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영남권에도 발생한 가운데, 자치단체와 양계농가들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일까지 영남권에서는 울산 울주, 경북 영천, 대구 수성, 부산 기장 등 10여곳에서 AI(의심)가 발생했다.

 

자치단체와 양계농가들은 소규모 토종닭 중간상인을 통해 AI가 전파,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책을 긴급히 마련해 확산을 막기로 했다.

 

이날 경남도는 "이번 영남지역 AI 발생은 재래시장에서 감염 오리와 접촉한 토종닭을 구입한 식당이나 자가 소비를 목적으로 사육하는 농가에서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 양산의 한 양계농장 주인은 "대규모 사육하는 기업농은 체계가 잡혀 있다. 하지만 작은 규모로 하고, 토종닭을 키워 파는 농가가 문제다"면서 "토종닭의 유통을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기관에 건의하고 싶은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방역 등의 지원도 어느 정도 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토종닭의 유통을 막을 수 있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기관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토종닭 유통이 되지 않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경남도는 소규모 중간상인을 통한 토종닭 AI 발생과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보완대책을 마련해 모든 시·군과 축산진흥연구소(지소)에 대책을 시달했다.

 

경남도는 AI 방역상황을 고려해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토종닭과 오리를 판매하는 재래시장에 대해 예방적 방역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경남도는 닭과 오리 생축 판매시 음수, 분변 등 시료를 채취하고 검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또 자치단체는 가축전염병예방법(가축집합시설의 사용정지 등) 규정에 따라 5일장 등 재래시장에서 닭과 오리를 판매하는 행위를 제한하도록 했다. 또 재래시장과 식당에 닭과 오리를 운반하거나 판매용도로 이용되는 차량에 대해 인근 도축장에서 주1회 이상 세척한 뒤 소독필증을 받도록 했다.

 

"언론사 취재도 좀 자제해 달라"

 

AI 바이러스가 영남권까지 퍼지자 공무원과 양계농장 주인들은 AI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한 사람이라도 양계장에 출입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2일 오후 한 자치단체 공무원과 한 농장 주인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양계농가에 가보려고 하는데요. 추천할 만한 농가가 있나요?"

"지금 못 갑니다. 안돼요. 그렇지 않아도 기자들 때문에 골치가 아파요."

"왜 그러는데요. 그러면 농가 반응을 어떻게 알아요?"

"이리저리 다닌 기자들이 양계장에 들어가면 어떻게 돼나요. 안됩니다."

 

"○○○ 사장님이시죠. 양계장에 한번 가보고 싶은데요. 가능할까요?"

"안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기자들이 이리저리 다니면서 균을 퍼뜨린다는 말도 있는데요."

"소독 다 하고 들어가면 돼잖아요?"

"그래도 안됩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 양계장에 들어오겠다고 하는 사람은 기자들밖에 없네요. 좀 참으세요."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닭과 오리, 계란을 이동시키지 못한다. 사람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면서 "며칠 사이 중앙과 지역 언론사들이 취재를 하기 위해 양계장에 들어가겠다고 하는 것을 제발 참아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양산의 한 양계농장 주인은 "도로 입구에서 소독을 하고 있는 데까지만 올 수 있다. 양계장에는 들어오지 못한다"고 밝혔다.

 

경남도와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등 영남권 광역자치단체는 3일부터 5일(어린이날)까지 연휴 기간 동안에도 비상근무한다. 경남도청 관계자는 "연휴 동안에 비상근무를 하도록 시·군에 공문을 내려보냈다"고 말했다. 이들 자치단체는 고속도로 나들목 등에 가축방역장비를 갖춰 놓고 활동을 벌이고 있다.

 

양산시청 관계자는 "자치단체는 소독지원도 하고 농가마다 자체적으로 소독하고 있다"면서 "매일 관찰하고 있는데 산란율이 떨어지거나 자연폐사보다 많이 죽을 경우 신고를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AI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