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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주변에 재건축아파트 공사가 진행중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주변에 재건축아파트 공사가 진행중이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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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윤진섭기자] 국방부가 롯데그룹이 추진하는 서울 잠실 제2 롯데월드 건립 허용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키로 함에 따라 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국방부의 입장 선회에 대해 경제논리를 앞세워 안보논리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제2 롯데월드가 허용될 경우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논리로까지 비화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이명박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 지 관심이다.

◇ 국방부 '절대 반대'에서 '검토 중' 입장선회

국방부는 19일 오전 정례 브리핑을 통해 112층 높이로 짓는 '제2 롯데월드' 건립 허용에 대해 모든 방안을 대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국방부와 공군은 '제2 롯데월드' 건립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방부의 검토 중이라는 입장은 과거 항공기 이착륙 충돌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 입장만을 견지해왔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군 당국이 입장을 바꿔 제2롯데월드 건립 허용을 위해 다각적으로 검토에 착수한 데는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재계 총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투자활성화 민관합동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한 발언이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상희 국방장관이 "제2롯데월드가 건설되면 외국 귀빈을 태운 대형 항공기가 서울공항을 이용할 때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1년에 한두 번 오는 귀빈 때문에 반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을 이용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착륙 비행기 안전 해결이 최대 현안

제2롯데월드 슈퍼타워 조감도.
 제2롯데월드 슈퍼타워 조감도.
ⓒ 롯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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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과 국방부가 제2롯데월드 건립허용을 위한 방안 마련에 착수했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서울공항에 이착륙하는 비행기의 안전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달렸다.

공군과 국방부는 그동안 '제2 롯데월드'와 같은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서울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의 계기비행 접근보호 구역(고도 203m)에 들어가 항공기가 건물에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서울공항으로 착륙하는 항공기가 기상악화로 육안 조종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면 조종사가 각종 계기판에 의존, 계기비행을 해야 하는데 자칫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서울공항으로 착륙하는 항공기의 경우 '제2 롯데월드' 부지 지상으로부터 불과 279m 상공을 비행할 수밖에 없어 위험성이 더욱 크다는 게 공군측의 설명이다. 롯데그룹은 이에 대해 '제2 롯데월드' 부지가 비행안전구역 바깥쪽에 있기 때문에 군용항공기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반박해왔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서울공항의 기존 활주로 방향(각도)를 변경하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새로운 활주로를 건설할 때보다 공사비가 더 들어간다는 게 군 안팎의 시각이다. 또 헬기를 제외한 항공기를 다른 기지에 분산 배치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정찰기, 수송기 등을 다른 기지에 배치할 경우 격납고와 각종 지원시설 등을 새로 짓는 등 막대한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다.

결국 특정 기업 사업을 위해 막대한 국고가 지원되는 것 자체가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롯데그룹 측은 "기본적인 안전시설 이전에 따른 추가 비용은 고려할 수 있지만 안전과 무관한 것을 기업 입장에선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 제2롯데월드 집값 불안요인

제2롯데월드 건립이 허용될 경우 주변 집값 불안을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실제로 작년 초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알려지자 인근 잠실 5단지 아파트 값이 급등했었다. 특히 제2롯데월드 건설사업이 확정되면 5단지가 상업용지로 변경돼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흘러나왔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작년 초 제2롯데월드 허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불과 한 달새 주변 집값이 1억원이상 폭등했었다"라며 "국방부가 검토쪽으로 방향을 선회함에 따라 잠실주공 5단지, 장미아파트 등 주변 아파트 가격이 다시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열린 제11차 건축위원회에서 롯데 측이 '112층 건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112층 건물을 뺀 나머지 9개 동에 대한 신축계획안을 조건부로 가결했었다.

■ 제2롯데월드 추진 경과
▲ 1994. 5.26 비행안전구역 바깥에 초고층 가능여부 질의 (롯데→서울시)
▲ 1994. 7.21 회신공문 접수 (서울시→롯데)
- 비행안전구역 밖에 위치한 부지는 군용항공기지법상 해당사항 없다는 공군 의견 회신
▲ 1995.11.30 도시설계안 송파구 제출 : 100층, 높이 402m
▲ 1996. 7. 4 송파구로부터 유관기관(공군) 협의결과 공문접수
- 비행안전구역 내는 해발 137m, 인접대지는 해발 164.5m 까지 건축에 동의
▲ 1998. 5.19 건축허가 취득 36층, 건물높이 143m
▲ 2001. 3. 3 공군고시 (공군 제3368부대 고시 제 2001-1호)
고시내용 : 서울공항의 비행안전구역 및 각 구역별 건축물 등의 제한높이
▲ 2003. 9 ~ 2004. 1 미연방항공청에 기술 자문
▲ 2004.10.26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송파구에 제출
- 지상 112층, 지하5층 / 524m(첨탑포함 555m)
▲ 2005. 1 송파구청, 제2롯데월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서울시에 제출
▲ 2005.12 서울시 교통영향 심의위원회 협의 완료 (심의필)
▲ 2006. 2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가결
▲ 2006. 4. 3 건축계획심의 신청
▲ 2006. 5.22 국방부(공군) 행정협의조정 신청
▲ 2006. 6. 7 건축허가관련 절차 유보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요청에 의거)
▲ 2006. 7.27 행정협의조정위원회 개최 (공군요청 비행안전영향평가 용역실시 결정)
▲ 2006.10 ~ 2007. 2 비행안전영향평가 용역 실시
▲ 2007. 5.22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실무위원회 개최
▲ 2008. 4월 서울시 112층 제외한 9개동 신축계획안 조건부 가결 


태그:#롯데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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