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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물과 광양만의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인 섬진강 하류에서 난 재첩이 품질이 좋아 가장 알아준다.
▲ 재첩 섬진강물과 광양만의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인 섬진강 하류에서 난 재첩이 품질이 좋아 가장 알아준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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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가의 작업장에서 아낙네들이 재첩 선별작업을 하고 있다. 조개껍질과 씨알이 작은 재첩을 손으로 일일이 골라낸다. 강에서 채취하는 일은 새벽 4시부터 오전 10시 사이에 배 3척을 이용해 작업을 한다. 2명이 1개조가 되어 걸그물(자망)로 건져낸다.

“씨알이 자잘한 것을 골라 강에 다시 뿌려요.”

섬진강에서 자라는 민물조개가 재첩이다. 재첩은 숙취해소와 피로회복에 좋고 국물이 시원하고 맛이 그만이어서 그 인기가 대단하다. 섬진강물과 광양만의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인 섬진강 하류에서 난 재첩이 품질이 좋아 가장 알아준다.

섬진강가의 작업장에서 아낙네들이 재첩 선별작업을 하고 있다.
▲ 재첩 선별작업 섬진강가의 작업장에서 아낙네들이 재첩 선별작업을 하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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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껍질과 씨알이 작은 재첩을 손으로 일일이 골라낸다.
▲ 재첩 조개껍질과 씨알이 작은 재첩을 손으로 일일이 골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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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시작한 재첩 잡이는 7~8월이 절정

섬진강의 재첩 잡이는 최근에는 주로 배를 이용해서 잡아내지만 여름철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떼 지어 강물에 들어가 작업을 한다. 모래 바닥을 거랭이로 걷어 올려 물가에서 재첩을 골라낸다. 기다란 대나무에 쇠갈퀴를 매단 게 바로 거랭이다. 쇠갈퀴는 모래가 빠져나갈 수 있게 날이 촘촘하게 만들었다.

섬진강가에서 만난 전남 광양 진월면 송월정보화마을 서무열(54)위원장. 그는 섬진강에서 재첩 잡이를 한 게 올해로 30년째라고 한다. 섬진강 모래땅에서 4월부터 시작한 재첩 잡이는 7~8월이 절정이다. 10월말까지 약 7개월간 채취를 한다.

“아~ 섬진강, 정말 좋은데요.”
“섬진강 물길은 내가 훤하지, 재첩은 모래땅에서 잘 커”

“씨알이 너무 작아요,”
“홍수나면 한방에 가버려, 그래서 씨알이 작아.”

“이 작은걸 어떻게 껍데기를 다 깐대요?”
“삶으면 다 나옵니다. 알이 동동 떠요.”

재첩국, 가공제품 만들어 올해부터 전국에 판매

전남 광양 진월면 송월정보화마을 서무열위원장
▲ 송월정보화마을 전남 광양 진월면 송월정보화마을 서무열위원장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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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0g들이 봉지로 만들어 5개입 1박스에 2만원이다. 500g 한 봉지면 2인이 먹을 수 있는 양이다.
▲ 재첩국 500g들이 봉지로 만들어 5개입 1박스에 2만원이다. 500g 한 봉지면 2인이 먹을 수 있는 양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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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5일에 한번 작업하는데 수확량은 500~600kg이다. 여름철 절정기에는 하루에 1t가량을 잡는다. 많이 잡히면 가격이 하락한다.

“재첩은 지금이 제일로 맛있을 때여, 5~6월 지금이 딱 제철 이제.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에는 맛이 덜해.”

서 위원장은 재첩을 몇 년씩 키워야 하는데 해마다 여름철 우기에 홍수가 나서 싹 쓸고 가버려 씨알이 작다고 한다. 서씨는 아주머니들이 선별해 놓은 재첩을 자루에 담는다. 재첩의 산지가격은 30kg 1포대에 8만5천원이다.

삼봉수산의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한 서씨는 광양시로부터 식품허가를 받아 이웃 5개 농가와 함께 가공제품을 만들어 올해부터 시중에 판매할 예정이다. 500g들이 봉지로 만들어 5개입 1박스에 2만원이다. 500g 한 봉지면 2인이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봉지를 해동하여 끓이면 재첩국이 된다. 기호에 따라 부추 등을 넣으면 뽀얀 재첩국 완성이다.

‘재첩마을’의 꿈 이룰 터...

광양 진월면 송금리 금동마을, 강 건너는 경남 하동의 목도리다.
▲ 섬진강 광양 진월면 송금리 금동마을, 강 건너는 경남 하동의 목도리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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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조개에 비해 칼로리가 높은 재첩은 단백질, 탄수화물, 칼슘, 비타민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필수아미노산인 메티오닌 성분이 많아 조혈과 숙취해소에도 좋다. 눈을 맑게 하고 지방간이나 황달 등의 간 질환에도 효능이 있다고 한다.

선명한 우윳빛의 시원한 재첩국도 그만이지만 사실은 재첩은 회로 먹어도 좋다. 살짝 데친 애호박과 양파, 오이 등의 신선한 재료를 초고추장에 버무려 내온 재첩회를 밥과 함께 비벼낸 재첩비빔밥은 그릇의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숟가락이 멈추지 않는다.

“재첩이 정말 그리 좋아요?”
“제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재첩이 간에 최곱니다.”

“25년 전 집사람(아내)이 황달로 고생했는데 약방에 약 지으러 가니까 약사가 아내의 얼굴을 보더니 아무것도 먹지 말고 그냥 재첩만 묵으라고 그래. 삶아서 국하고 알하고 같이 먹은 거지. 약사의 말마따나 재첩만 두세 달 먹고 병이 다 나았어.”

“그래서일까?“ 그는 어느 누구보다 더 재첩에 대한 애착이 많다. ‘송월 정보화마을’의 이름도 ‘재첩마을’로 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그는 말한다. 서 위원장의 작업장은 광양 진월면 송금리 금동마을, 강 건너는 경남 하동의 목도리다. 섬진강을 닮은 그의 표정에서 진한 삶의 향기가 풍겨온다.

선명한 우윳빛의 시원한 재첩국도 그만이지만 사실은 재첩은 회로 먹어도 좋다.
▲ 재첩회 선명한 우윳빛의 시원한 재첩국도 그만이지만 사실은 재첩은 회로 먹어도 좋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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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재첩, #섬진강, #송월정보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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