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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통제 여론 통제, 최시중 위원장은 사퇴하라."

"지지율 20%가 언론 탓이냐. 언론탄압 즉각 중단하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21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정부의 광우병 비판여론 통제 및 공영방송 장악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스 프렌들리'를 주창했던 이명박 정부가 광우병 사태로 코너에 몰리자 공공연히 언론 통제에 나서고 있다.

 

이미 한미 쇠고기 협상 과정의 문제점을 다룬 MBC <PD수첩>에 대해 법적 대응을 운운하는가 하면 영국 광우병 사태를 알린 EBS <지식채널e>의 '17년 후' 방송 중단을 초래한 바 있다.

 

게다가 신재민 문화부 차관이 주재한 국정홍보회의에서 <한겨레> <경향신문> <서울신문> 등 비판 논조를 유지하는 신문들에 대해 정부 광고를 주지 않는 방향 등을 논의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분노를 표할 때, 언론 탓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문제는 덮고자 했던 정부가 구체적으로 '입'을 틀어막기 위한 행보를 시작한 셈이다.

 

"언론 독립 안 지키고 이명박 대통령만 지키려 하나" 

 

특히,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12일 김금수 KBS 이사장을 만나 "최근 미국산 쇠고기 파문 확산과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 하락이 방송 때문이며 그 원인 중 하나가 조기 사퇴 요구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연주 KBS 사장 때문"이라며 사실상 정 사장의 퇴진을 종용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박석운 민언련 공동대표는 "국민의 분노와 공포를 오직 언론 탓으로 몰고 있는 이 정부가 KBS를 말 잘 듣는 방송으로 만들고, MBC를 고립화시키려는 것 아니냐"며 "국민 여론을 대변하는 방송을 없애려는 흉악한 의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KBS가 지난 20일 임시이사회에 이어 21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정연주 사장을 퇴진시키려 한다"며 "언론의 독립성을 지키려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을 지키려는 방통위의 행보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희용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역시 "언론의 독립성을 책임지고 수호해야 할 방통위원장이 오히려 앞장서서 언론을 입맛에 맞게 재편하고 길들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부회장은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정부와 '프렌들리'할 수 없고 국민의 이익이 아닌 미 축산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부와는 더더욱 그럴 수 없다"며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려는 시도에 대해 더 이상 가만 있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이미 부동산 투기 등 도덕적 자질도 없는 최시중 위원장의 더 큰 문제점은 언론에 대한 관점도 비뚤어져 있고 정부의 앞잡이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며 "정부와 방통위는 더 이상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가 <PD수첩> 제작진 인신구속 망발"

 

박성제 MBC 노조위원장은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익명으로 MBC <PD수첩> 제작진에게 손해배상과 명예훼손, 허위사실유포로 인신 구속을 하겠다는 망발을 흘리고 다니는 등 유무형의 탄압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언론 공공성을 말살하는 정책에 맞서 단호히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19일 언론중재위가 '보도문'이라는 직권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 "정정보도문도, 반론보도문도 아닌 '보도문'이라는 형태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MBC <PD수첩>의 제작진은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MBC 노조는 지난 20일 성명문을 통해 "언론중재위 담당자의 설명에 따르면 '보도문'의 핵심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논리"라며 "언론중재위는 정권의 하수인이냐"고 성토한 바 있다.

 

한편, 인터넷 커뮤니티 '정책반대시민연대'의 운영자인 안누리씨도 "자신들의 진실된 생각을 담지 못하는 포털사이트는 네티즌으로부터 조롱당하고 있다"며 "정부가 현재 네티즌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다음 '아고라'나 '인터넷카페'를 탄압하려는 것은 네티즌들의 분노만 돋울 뿐"이라고 경고했다.

 

또 "네티즌들이 정부가 광고 주지 않는 <한겨레>와 <경향신문>에 돈을 모아 자발적으로 광고도 실었다"며 "1000만 네티즌들이 거리로 뛰쳐나오기 전에, 말도 안 되는 이 짓을 멈춰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그:#광우병쇠고기, #언론탄압,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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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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