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엄숙하게 열렸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주요인사와 각 정당 대표, 5·18민주유공자, 유족 및 관련단체 회원, 시민 등 25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국민의례, 이 대통령의 헌화·분향, 신경진 5·18 민주화운동 부상자회장의 경과보고, 광주와 인천오페라 합창단의 합창 공연, 광주 시립국극단의 살풀이 등 공연, 이 대통령의 기념사, 기념노래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취임 후 처음으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5·18정신은 그 자체로 귀중한 자산이고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됐다"며 "선진 일류국가로 가는 길의 정신적 지주로 발전시켜 나가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5·18은 우리 모두에게 크나큰 아픔으로 남아 있지만, 이제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보고 창의와 실용으로 변화하고, 갈등을 벗어나 통합과 상생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경제환경이 어렵다 하지만, 어려운 때 일수록 체질을 튼튼히 한다면 여건이 좋아진 뒤에 더욱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고,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북한이 변화에 나선다면 열린 마음으로 북한을 돕고 언제든 만나 당면 문제를 풀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산업화시대에 소외됐던 광주가 국제경쟁력을 갖도록 아시아문화중심도시와 2013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라며 "5·18민주화운동을 국민통합의 에너지로 승화시켜 선진화의 새 역사를 만드는데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식을 마친 후 유가족 및 부상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위로했고, 이 과정에서 5·18 행방불명자회 회원인 손금순 할머니는 이 대통령을 껴안으면서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식을 마친 후 곧바로 상경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통합민주당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 등 각 당 지도부와 의원, 자치단체장, 민주당 당권경쟁 주자들, 소장파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전남 시·군과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도 기념식 등 다채로운 추모행사가 열려 5월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한편, 이날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발한 진보단체와 한총련 등의 기습시위 우려 속에 사상 최대 규모의 경찰병력이 투입돼 삼엄한 경비를 펼쳤으나, 돌발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이명박 대통령이 기념식장에 도착할 무렵 한나라당 당원 등 지지자 20여 명이 '민주의 문' 앞에서 '대통령님 힘내세요'라고 적힌 현수막 2개를 들고 도열해 눈길을 끌었으며, 그들은 이 대통령이 탄 차량이 지나가자 크게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일부 유족과 학생, 장애인, 유공자들은 행사장의 삼엄한 경비 분위기와 통제때문에 경호요원들과 언성을 높이며,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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