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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초등학생)도 아는 광우병 미친소 정부는 왜 모르는지 모르겠다", "대통령 아저씨, 장동건 같은 남자 친구 만나 시집도 가고 아이들도 낳아 알콩달콩 살고 싶거든요", "우리 아이들이 광우병 걸린 소 먹고 죽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다. 정부 책임져라."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가운데, 경기도 안양에서 처음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미국산 쇠고기가 좋으십니까?"

"아니오."

"광우병 걸린 쇠고기를 먹겠습니까?"

"아니오."

"우리나라 쇠고기 좋습니까?"

"예."

 

 안양역 광장에서 촛불을 켠 시민들
안양역 광장에서 촛불을 켠 시민들 ⓒ 최병렬
 안양에서 처음 열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문화제
안양에서 처음 열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문화제 ⓒ 최병렬

자유발언에 나선 대학생 질문에 안양역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화답한다. 지난 10일 저녁 6시부터 8시 30분까지 안양역 광장에서 열린 '광우병 걸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에는 10대 청소년부터 70대 노인까지 하나되어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반대'를 외쳤다.

 

'광우병 위험 미국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안양지역대책회의' 준비모임이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시민 150여명이 참석했다. 동시에 진행한 서명운동에도 불과 2시간 동안 시민 800여명이 동참해 광우병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특히 이날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서명에는 30-40대 직장인 등 중장년층 뿐 아니라 60-70대 어르신들도 적극 서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서명운동 창구 한쪽에 마련된 '길거리 자유게시판'에는 수입쇠고기 반대 서명을 한 시민들이 정부의 미국산 수입쇠고기 협상과 광우병과 관련한 개인적 느낌을 빼곡히 적어놔 글을 쓸 자리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서명에 동참하는 시민들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서명에 동참하는 시민들 ⓒ 최병렬
 자유게시판을 빼곡히 메우고 있는 분노의 목소리들
자유게시판을 빼곡히 메우고 있는 분노의 목소리들 ⓒ 최병렬

10대 청소년부터 70대 노인까지 정부 성토

 

"지금 전국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 안양에서도 오늘 처음으로 광우병 쇠고기를 걸린 미국산 쇠고기에 반대하며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오늘 행사는 주최 측도 없습니다. 이 자리의 시민들이 바로 주인공입니다."

 

민주노동당 안양시위원회 부위원장 이시내씨의 사회로 진행된 촛불문화제는 서서히 어둠이 깔리는 안양역 광장에 지나치던 시민들과 학생들이 하나 둘 자리하고 자유발언, 안양지역 청년들의 율동, 개작노래 등을 함께 부르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외쳤다.

 

광명에서 안양1번가로 친구를 만나러 왔다는 남자 대학생, 두 명의 자녀들과 바닥에 앉은 어머니, 다정하게 앉아있던 20대 남녀 연인, 멋진 선글라스를 끼고 친구들과 힘차게 구호를 외치던 여고생 등 이들은 손에 촛불을 들고 정부의 무능함을 강하게 성토했다.

 

 미친소! 미친정부! 국민들이 미치겠다
미친소! 미친정부! 국민들이 미치겠다 ⓒ 최병렬
 10대 청소년부터 70대 노인까지 참여한 촛불집회
10대 청소년부터 70대 노인까지 참여한 촛불집회 ⓒ 최병렬

자유발언에서 박달동에 산다고 밝힌 박모씨는 "일본은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을 수입한다는데 왜 우리 정부는 광우병 우려가 큰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를 수입하려 하는지 모르겠다. 여기 모인 우리들이 하나된 모습을 보여 우리들의 아이들을 위해 건전한 식탁 문화를 지키기 위해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저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자신을 어부의 딸이라 밝힌 한 20대 여성은 "군포에서 왔어요. 저는 우리나라 정부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우리 정부는 왜 미국의 기준에서 모든 일을 결정하는 것인지 너무나 화가 난다"고 성토했다.

 

안양2동에 거주하며 안양시민대학에서 한글과 영어를 배우고 있다고 밝힌 70대 노인은 "그동안 쇠고기를 잘 먹던 6살 짜리 손자 녀석이 '쇠고기 안 먹어!' 말한다"며 "오죽 정부가 못났으면 이같은 사태가 일어났겠느냐. 이는 무능하기 때문이야"라고 외쳤다.

 

 안양역에서 남지친구를 기다리면서 촛불을 든 여성
안양역에서 남지친구를 기다리면서 촛불을 든 여성 ⓒ 최병렬
 한 가족인듯 촛불을 든 어린이들과 어머니
한 가족인듯 촛불을 든 어린이들과 어머니 ⓒ 최병렬

"학생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이제 기성세대가 나서자"

 

40대 한 남성은 "이 자리에 청소년들이 앉아 있는데 여러분은 투표권이 없지요, 이번 일은 지난번 투표를 잘못한 우리 기성세대 책임이다. 여러분이 더 이상 걱정하지 않도록 기성세대가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하고 광우병 쇠고기 수입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 초반 나서기를 꺼리던 시민 자유발언이 줄을 이으면서 "청소년들이 든 촛불에 배후가 있다고 하는데 배후가 있다면 촛불이 배후다", "정부가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국민 앞에 소상하고 정확하게 밝혀라", "국민의 무서운 힘을 보여주자"는 등 발언이 이어졌다.

 

한편 안양지역시민사회단체들은 '광우병위험 미국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안양지역대책회의'를 발족해 서명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오는 14일 저녁 '촛불문화제'를 재차 개최한다는 계획으로 안양에서의 미국산 쇠고기 반대 운동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안양역 광장에 켜진 미친소 반대 촛불
안양역 광장에 켜진 미친소 반대 촛불 ⓒ 최병렬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광우병#미국산 쇠고기#안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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