철회 가능성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 시민단체는 앞으로 학교·병원·군대·공장 등 집단급식소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사용되는 것을 적극 막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석운 범국본 공동집행위원장은 "집단급식소와 미국산 쇠고기 안 쓰고 안 먹기 협약을 맺는 등 범국민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오는 5월 3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광우병 잡는 날 토요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퍼포먼스, 퀴즈대회, 시민자유발언대 등의 행사가 계획돼있다.

이들 또한 5월 7일 쇠고기 청문회를 앞두고 6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쇠고기 협상 철회를 촉구할 예정이다.

'<엄마가 뿔났다> 한·미 쇠고기 협상 철회를 촉구하는 엄마들 기자회견'에서 한 어린이가 피켓에 쓰인 글씨를 들여다보고 있다.
 '<엄마가 뿔났다> 한·미 쇠고기 협상 철회를 촉구하는 엄마들 기자회견'에서 한 어린이가 피켓에 쓰인 글씨를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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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미국산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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