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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 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서 독일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
6.15 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서 독일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 ⓒ 김당

서울 여의도에서 ‘6․15 부흥결의대회’가 열린다. 해마다 여의도에서 열리곤 하는 부활절 예배 얘기가 아니다. 오는 6월 12일(목)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6․15 남북공동선언 8주년을 기념행사 얘기다.

 

사단법인 김대중평화센터가 주최하고 <오마이뉴스>가 후원하는 이번 기념행사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로는 처음 개최되는 6․15 기념행사다. 특히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남북한 당국에 6․15 선언의 이행과 남북대화를 촉구하는 선언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또 6․15 정신을 이어갈 네티즌 100명을 공개 초청한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선언문이 발표되기는 처음

 

2000년 6월 첫 남북정상회담 이후 그동안 8차례 기념행사가 열렸지만 선언문이 발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선언문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가 관심사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등 김대중평화센터 자문위원 2~3명이 현재 선언문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김대중평화센터는 이 행사를 위해 6․15 공동선언의 주역인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해서 함세웅 신부(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회장) 등 각계인사 47명이 참여하는 '매머드급' 기념행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여느 때와 달리 기념행사위가 이처럼 매머드급으로 구성된 데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우선 이번 8주년 행사가 한나라당이 집권한 이후 처음 열리는 6․15 기념행사라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는 아직 6․15 공동선언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김대중 전 대통령은 최근 <한겨레> 인터뷰에서 “(남북한) 양쪽이 대응을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전제 하에 “무엇보다도 6․15 공동선언과 10․4 공동선언에 대해 사실상 묵살해 버리고 남북 기본합의서만 내세운 것 등이 경색의 원인이 됐다”면서 “적어도 6․15와 10․4 선언에 대한 태도를 이 대통령 스스로 분명히 해서 근본적으로는 수용한다는 태도를 보인다든가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MB 참석할까?... 이명박 정부의 대북관계 개선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MB, 6.15 행사에 참석할까? 2004년 당시 6·15 공동선언 4주년 기념 국제토론회장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그리고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발표하는 이).
MB, 6.15 행사에 참석할까?2004년 당시 6·15 공동선언 4주년 기념 국제토론회장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그리고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발표하는 이). ⓒ 오마이뉴스 김당

김 전 대통령은 특히 북측이 6․15, 10․4 선언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입장 표명을 먼저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이 정부에선 남북 기본합의서를 중시한다는데, 6․15와 10․4 선언이 그것과 하나도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특별한 것은 기본합의서와 달리 이 선언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서명했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말을 해서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해 어느 수준의 정부 인사가 이번 행사에 참여할지가 관심사이다. 이와 관련, 최경환 비서관은 "통일부장관과 국무총리 그리고 청와대(대통령)에도 초청장을 보냈다"면서 "매년 행사마다 노무현 대통령도 오시고 정부 사람들이 왔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북송금 특검 활동이 시작된 2003년과 임기말을 제외하고 세 차례나 6․15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특히 4주년(2004년) 행사 때는 노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로 참석한 리종혁 조평통 부위원장을 만나 김정일 위원장과 간접 회담을 갖기도 했다.

 

따라서 6․15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입장 표명을 요구해온 북측으로서는 이 대통령의 행사 참석 여부를 이명박 정부의 대북관계 개선의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간주할 가능성이 크다.

 

네티즌 100명 'DJ와 함께 만찬을!'

 

이번 행사의 또 다른 특징은 남북한 당국에 6․15 이행과 남북대화를 촉구하는 선언문이 낭독된다는 점이다. 기념행사위의 한 관계자는 "정세현 전 장관과 학자 두 세분이 참여해 선언문을 만드는 중이어서 아직 그 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내용이 담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중평화센터는 또 이번 행사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 6․15 기념행사에 참석할 네티즌 100명을 공개 모집하는 'DJ와 함께 만찬을!'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최경환 비서관은 "젊은 네티즌들의 직접 참여와 관심을 유도하자는 취지에서 'DJ와 함께 만찬을!'을 준비했다"면서 "네티즌들이 세계 석학들의 특별강연과 맛있는 만찬, 그리고 김 전 대통령을 만나서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6․15공동선언을 지지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네티즌이라면 누구나 김대중평화센터 홈페이지(www.kdjpeace.com)를 방문하거나 오마이뉴스의 배너광고를 클릭해 28일부터 1주일간 진행되는 인터넷 참가신청에 응모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교수와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었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특별강연과 6․15 남북정상회담의 당사자인 김 전 대통령의 특별연설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특별강연에 이은 기념공연, 그리고 만찬으로 이어지는 이날 행사에는 6․15 남북정상회담 관계자, 외교사절, 정치․종교․언론․학계․시민단체 등 각계인사 7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임동원 전 장관은 '초청의 말씀'에서 "역사가들은 6․15는 한민족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주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새 정부가 남북관계 발전을 새로이 모색하고 있고, 6자회담의 긍정적인 전망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열리는 이번 8주년 행사는 그 어느 때보다 의의가 깊다"고 말했다.


#김대중#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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