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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김용갑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 강재섭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김용갑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 강재섭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박근혜 의원 등이 7일 국회에서 열린 김용갑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 내빈소개를 받으며 박수치고 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박근혜 의원 등이 7일 국회에서 열린 김용갑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 내빈소개를 받으며 박수치고 있다. ⓒ 남소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강재섭 대표와 약 한 달만에 공개석상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두 사람은 7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김용갑 의원 출판기념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 날 두 사람은 짧은 목례와 악수만 했을 뿐 별다른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 박 전 대표와 강 대표는 김용환 상임고문, 이홍구 전 국무총리, 김수한 전 국회의장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앉았다.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지난 달 11일 박 전 대표는 부친상을 당한 강 대표를 조문한 적이 있다. 그 후 두 사람은 '친박' 복당 문제로 언론을 사이에 두고 입씨름을 벌여왔다. 

 

박 전 대표는 지난 달 25일 기자간담회까지 자청해 친박 복당을 촉구했다. 전날에도 "당 지도부의 결정을 무한정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사실상 강 대표를 겨냥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강 대표로서는 이날 자리가 편할 리 없었다. 게다가 이 날 행사에는 한나라당 뿐 아니라, 친박연대, 친박 무소속 연대로 당선된 친박 의원 2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 주인공인 김 의원이 박근혜계의 어른격이라서다.

 

이 때문인지 강 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한 뒤 박 전 대표의 축사까지만 듣고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김용갑 "박근혜, 큰 정치 하시라... 아내, 이 자리 같이 서게 돼 행복"

 

김용갑 의원은 이 날 출판기념회로 '탈 여의도'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그간 책 집필에 매달려왔다. 특히 책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의욕만 앞설 뿐 민심과 따로 간다"며 거침없는 쓴소리를 던져 주목을 받았다.

 

김 의원은 자서전에서 아내인 김하야씨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한껏 드러내기도 했다. 김 의원은 10년 전 김씨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래 극진한 간호를 해온 '애처가'로 유명하다. 이날 김씨는 불편한 몸에도 환한 미소로 내내 김 의원 곁을 지켜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김 의원은 "국회를 떠나는 사람의 출판기념회에 누가 오겠나 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줘 '내 삶이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또한 김 의원은 "보수정권이 들어섰으니 이제 내 할 일은 끝났다. 이제 뒤에서 응원이나 하자는 생각에서 불출마를 결심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에게 할 말도 있고 서운한 점도 있지만, 보수정권이 실패하면 안된다. 우리가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때 자신이 지지했던 박 전 대표에게도 애정을 표시했다. 김 의원은 "그간 박 전 대표에게 어려운 과정이 많았지만 큰 정치를 해달라는 부탁을 드린다"며 "다음에는 박 전 대표 같은 훌륭한 분도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아내 김씨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고백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에 당선된 지 2년 만에 아내가 쓰러져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말도 못할 정도로 몸이 망가졌다"고 돌아봤다. 김 의원은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이만큼 회복돼 오늘 이 자리에 같이 서줘서 이 이상 행복할 수가 없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김용갑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 김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김용갑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 김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박근혜 "김용갑, 저에게 소중한 어른... 짙은 향기 남겨 부럽다"

 

박 전 대표는 축사를 통해 "기쁜 자리인데 한편으로는 정치의 큰 대들보가 빠지는 느낌이어서 착잡한 기분도 든다"며 "김 의원은 저에게도 참으로 소중한 어른이었다"고 말했다.

 

또 박 전 대표는 "우리나라 안보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김 의원의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아왔다"며 "김 의원은 '대쪽'을 넘어 '강철'같은 소신을 가진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그는 "내 개인적인 바람은 정치를 그만 뒀을 때 '향기 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것인데 김 의원이야말로 짙은 향기를 남겼다. 부럽다"고 덧붙였다.

 

강재섭 대표도 "김 의원은 개인의 욕심이 아닌 대의를 위한 원칙과 소신을 지켜온 분"이라며 "권력 앞에 당당하고 후배한테는 자상한 선배였다"고 말했다. 또한 "현실 정치를 떠나더라도 나라가 중심을 잃을 때에는 나서서 한 말씀씩 해달라"고 부탁했다.

 

역시 17대 국회를 끝으로 의원직을 마감하게 되는 강 대표는 "김 의원이 책에서 (불출마를 두고) 12년 만에 마약을 끊었다고 표현했는데 저도 20년 만에 끊게 됐다, 몸 속에 마약이 너무 깊게 배어 잘 끊어질지 모르겠지만 노력해보겠다"고 우스개를 하기도 했다.

 

이날 김 의원의 출판기념회에는 한나라당과 범한나라당(친박연대·친박 무소속 연대) 의원 50여명이 참석했다. 자유선진당에서는 심대평 대표와 조순형 의원이, 통합민주당에서는 김종인·이승희 의원이 얼굴을 비쳤다.

 

또한 김 의원의 지역구인 밀양·창녕에서 올라온 지지자 등 250여명이 몰렸다.

 

박근혜-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 오찬 회동

 

이에 앞서 박 전 대표는 이날 낮 12시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를 만나 약 2시간 동안 오찬을 함께 하며 얘기를 나눴다. 박 전 대표는 그러나 이날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적인 만남이 아니다"라며 입을 다물었다.

 

박 전 대표는 출판기념회장에 들어서는 길에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대사를 만나) 여러가지 한·미 관계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며 구체적인 화제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만난 게 아니다"라며 공개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용갑#뱍근혜#버시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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