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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밤 인천 부평 문화의 거리에서도 “미친소는 너나 먹어라”라는 시민들의 성난 함성이 울려 퍼지고, 치켜든 촛불이 어둠을 밝혔다.

하지만 이날 촛불문화제가 진행된 장소 인근에는 부평지역 중고등학교 교사 수십명이 자리를 차지하고 본교 학생들에게 불참할 것을 종용해 시민들과 마찰을 빚는 등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 등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카페 인천모임 등 네티즌 단체들은 9일 오후 7시께부터 시민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위한 인천시민 촛불문화제’를 진행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주최 측이 준비한 광우병에 관한 동영상을 함께 보거나 시민들의 자유발언을 듣는 형식으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발언이 끝난 중간마다 참가자들은 촛불을 높이 들고 “미친소는 너나 먹어라”라고 외치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순옥 어머니회 동부연합회 회장은 자유발언을 통해 “아들이 내년에 군대를 가는데 여기 모인 학생들은 미국 쇠고기를 못 먹겠다는 의사표시라도 할 수 있지만, 군인들은 그러지도 못할 것”이라며 “이곳에 나와 자유발언을 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항의라도 할 수 있는 지금은 그대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여중생은 “지금 15살밖에 안됐는데, 꿈도 못 이뤄보고 빨리 죽고 싶지 않다”며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도대체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10여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자유발언대에 나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문제점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으며, 참가자들은 오후 9시경 다함께 아리랑을 부르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참가자들 중 절반 정도는 중·고등학생이었는데, 30~40명의 부평지역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본인들의 학교 학생들에게 문화제 참가 불참을 종용하다가 시민들과 마찰을 빚는 등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들 중 일부 교사는 학생들에게 “집회 참가하면 퇴학시킨다” “그냥 집에 가라” 등의 발언을 하며 학생들의 참가를 막으려 했다. 이들 교사들은 문화제 장소 인근에서 계속 이런 모습을 보이면서도 ‘교육청의 지침을 통해 학생들의 촛불문화제 참가를 막으려 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교사가 아니고 그냥 문화제에 참가하러 온 사람”이라며 신분을 감추는 모습도 보였다.

 

신분을 밝히지 않은 한 교사는 “교육청의 지침을 통해 나온 것은 아니고, 교사는 항상 학생들을 지도해야 되는 사람이기에, 학생들이 촛불문화제를 왔다가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지도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나온 것”이라며 “지금 교사들이 그렇게 많이 나온 것은 모르는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일부 실린 내용입니다.


태그:#미국쇠고기,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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