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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7대종단 대표 초청 오찬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는 김희중 주교
 4월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7대종단 대표 초청 오찬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는 김희중 주교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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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국민)의 의견을 무시하는 머슴은 쫓겨날 것이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위원회' 위원장인 천주교광주대교구 김희중 총대리 주교는 19일 오후 5·18기념성당인 광주 남동성당에서 열린 '5·18 28주년 기념미사'에서 이른바 '머슴추방론'을 제기하며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김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오락가락 하고 있는 혁신도시 건설 문제에 대해 "수십년 동안 정치·경제·사회·문화정책은 우리나라 두세 개 지역에 집중돼, 나머지 지역은 상대적으로 낙후해 자립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러 이전 정권(노무현 정부) 때 추진한 사업이 바로 혁신도시건설 사업인데 현 정부는 단순히 산술적인 숫자의 논리만 내세워 이를 축소하려한다"며 비판했다.

김 주교는 "어떻게 대학생과 유치원생을 같은 출발점에 세워놓고 경기를 시킬 수 있느냐"며 "이는 평등도 아니요, 정의도 아니다"고 말했다.

김 주교는 "이전 정부에서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던 많은 정책들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매번 바뀐다면 국민이 나라를 믿을 수가 없는 불행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국민이 나라를 믿지 않는다면 그 나라는 이미 '아사 상태'에 이른 것과 무엇이 다르겠느냐"며 정부 당국자들의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

김 주교는 "민주주의 국가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다"고 운을 뗀 뒤, "혹시 주인이 어떤 문제를 오해했다면 주인이 이해할 때까지 머슴을 기다리고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해야한다"며 "머슴은 주인(국민)의 뜻과 어긋난 어떠한 일도 자기 마음대로 하지 말아야 하며, 주인의 의견을 무시하는 머슴은 쫓겨날 것이다"며 일침을 놨다.

그는 특히 "최근 시국 현안으로 떠오른 광우병 쇠고기 수입 문제와 대운하 건설 문제는 나라의 주인인 국민과 충분한 합의가 있을 때 국민이 원하는 대로 해결하는 것이 순리다"며 "국민을 무지몽매한 무리로 치부하고 정책을 졸속으로 처리한다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파국이 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주교는 "5·18민중항쟁은 우리나라와 세계 여러나라의 민주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만, 아직도 진상규명과 책임소재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수십명의 실종자들은 생사도 모르는 등 아직까지도 미완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9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김희중 주교의 이번 발언은 시국 현안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이라는 점에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19일 오후 열린 '5·18 28주년 기념미사'에는 김희중 주교를 비롯해 조비오 몬시뇰과 천주교광주대교구 사회사목주교대리인 장용주 신부, 그리고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정의구현사제단 전국 대표인 전종훈 신부 등 40여명의 사제와 500여명의 신자가 참석했다. 

19일 오후 5.18기념성당인 광주 남동성당에서 열린 '5.18 28주년 기념미사'에서 김희중 주교는 이른바 '머슴 추방론'을 제기하며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19일 오후 5.18기념성당인 광주 남동성당에서 열린 '5.18 28주년 기념미사'에서 김희중 주교는 이른바 '머슴 추방론'을 제기하며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 김선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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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광주 평화방송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광주 평화방송 홈페이지에서 강론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



태그:#천주교, #김희중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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