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학교에 큰 논란을 일으킨 '4.15 학교자율화 추진계획'이 단 20일짜리 작업 결과물인 것으로 8일 밝혀졌다. 게다가 교육과학기술부(아래 교과부)가 '현장교원협의회'를 열면서 현직 평교사는 단 한 명도 참석시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교과부가 안민석 통합민주당 의원(교육상임위)에게 보고한 '학교자율화 계획 수립경과 및 여론 수렴 실적' 등 5개 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현장교원협의회 11명 가운데 교과부·교육청 직원만 9명
'학교자율화 계획 추진경과'란 자료를 보면 교과부는 4.15 정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3월 20일부터 4월 10일까지 겨우 20여일간 준비 작업을 벌였다.
3월 20일부터 5일 동안 분권화추진팀 구성과 함께 폐지대상 과제를 발굴하고, 4월 4일까지 자체 실국회의를 통해 지침 폐지 대상 60개를 간추렸다. 이어 4월 8일에는 '현장교원 협의회'를 연 뒤, 4월 10일 우형식 차관 등 12명이 참석한 부내 정책토론회를 거쳐 29개 지침 폐지를 최종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교과부는 현장교원 의견을 듣기 위해 4월 8일 현장교원협의회를 열었지만, 평교사는 단 한 명도 부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1명의 참석자 가운데 9명이 교과부와 교육청 소속 직원이었으며, 나머지 2명은 교장과 교감 한 명씩이었다.
어린이신문, 종교교육, 부교재 지침은 내부 협의회도 '신중' 의견
더구나 이날 회의 결과자료를 보면 이 같은 참석자 편향 속에서도 어린이신문 집단구독 금지, 종교교육과정 편성, 학습부교재 선정 지침 등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교과부는 4월 10일 교과부내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은 의견까지 무시하고 지침 폐지를 결정해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은 "학교를 학원화하려는 청와대 등 정치세력 계획에 맞추기 위해 교과부가 들러리를 선 것이 확인됐다"면서 "공교육 포기 정책으로 벌어진 학교 학원화에 대해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최진명 교과부 교육분권화추진팀장은 "준비 기간이 짧은 것은 사실이지만 교과부 직원들이 집중 검토했기 때문에 준비가 충실히 된 것"이라면서 "중앙정부에서 시시콜콜 학교장의 업무에 지시하기보다는 학교에 자율을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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